‘조선 바나나’ 이게 뭐지?..'안산 시민시장'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7/10/01 [14:52]

‘조선 바나나’ 이게 뭐지?..'안산 시민시장'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7/10/01 [14:52]

추석 황금연휴 첫째 날인 30일(토) 오후 안산 재래시장인 '안산 시민시장'이 시끌벅적 합니다. 시민시장에서 장을 보다 보니 추석 대목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합니다. 매월 5일 날마다 장이 열리는 '안산 시민시장'은 추석 대목을 맞아 다양한 물건들이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었습니다.

 

▲ 추석 연휴를 맞은 가운데 안산 시민시장을 찾은 시민들     © 추광규 기자

 

 

조선 바나나(?) 다래 노봉방주 말벌 황소개구리 향어 토란대....

 

시민시장 좌판에 펼쳐놓은 다양한 상품들이 시선을 끕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상품들에서 전통시장의 가격경쟁력을 생각하게 합니다. 상인들은 저 마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 수산코너의 갈치는 생갈치 하나뿐인데 반해 이곳에서는 생갈치는 물론 ‘반건조 풀치’와 ‘먹갈치’도 팔고 있었습니다. ‘반 건조 풀치’는 어린갈치의 배를 가른 후 내장을 제거하고 꾸덕꾸덕하게 말린 것입니다. 먹갈치는 소금에 절인 후 새끼줄로 묶어서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 먹갈치를 열마리 단위로 새끼줄로 묶어서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기자

 

 

동태를 반건조 시킨 '코다리'를 판매하는 상인은 작두로 코다리를 적당한 크기로 절단하는 손놀림이 분주합니다. 대형마트에서도 코다리를 팔고 있지만 이곳 상인은 작두로 잘라주면서 주부들이 구매후의 손질 어려움을 덜어주면서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후추를 판매하는 상인은 후추 원두를 맷돌로 갈아서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향을 맡아보니 훨씬 진하고 강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유리용기나 사각형 금속제 용기에만 담겨있는 규격화된 제품밖에 없지만 이 상인은 직접 맷돌로 갈아서 판매하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듯 했습니다.

 

▲ 통후추를 갈아서 판매를 하고 있었는데 향이 매우 강렬했습니다.     © 추광규 기자

 

 

시민시장 상인들의 이색 상품을 통한 차별화와 함께 가격경쟁력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이뿐 아니었습니다.

 

민물고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인의 큼지막한 플라스틱 물통들에는 향어 잉어 메기 장어 가물치를 비롯해 자라 참게 심지어는 황소개구리도 망에 담겨 팔려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황소개구리도 시민시장에서 팔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기자

 

 

▲ 참게와 자라도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기자

 

 

▲ 민물 고기를 판매하는 상인에게 물어보니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잉어라고 했습니다. 이곳 안산시에 중국인 근로자들이 많은데 이 분들이 주 수요처 인 것 같습니다.    © 추광규 기자

 

 

윙윙 거리며 벌이 날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한 좌판을 쳐다보니 말벌을 집채로 망에 가둬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약재로 사용하는 노봉방주를 담기 위한 용도인 듯합니다. 매대 뒤쪽에는 3년 전 담갔다는 노봉방주를 팔고 있었는데 가격은 25만원이라고 붙여놓았습니다.

 

▲ 벌집채로 담긴 말벌도 팔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기자

 

 

시민시장 상인들과의 판매경쟁에는 한 트로트 가수도 참가했습니다. 그가 끌고 있는 손수레 좌우면 에는 '나는 대한민국 트로트 가수다'라는 문구아래 유비 '눈먼 사랑'이라고 써놓고 자신의 노래를 열창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노래를 직접 들려주고 그 곡이 담긴 CD를 상품으로 팔고 있었던 것 입니다. 이 또한 대형마트에서는 절대로 팔 수 없는 상품 가운데 하나일 것 같습니다.

 

 

▲ 트로트 가수는 자신의 노래를 부르면서 음반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기자

 

 

이날 시민시장에서 상인들이 팔고 있는 물건 가운데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깊은 산속에서나 채취할 수 있는 ‘으름’과 ‘다래’그리고 ‘영지버섯’이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이 상인은 자신이 직접 따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디에서 따온 것이냐고 거듭해서 물었지만 “깊은 산”이라는 말 밖에 들을 수 없었습니다.

 

 

▲ 영지버섯 등 자신이 직접 따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추광규 기자

 

 

다래의 맛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키위와 그 맛이 거의 흡사합니다. 크기에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으름은 저도 맛을 본적이 없지만 쓰여 있는 말이 재미있습니다. 으름의 맛은 이 글귀에서 충분히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선 바나나’

 

 

▲  시민시장에는 특히 할머니 상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 추광규 기자

 

 

장을 보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덩달아 시민시장은 흥정 소리로 떠들썩합니다. 추석 명절을 앞둔 시장의 활기가 사람들의 마음까지 흥겹게 하는 듯합니다. 이것저것 구입한 후 시민시장을 빠져나오는데 장바구니의 무게는 무겁지 만 마음은 한 없이 가볍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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