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펜스, 평창올림픽 북 김영남 접촉 가능성 높다

이창기 기자 | 기사입력 2018/02/08 [07:55]

美 펜스, 평창올림픽 북 김영남 접촉 가능성 높다

이창기 기자 | 입력 : 2018/02/08 [07:55]

 

▲ 페루를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5일 리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평창에서 북미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하던 미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평창 북미대화 가능성을 암시하기 시작했다. 

 

첫 포문은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열었다.

 

6일 미국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페루를 방문 중인 틸러슨 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펜스 부통령과 북한 측 인사와 만날 것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통령이 북과 어떤 형태로든 만날 기회가 있을지 여부에 대해 지켜보자, 어떤 일이 생길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Well, with respect to the Vice President’s trip to the Olympics and whether or not there would be an opportunity for any kind of a meeting with North Korea, I think we’ll just see. We’ll see what happens.”)

 

물론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평창 올림픽 기간 중 펜스 부통령과 북한 측 인사의 회담 가능성을 묻는 VOA의 논평 요청에, 부통령이 북한인들과 만남을 갖는 것을 거의 확실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기존과 변함없는 입장을 표명하기는 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펜스 부통령은 이 보도 직후 정작 북과의 접촉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같은 날 미국의소리의 다른 보도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참석을 위해 5일 한국 방문길에 오른 펜스 부통령은 중간 급유지인 알래스카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대화를 믿는다고 말해왔다"며, 자신은 (북한과의) 어떤 만남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가운데)이 5일 알래스카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빌 워커 알래스카 주지사, 로리 로빈슨 미 북부사령관 등과의 회의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북과 대화를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과 대화를 바라고 있고 평창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5일 출국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틸러슨 국무장관과도 전화통화를 했기 때문에 더욱 북의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의 대화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이런 반응이 북에서 국가수반인 김영남 위원장을 평창에 보내기로 결정한 직후 나온 것을 보면 미국의 입장에서 북의 김영남 위원장급을 평창으로 보낸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관련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만약 북한 측 관리와 만나게 되더라도 (미국이 전할 입장은)그동안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던 내용과 같은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북은 핵무기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야욕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혀 북미접촉이 진행되더라도 미국은 결코 북에게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는 했다.

 

하지만 대화내용을 떠나 접촉을 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북의 비핵화 약속 없이는 아예 만나지 않겠다던 미국의 입장이 명백하게 바뀌었음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화가 성과 없이 차이만 확인하고 끝난다고 하더라도 북미대결전의 향후 진로에 있어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북과 미국 모두 직접 상대의 입장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욱 확고하게 자신들이 갈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주목할 점은 세계 평화와 화합의 마당인 평창올림픽 분위기에서 북미가 서로 얼굴 붉히고 차이를 드러내기 보다는 대화의 방법을 통해 평화적으로 핵문제를 풀어가자고 합의하기가 훨씬 유리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번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거의 주도적으로 추진했다고 청와대에서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국팀 감독도 상부로부터 무조건 단일팀을 꾸려서 경기를 해야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감독이 말한 상부는 국내가 아니다. 국내 간섭을 배제해야 한국에 오는 것이 외국 감독들이다. IOC나 본국과 같은 곳에서 지시가 왔을 것이다. 이렇게 국제적인 흐름은 평창올림픽을 세계평화와 화합의 분위기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대화로 북미관계를 풀려고 마음먹었다면 그 분위기에 못 이기는 척 슬쩍 올라타기만 하면 될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 로버트 우드 미국 군축담당 대사가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6일 연합뉴스의 다른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북이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Conference on Disarmament)에서 북 핵무기 문제를 놓고 다시 공방을 벌였다.

 

로버트 우드 미국 군축담당 대사는 "북이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시점이 불과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달 2일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의 주요 내용을 회원국에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 러시아, 북이 안보 전략에서 핵무기의 비중을 높이면서 미국과 동맹국을 겨냥해 무기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는 보고서 내용도 다시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한 측 주용철 참사관은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조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미국이 깨뜨리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사전 대응 차원에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이 코피 전략을 정당화할 명분을 찾기 위해 국방부, CIA 등을 앞세워 북의 핵과 미사일을 언급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북의 핵무기는 자위권 차원의 방어 목적이며 북의 핵 프로그램은 북미 간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우드 대사는 이런 북측 주장에 대해 "북한이 평화를 원한다면 핵, 미사일 실험을 끝내고 선동적인 행위와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북이 몇 달 안에 핵탄두미사일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미국 스스로 진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전에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미국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지금 러시아와 중국이 핵무기 성능을 무섭게 개량해 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북의 핵무기를 이유로 미국이 언제든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B61계열의 전술핵무기의 성능을 강화하고 그 수를 늘리는 등 핵무력 강화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의 핵개발을 여기서 막지 못한다면 다시 무시무시한 핵군비경쟁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내몰리게 된다. 

특히 일본, 대만, 호주 등도 자체 핵무장을 추진하는 등 핵 도미노도 막을 수 없는 흐름으로 될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

 

 

▲ 이 사진은 2018년 1월 30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도중 박수갈채를 받자 기분이 좋아 어쩔줄 모르는 장면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에서는 2017년 12월 18일 하루에만 두 건의 열차사고가 발생하여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열차사고를 막아줄 안전장치 도입 자금을 삭감한 것에 대한 미국인들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고 한다.

 

철도만 엉망이 아니다. 미국의 도로도 거의 보수가 되지 않아 패이고 갈라지고 엉망진창이다. 지방재정이 파탄났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과 국민들에게 거두어 들이는 천문학적인 세금 미국으로 군수기업으로부터 온갖 무기를 사서 중동 등에 대주고 또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여 북의 핵무기를 막을 방어망 구축과 대응 타격능력을 개발 확충하느라 재정 상태가 엉망인 것이다.

 

구글,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은 세금을 내면 일자리창출이나 소비창출에 쓰이지 않고 모두 군산복합체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것이 꼴보기 싫어 외국에서 번 수익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있어 미국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트럼프가 기업에 온갖 특혜를 준다고 해서야 애플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등 요즘 조금씩 다시 미국내로  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인데 북핵을 막지 못하면 또 다시 막대한 세금을 군산복합체로만 다 들어갈 판이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통해 국내경제를 살리겠다는 구상도 일장춘몽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며 재선도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제정신이라면 이번 평창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다.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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