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은 가치를 능멸했다. 퇴진 외에 답이 없다.

김양수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4/13 [11:10]

김기식은 가치를 능멸했다. 퇴진 외에 답이 없다.

김양수 칼럼니스트 | 입력 : 2018/04/13 [11:10]

 [신문고뉴스] 김양수 칼럼니스트 = 참여연대 출신으로 현역의원 당시 재벌과 금융기관들의 갑질에 추상같은 호령을 하며 저승사자로도 불린 금감원장 김기식. 그러나 그의 실체에 대한 뚜껑이 열리면서 그의 거취는 남북정상회담 분위기마저 희석시킬 정도로 4월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지금까지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국민여론과 야당의 의견은 그가 사퇴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졌고, 청와대와 여당은 김기식 일병 구하기에 올인하는 분위기이다.

 

▲ 김기식 원장, 자료사진    

 

김기식은 시민운동을 스펙으로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시민운동 단체에 취직하는 것은 다른 직업에 비해 진입장벽이 엄청나게 낮다. 경쟁이 거의 없다는 거다.

 

당연하다. 힘들고 어렵고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는 시민운동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과 대기업 사원이나 공무원에 도전하는 일을 비교하면 답은 간단히 나온다.

 

그래서 능력이라는 측면에서만 보자면 대기업 엘리트 사원이나 공무원이라는 스펙은 무슨 일을 맡기더라도 어느 정도 검증을 담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 특히 진보를 지향하는 정파에게는 시민운동 스펙은 엘리트 사원이나 공무원 스펙을 능가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들은 시민운동가들에게서 일반인과 비교불가능한 도덕성과 선명성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나 같은 기득권 전문직이 재벌을 비판하는 것과 시민운동가께서 재벌을 성토하는 것은 똑같은 언어를 구사하더라도 차원이 다른 파괴력을 가지게 된다.

 

김기식은 금융과 관련된 현장업무를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 그가 인정받는 금융의 전문성은 역시나 시민운동의 고유 분야인 견제와 비판과 감시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시민운동 단체는 검찰이나 경찰처럼 시민이 위임한 민주주의 국가 공권력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견제와 비판과 감시의 자격을 가지게 되는 이유 또한 일반인들이 그들에게 내재되었을 것으로 확신하는 도덕성과 선명성에 근거하게 된다.

 

때문에 시민운동 스펙으로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치인 김기식이 적폐청산을 모토로 하는 정부의 금감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각양각색 검증의 칼날에 의해 난도질당한다. 칼날의 동력은 단 한가지다. 시민운동가에게 전문성과 자격을 허락했던 그것. 바로 도덕성과 선명성 말이다.

 

난도질의 결과는 처연하기까지 하다. 취임 후 금융기관들에게 서슬 퍼런 위용을 보이셔야 할 신임 금감원장은 갑자기 피해자 코스프레를 선보이며 자신의 지난 행동들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점은 있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뻔뻔한 항변을 쏟아낸다.

 

김기식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청와대 또한 마찬가지이다. 온몸을 던진 엄호에도 비난 여론이 그치지 않자 급기야 청와대는 문제가 되고 있는 김기식의 지난 행적의 위법성 여부를 선관위에 질의하겠다는 꼼수까지 서슴지 않는다.

 

너희들에게 죄가 없는 자만이 김기식에게 돌을 던져라!’아마도 청와대는 김기식의 사퇴를 주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일갈하고 싶은 것 같다.

 

그런데 돌은 누가 먼저 던졌을까. 사실 내가 분노하는 것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김기식이 저지른 국회의원 시절의 행위들이 아니다. 정말로 사람들을 분노하게 하는 것은 김기식이 시민운동가였던 시절, 국회의원이었던 시절, ‘나쁜 사람들에게 화끈하게 돌을 던지며 읊조렸던 아름다운 언어들때문이다.

 

권위와 신뢰가 무너지면 금융 감독체계 전체가 무너지는 거지요,... 물러나실 생각 없으세요? 참 부끄러움을 모르시네“(20141015일 국감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열흘에 4개국을 갔는데 공적으로 연수를 위해서 기관에서 소요한 시간이 딱 9시간입니다... 매년 1억씩 들여 가지고 해외연수라고 하면서 사실상 그냥 해외 관광 여행을 40명씩 보내고 있어요... 왜 이렇게 연구기관 분들은 스위스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좋아하는지 모르지만 코스가 거의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의 유명한 관광지만 가고 있습니다.”(2014108일 국감에서 안세영 경제, 인문사회 연구회 이사장에게)

 

기자들이 연수 가잖아요? 회삿돈 아니고 언론재단이나 등등 연수를 가는 경우에(부정청탁에)해당이 됩니까, 안됩니까?”(2014527일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융합과 혁신을 통한 정관 협력방안에 관한 논의를 한다고 12,700원을 쓰셨어요. ... 이런 정도는 사비로 쓰셔야지 이것을 법인카드 쓰시는 것은 적절치 않지요? “(20131022일 국감에서 이은재 한국행정원장에게)

 

민원부서에 소속돼 있는 특정인이 어떤 기관을 상대로 반복해서 강연 요청을 받고 강연을 해서 용돈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강연 요청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로비성인 거지요. 그것은 부적절한 유착관계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지 않습니까?“(20141024일 국감에서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기업과 그것을 심사하는 직원의 관계에서 이렇게 기업의 돈으로 출장 가서 자고, 밥 먹고, 체재비 지원받는 것 이것 정당합니까?”(20141021일 국정감사에서 진웅섭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에게)

 

김기식은 정말로 많은 돌을 던지셨다. 죄 없는 자만이 돌을 칠 자격이 있다면, 고결한 도덕성을 자랑하시는 시민운동가 출신 국회의원 김기식은 정말로 죄가 없는 사람이었어야 했다.

 

적어도 상식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게 믿었으리라. 그런데 시간이 지나 적폐청산의 청쾌한 바람이 박근혜와 이명박을 단죄하는 지금, 갑자기 금융적폐를 청산해야할 소명을 받으신 김기식을 위한 도덕과 원칙의 잣대는 한없이 너그러워지며 청와대는 난데없는 관용을 국민들에게 강요한다. 아마도 청와대는 또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김기식이 아무리 더러워도 이명박과 박근혜 보다는 깨끗하다.

 

죄없는 자만이 김기식을 돌로 칠 수 있다면, 이명박과 박근혜가 도덕적 파탄의 기준점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억울할 사람들이 여럿 생겨날 수밖에 없다. 안희정, 정봉주, 박수현, 민병두....... . 이들은 왜 청와대의 몸을 사리지 않는 브로킹 혜택을 받지 못했을까. 왜 세상은 이들에게만 유난히 가혹할까.

 

국민의 눈높이는 행여 김기식을 용인할지도 모르겠다. 검찰의 수사도, 선관위의 유권해석도 10여 년 전 BBK를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던 이명박을 회상하자면 당연히 김기식에게 면죄부를 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그에게 가해졌던 모든 칼날을 모르쇠 한 채, 김기식이 금감원장의 완장을 지켜내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그가 아주 소중한 가치들을 능멸했다는 팩트 만큼은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가 능멸한 가치는 다른 게 아니다. 김기식은 스스로 뱉은 말을 스스로 능멸하는 자가당착, 이율배반, 자기파괴의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시민운동의 도덕과 선명성을 절대로 믿지 않기로 했다. 도덕성과 선명성이 담보되지 않은 시민운동이라면 그들과 이익집단 브로커와의 차이는 도대체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청와대가 집착한 김기식 일병 구하기의 결과는 이래서 명약관화하다. 김기식의 금감원장 감투는 시민운동의 도덕성과 선명성을 제물 삼아 지켜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김기식은 마침내 시민운동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며 법과 상식 위에서 군림할 수 있다는 성공신화를 우리네 공동체에 학습시키는데 성공했다. 청와대의 가호와 은총 아래 승승장구하실 김기식에게 삼가 축하를 보낸다. 하지만 그가 금감원장으로 무슨 말을 하더라도 내가 돌려줄 말은 단 한마디뿐일 것 같다.

 

김기식, 그 입 다물어라. 악취난다.’

김기식을 감싸고 도는 문재인은... 문재인 시러 18/04/13 [11:47] 수정 삭제
  한마디로 쓰레기통에서 피어난 한떨기 독버섯 같은 존재이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