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특이후보 열전] "부천시 '독립후보' 오산입니다"

임두만 | 기사입력 2018/06/09 [02:33]

[지방선거 특이후보 열전] "부천시 '독립후보' 오산입니다"

임두만 | 입력 : 2018/06/09 [02:33]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지방선거는 마을선거다. 지방의회는 골목정치다. 내 마을 내 골목의 일을 논의하는 내 삶과 작결되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바로 지방의회 의원이라는 마을정치인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도 이들 마을정치인을 정당이 공천하고 유권자들은 정당을 보고 선택한다.

 

▲ 중앙선관위 투표참여 켐페인 이미지     ©임두만

 

그렇다면 이것이 어떤 문제가 있는가?

 

일단 마을을 위한 정치보다 자신의 공천권을 가진 정당의 실력자, 즉 지역구 의원 눈치를 봐야 하고 그의 조직원이 되어야 한다. 유권자라는 마을 주민의 심부름꾼이 아니라 원외라도 지역위원장이나 지역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 심부름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민의를 대변할 마을정치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당공천이 없는 후보를 무소속후보로 부른다. 유권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언론도 선관위도 다 그렇다. ‘무소속이란 소속정당이 없다는 말인데 사실 이 단어만큼 차별적 단어도 없다. 정당의 추천을 받지 않았을 뿐인데 무소속이라 하여 다른 말로는 풀어놓은 망아지 느낌도 있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후보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니 소속정당 기호만 보고 기표를 한다.

 

하지만 무소속은 어떤 조직에도 소속됨이 없으니 의사결정도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정당공천을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현재도 팽배하다. 하지만 앞서 거론한대로 지역구의 실력자들이 이들 기초의원이란 손발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지금도 정당공천제를 고수한다. 마울주민 심부름꾼이 아니라 장치인 심부름꾼을 갖고 싶어서...

 

이에 기초의원이라도 무소속이란 용어보다 독립후보가 좋다. 정당에 메이지 않은 독립된 후보...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의 심부름꾼이 아니라 미을 주민들의 심부름꾼인 독립된 후보...그런데 이런 용어를 쓰고 있는 후보가 있다.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에서 부천시의원에 출마한 오산 후보다.

 

▲ 경기도 부천시의원으로 출마한 오산 후보 홍보 포스터     © 임두만

 

전국 1135개 선거구에서 2927명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는 출마한 후보자가 총 5,319, 이중 996명이 무소속 후보다. 996명의 무소속 후보 공보물을 모두 살피지 않아서 확실치는 않으나 자신의 공보물에 무소속이란 공식명칭 외에 독립후보라는 명칭을 쓴 후보가 오산 후보 말고 또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오 후보는 이런 독특함 말고도 여러 독특함이 있다. 우선 그의 선거 공보물을 살피면 일단 그가 말 그대로 마을정치를 위한 후보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그가 왜 정당에 소속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독립후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혼자서 고군분투 선거운동을 하는 지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를 만나고 싶었으나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서 전화로만 대화를 나눴다.

 

1971년 생 우리나이로 적지 않는 마흔여덟살임에도 그는 청년의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다. 왜 독립후보인지 물었다. 쉽게 나온 답이 기성정치인들이 가진 기득권에 순응. 그들의 수하가 아닌 진정한 시민의 수하가 되고 싶어서란다. 모든 후보자가 후보시절에는 심부름꾼 운운하니까 일단 패스...

 

당선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진정한 시민정치를 구현하고 싶단다. 기대감 만발...'행동하는 양심'으로 '사람사는 세성'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구호에 대해 김대중 노무현을 연상하라고 그리 붙였느냐고 물었다. 목소리가 높아진다. 부인하지 않겠다면서 두분 대통령을 존경하고, 그분들의 좋은 정치를 마을정치에 도입하고 싶단다. 말로만이 아닌 실제로 김대중 노무현 정치를 해보고 싶단다.

 

▲ 선거운동 중에도 아이들과 함께한 오산 후보...이미지, 오산후보 페이스북    


오산 후보는 우선 자신이 사는 마을의 소식을 알리는 콩나물신문이란 마을언론을 창간하여 골목소식을 전하는 일에 열심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 일을 하기 전부터 구청 문화센터 강사로 동네 주민들과 호흡했고, 부천시 청소년센터의 강사로 청소년 지도사 활동을 했다고 한다.

 

특히 부천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는 청소년동반자(Youth Companion)()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아하체험마을 공동대표, 원종2동 주민자치센터 강사 등 그의 경력이라는 것이 온통 마을 주민들과 호흡한 내용으로 소개되어 있다. 실제도 그럴까? 오정구 원종동에서 일하거나 사는 사람들 중 그의 이런 경력을 아는 사람을 찾기란 어렵지 않았다. 마을에선 유명인...

 

그런데 오산 후보는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자기계발에도 매우 열중했던 것 같다. 보통사람은 방송통신대에서 하나의 학과만 전공하는 것도 버거워하는데 오 후보는 방송통신대 가정관리학과, 청소년교육과, 교육학과, 영어영문학과, 국거국문학과 등을 복수로 전공했다고 선거 공보물에 기록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전라님도 순천시 소재 효천고를 나온 오 후보는 고향 순천에 있는 순천제일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과를 전공했고, 이후 위에 언급된 방통대의 여러 복수학과 전공도 모자라 성산효대학원대학교에서 가족상담을 전공했으며,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학사의 자격도 획득했다.

 

1971년생이니 우리나이로 마흔여덟살인 그가 이 같은 마을 정치에 필요한 학력과 경력을 획득하기 위해서 지난 시간 쉼없이 달려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오정구 유권자들은 오 후보를 자신들의 심부름꾼으로 택할 것인가? 우리편,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아닌 골목을 잘 아는 골목정치인을 자신들의 대리인으로 뽑을 것인가?

 

▲ 특정정당 선거운동원들에게도 큰절을 하며 표를 호소하는 오산 후보 운동원...오산 후보 운동원들은 거의 모두가 자원봉사자들이다. 이 또한 오 후보의 마을활동이 얻은 소득이다. 이미지 오산후보 페이스북  

 

기초의원은 통일문제를 논하고, 남북화해를 논하고, 보수와 진보를 논하지 않는다. 우리 마을 우리 골목에 어떤 것이 필요하며 우리 동네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자신들이 낸 세금을 제대로 쓰고 있는자 살피고 쓰이도록 조례도 만들고 감시하는 일이 기초의원이 하는 일이다. 2018614일 당선자 명단에 오 후보 같은 마을정치인들이 과연 전국에서 얼마나 당선자로 이름이 들어가 있을 지 매우 주목되고 있다.

 

201868, 선거일을 5일 앞두고 사전투표가 시작된 날.

 

오 후보는 선거운동을 마치고 귀가하여 자신의 페이스북에 “()11시를 넘겨 들어온 아빠에게 막내아들이 내민 종이에 오산아빠 지방선거날’...막내 눈에 비친 아빠의 선거운동은 어떤 모습일까?”라고 쓰고는 세월이 지나 아들이 아빠를 기억할 때, 자신의 신념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래본다.”고 남겼다. 이처럼 선거는 초등학생까지라도 가족에게는 고역이다.

 

▲ 이미지 출처 : 오산 후보 페이스북     © 임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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