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국회 강연 취소하고 돌아간 사연은...

백은종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8/06/21 [02:56]

'조정래' 국회 강연 취소하고 돌아간 사연은...

백은종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8/06/21 [02:56]

[취재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편집 추광규 기자]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018년 한중문화협회 역사강연에서 이종걸 의원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 이종걸 의원 홈페이지

 

 

독립운동가 정율성(1914∼1976) 선생을 재조명하는 강연회가 지난 19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정율성 선생은 중국 3대 혁명음악가의 한 사람으로 ‘신 중국 100대 영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항일 음악전사입니다.

 

국회에서 열리는 뜻 깊은 행사였는데 뜻밖의 강연자 때문에 옥의티로 비춰지지 않았는가 합니다.

 

건국대 사학과 한상도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한상도 교수가 박근혜 국정농단 중 하나로 지적되는 친일미화 독재찬양 역사 국정교과서 편찬위원으로 집필에 참여했기 때문 입니다.

 

한상도 교수는 지난해 12월 1일 건대신문 인터뷰에서 "교과서를 검인정에서 국정으로 만드는 것에 개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처음 집필 요청이 왔을 땐 거절했었지만, 끝내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게 되면, 나에게 돌아올 건 비난과 질타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서도 ”하지만 거꾸로, 내가 하지 않으면 진짜 편향된 시각을 가진 비전문가가 들어가서 쓸 수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참여 배경을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시간이 좀 지나면 객관적으로 국정교과서에도 좋은 부분이 있다는 얘기도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일제치하의 친일 부역자들과 그 논리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실제 이날 강연에 참석키로 한 소설가 조정래 선생도 강연자가 국정교과서 집필자인 한상도 교수라는 것을 알고 화가 나서 돌아가 버리기도 했습니다.

 

조정래 선생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선택이 잘못된 것이니까...독립운동가에 대해서 국정교과서처럼 잘못 그런 식으로 갔다하면 문제가 있지만 정율성을 제대로 봤다면 그걸로 덮고 넘어가야지..."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임시정부 국무위원 차리석 선생 아들 차영조 씨는 "가까이 믿었던 한상도가 국정교과서 편집에 참여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치가 떨린다"며 "아직도 이명박 박근혜 추종하는 세력이 그냥 있다는 것은 우리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 후손들이 뭘 배우고 살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조선의열단 기념사업회 김원웅 회장은 "우리 역사학계가 아직도 권력에 기웃거리면서 곡학아세하는 학자가 많다"며 "역사를 왜곡시키는데 앞장서 몸을 담았던 사람이 어떻게 역사 애기를 하고 국회에 나와서 평가를 하는가"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회장은 계속해서 "지난 시대에 친일 독재세력에 동조해서 역사를 왜곡하던 인사들이 촛불혁명 이후에도 나타나 얼굴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차단해야 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친일미화 독재찬양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한상도 교수가 독립운동가 정율성 선생을 입에 올리는 국회 강연은 어불성설이 아닌가 합니다.
 
한편 중국인민해방군가의 작곡가인 정율성 선생은 광주 출신으로 광주숭일보통학교를 마치고 1933년 항일운동에 가담한 형들을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난징 상하이 등지를 전전하는 동안 크리누아에게 작곡과 성악을 배웠습니다. 

 

1937년 옌안의 루쉰예술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1939년 중국공산당에 입당, 《옌안송》 《팔로군대합창》 등을 작곡 발표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전진, 전진, 전진/ 태양을 향한 대오/ 중국의 대지에 섰다”로 힘차게 시작되는 <팔로군행진곡>은 1949년 중국 건국과 함께 《인민해방군가》로 불려 오다가 1988년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정식 군가로 비준을 받았습니다.

 

선생은 한때 문화대혁명에 협력하지 않은 죄로 시련을 겪었으나 다시 작곡활동을 개시하여 가곡·가극·영화음악분야 등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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