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동료배우 "내 진술 검찰이 묵살" 부실수사 진상에 시민들 공분...

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18/07/06 [12:20]

장자연 동료배우 "내 진술 검찰이 묵살" 부실수사 진상에 시민들 공분...

강종호 기자 | 입력 : 2018/07/06 [12:20]

[신문고뉴스] 강종호 기자 = 지난 5월 법무부 과거사진상조사위는 지난 2009년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영화배우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재조사 사건으로 분류, 재조사를 명했다.

 

이 사건은 당시 소속사 대표의 강요로 유력인사들의 술자리에 불려가 동석하고, 성상납의 희생양이 되었으며 이를 견디지 못한 여배우가 이를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이다.

 

영화배우 장자연은 당시 소속사 대표에게 유력 인사들의 성 접대를 강요받았으며 자신이 성 접대 대상으로 함께했던 인사들은 누구누구라는 리스트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었다.

 

▲ 2009년 세상을 떠난  장자연

 

그러나 검찰은 장자연 자살 후 이 사건을 수사한 뒤 기획사 대표와 매니저만 불구속 기소하고 유서에 거론된 유력 인사 10명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지었었다.

 

이에 지난 5월 법무부 과거사진상조사위는 이 사건 재조사를 명했으며 검찰은 9년 만에 '장자연 리스트'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오는 84일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이런 가운데 6일 한국일보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된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 수사기관의 수사기록과 관련자들의 각종 소송을 위한 5048쪽에 달하는 기록을 확보 보도했다. 그리고 한국일보는 이 기록 상당 부분은 대중에 공개된 적 없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 보도에 따르면 장자연은 2007년 당시 소속사와 계약 이후 최소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씩 술 접대 자리에 불려 나간 것으로 나타난다.

 

당시 소속사 대표 김 모 씨는 장자연이 당시 드라마 '꽃보다 남자' 촬영 스케줄을 이유로 태국으로 골프 치러 오라는 요구를 거절하자 촬영 하루 전 승합차를 처분하는 등 억압했다는 기록도 있다.

 

특히 장자연의 전 매니저 유 모 씨는 수사기관에서 "소속사 사장이 전화해 30분 내로 오지 않으면 시간이 추가되는 만큼 맞았다고 들었다"면서 "장자연이 '나는 술집 여자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말했다"라고 증언했다. 본인의 자필 유서에는 더한 기록도 있다.

 

당시 장자연이 전 매니저에게 보낸 유서에는 "나를 방에 가둬놓고 손과 페트병으로 머리를 수없이 때렸다""신인이라 수입이 적었지만 매니저 월급 등을 모두 부담하도록 했다"거나  "회사가 술집, 호텔도 아닌데 접견장에 욕실에 밀실방 같은 곳에서 내 몸을 마음대로 탐했다"는 내용도 있다.

 

심지어 "회사 동생, 직원이 빤히 바라보는 접대 자리에서 나에게 얼마나 변태 짓을 했는지 몸에서 이상한 약품 냄새가 난다. 술에다 이상한 약을 타나 봐"라는 내용도 있으며  "김 사장이 약점을 다 만들어 놨다고 했다. 당장에라도 뛰쳐나가고 싶은데 김사장이 만든 약점을 인터넷 같은데 알려버린다면 내가 끝장나 버릴까봐..."라는 내용도 있어 소속사라는 곳이 어떻게 신인 여배우를 옭아매는지 짐작하게 했다.

 

그럼에도 당시 검찰의 수사는 흐지부지였다. 그래서 그가 죽음에 이르도록 한 가해자들은 지금껏 권력을 향유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어도 기록은 말하고 흔적도 말한다.

 

앞서 5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당시 검찰수사의 부실에 대해 언급하면서 장자연 씨의 동료 배우 A씨가 당시 나의 진술이 수사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음을 지적했다.

 

▲ 블랙하우스 화명 갈무리    

 

이날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동료 여배우가 2008년 소속사 대표의 생일 파티 모임에서 성추행이 있었다고 13번이나 진술했다"면서 그랬음에도 이런 진술이 수사에 반영되자 않은데 대해 "장자연 사건 수사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일면을 아닐지"라며 개탄했다.

 

그리고 사회자 김어준도 "피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남긴 문건도 존재한다. 그런데 여전히 가해자는 없다. 이 사건이 어떻게 끝날지 '블랙하우스'에서 계속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다시 철저히 조사해서 충분한 처벌받는 게 그나마 늦었지만 망자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란 댓글에서부터 "소속사 김대표가 누구인가? 미투 가해자들은 다 실명 밝혀지는데 이 사람은 왜 그냥 김대표인지" 등 수많은 댓글로 장자연을 응원한다.

 

 6일 한국일보에 의해 장자연의 재판 기록이 공개되자  "당시 장자연 씨는 소녀가장. 약자를 짓밟는 만행은 지금이라도 엄벌에 처해야 한다"거나 "장자연 사건에서 화가 나는 건 제대로 된 수사하나 없이 사건 종료를 시킨 검찰의 태도"라는 약자에 대한 동정과 강자에 대한 분노가 서려있다.

 

더 나아가 "악마가 따로 없구나 잔인해도 너무 잔인하다"고 흥분하고 "부모님 계셨다면 괜찮았을까? 안타깝다"든지 "벌써 10년이나 됐다. 안 밝히는 건지 못 밝히는 건지... 장자연만 불쌍하다"고 한탄한다. 더 나아가 이번의 검찰 수사를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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