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두산 베이스 상대로 역대급 업셋 KS우승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18/11/13 [02:27]

SK 와이번스, 두산 베이스 상대로 역대급 업셋 KS우승

임두만 기자 | 입력 : 2018/11/13 [02:27]

[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SK는 12일 치러진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13회 혈투 끝에 정규시즌 1위 두산 베어스를 5-4로 꺾고 시리즈 전적 4-2로 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2018 KBO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와이번스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 임두만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리즈 6차전, 피나는 혈투 멋진 경기를 치러낸 SK와 두산 양 팀은 이 경기를 역대급 경기로 손색없는 명승부를 만들어 냈다. 승자와 패자 양 팀 모두 최선을 다했으며, 이에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도 자정이 가깝도록 관중석에서 경기의 승패를 지켜봤다.

 

이날 경기에 앞서 시리즈 전적 32패로 리드를 잡고 6차전에 나선 SK는 6차전으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각오, 반면 1게임을 더 진 열세팀 두산은 이 경기를 이겨 시리즈를 7차전으로 끌고가야 한다는 각오...따라서 양 팀은 초반부터 기세에서 말리면 안 된다는 불퇴전의 자세로 임했다.

 

이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발 이용찬이 1회부터 제구를 잡지 못하자 2회 곧바로 강판시키고 이영하를 등판시켰으며, SK 트레이 힐만 감독도 호투하던 선발 메릴 켈리가 6회 3-3 동점을 허용하자 그때까지 안타 2개밖에 맞지 않았음에도 김태훈으로 과감하게 교체하는 용단을 내렸다.

 

이런 기싸움 끝에 경기는 결국 연장 13회까지 이어졌으며, SK는 홈런의 팀 답게 한동민의 솔로홈런으로 5-4 리드를 잡은 뒤 13회 말 에이스 김광현이 두산의 3,4,5번을 삼자범퇴로 요리, 2010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이 경기 승리로 SK는 역대 다섯 번째로 정규시즌 2위 팀이 1위 팀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업셋 우승'을 완성했다.

 

더구나 정규시즌 1위 두산과 2SK의 승차는 무려 14경기 반 차이. 비록 양 팀간 전적은 시즌 8승8패였지만  14경기 반 승차를 뒤집은 업셋은 역대급 기록이다.

 

▲ SK를 4번째 우승으로 이끈 트레이 힐만 감독이 손가락 4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 임두만

 

또한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이날 우승으로 KBO 역대 최초 외국인 우승 감독이 됐다.

 

특히 힐만 감독은 2006년 니혼햄 파이터스를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끌기도 했으므로 미국인으로 한국과 일본리그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계약기간 2년을 채운 힐만 감독은 정규시즌이 종료된 뒤 이번 시즌을 끝으로 SK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했으므로, 그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남긴 발자취는 오래도록 팬들과 KBO역사에 남을 것으로 보여 아름다운 이별이란 평가를 받을 것 같다.

 

한편 이날 연장 13회까지 치른 경기는 오후 630분 시작, 자정을 앞둔 오후 1137분이 돼서야 끝났다. 이는 201313회까지 치른 두산-삼성 라이온즈의 2차전(5시간 32)15회까지 끌고 갔던 2006년 한화 이글스-삼성의 5차전(5시간 15)에 이어 한국시리즈 사상 세 번째로 길었던 승부였다.

 

또 이날 경기에서 양 팀은 모두 16명의 투수(SK 7, 두산 9)를 마운드에 올려 한국시리즈 사상 한 경기 최다 투수 출장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은 2015SK-KIA 타이거즈 간 7차전에서의 15명이었다.

 

그리고 이날 양 팀은 통털어 28개의 탈삼진(두산 15, SK 13)을 기록, 한국시리즈는 물론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종전 27)을 세우기도 했다. 이 피나는 혈투를 종료시킨 사나이는 한동민, 앞서 6타수 무안타에 삼진 3개를 당했던 그였으나 연장 13회 그는 극적인 홈런을 터뜨렸다.

 

▲ 한국시리즈 MVP가 되는 결승홈런을 친 한동민이 두손을 들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임두만

 

경기는 1회부터 6회까지는 SK가 우승할 수 있겠다는 추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SK 선발투수 메릴 켈리의 구위가 좋았다.반대로 두산 선발 이용찬은 1회부터 흔들리며 1,2,33타자를 연속볼넷으로 출루시켜 만루를 만들어 줬다. 이에 SK1회 초 4번 타자 로맥의 땅볼로 김강민이 홈을 밞으며 1-0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이어진 11,2루 찬스에서 5번 박정권, 6번 이재원이 범타로 물러나 1점으로 1회를 마감한 것은 아쉬웠다. 특히 밸런스를 잡지 못하던 이용찬이 2회초 다시 선두타자 정의윤에게 2루타를 허용, 무사 2루가 되었음에도 이용찬을 구원한 이영하를 공략하지 못해 무위에 그친 점도 SK로선 아쉬웠던 장면이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 경기에서 지면 내일이 없으므로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는 앞선 발언 그대로 선발 이용찬이 벨런스를 잡지 못하자 가차 없이 강판시키고 2회 노아웃 2루 상황에서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리고 이영하는 감독의 뜻에 부응 2회를 실점 없이 막았다.

 

하지만 역시 SK는 홈런의 팀이었다. 4회 투아웃 후 다시 정의윤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후속타자는 홈런타자라고 하기엔 왜소한 강승호, 그러나 강승호는 이영하의 초구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순식간에 점수는 3-0으로 벌어졌다.

 

그리고 선발 켈리는 5회까지 두산 타선을 무안타로 막았다. 하지만 6회말, 켈리가 원아웃에 1번타자 허경민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이어진 타자는 정수빈, 그런데 여기서 켈리가 뿌린 두어개의 스트라이크성 볼을 심판이 잡아주지 않았다. 이에 켈리는 볼넷으로 정수빈을 출루시켰다.

 

▲ 호투하던 켈리가 주자를 내보내고 어두운 표정으로 돌아서고 있다.     © 임두만


이때 카메라에 잡힌 투수 켈리의 표정이 어두웠다. 그리고 곧바로 최주환은 멘탈이 무너진 켈리에게 적시타를 날려 첫 득점을 뽑아냈다. 이어진 타자는 김재환이 빠진 두산의 4번타자 양의지, 양의지 또한 흔들리는 켈리의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 안타로 연결시켰고, 이 안타는 2타점 적시타가 되면서 점수는 3-3 동점...이 경기의 향방을 알 수 없게 했다. 여기서 힐만은 투수를 김태훈으로 바꿨다.

 

그러나 두산은 끝내 점수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6회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맞고 켈리는 마운드를 내려갔으며 김태훈이 뒤를 이었다. 8회말 두산은 김태훈을 상대로 정수빈이 볼넷, 최주환의 중전안타로 1사 주자 1·3루를 만들었다. 다시 타석엔 양의지, 여기서 두산의 심장 양의지는 희생플라이를 날려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것으로 4-3 역전을 만들어 냈다 경기는 두산으로 기운이 넘어갔다.

 

두산은 따라서 9회초 마지막 SK공격을 저지할 임무를 린드블럼에게 맡겼다. 린드블럼은 1번 김강민, 2번 한동민을 범타로 처리. 투아웃을 만들었다. 아웃카운트 하나면 시리즈는 3-3으로 7차전으로 넘어가는 찰라였다. 그때 타석엔 최정, 최정은 그때까지 두산의 박건우와 함께 시리즈 1안타로 침묵 중인 타자.

 

▲ 극적인 홈런을 친 최정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임두만


하지만 힐만은 최정에게 게임을 맡겼다. 볼카운트는 2B-2S, 이어진 5구는 파울...6, 린드블럼의 투구가 가운데로 향했으며 최정은 방망이를 돌렸다. 딱 소리와 함께 뜬 공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힘차게 담장을 넘어갔더. 극적인 솔로 홈런...해설하던 이용철도 장성우도 탄식을 쏟아냈다. 

 

게임은 다시 4-4... 균형이 맞춰졌다. 하지만 이 균형은 연장 13회에 깨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그동안 시리즈 내내 쓰지않던 유희관을 8번째 투수로 연장 13회 초 마운드에 올렸다. 유희관은 김성현과 김강민을 잘 잡았다. 하지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동민에게 던진 가운데 직구가 통타 당하며 솔로 홈런을 내주는 것으로 SK에게 5-4로 리드를 내줬다.

 

▲ 박건우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김광현이 두손을 번적 들고 있다.     © 임두만

 

이어진 13회말 마운드에 오른 SK 투수는 김광현. 김광현은 모든 SK팬들의 기대에 보답, 13회말을 3자범퇴로 틀어막으면서 팀의 8년 만의 우승을 완성했다. 이날 경기의 데일리 MVP는 연장 11회 밀 등판 12회까지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지며 승리투수가 된 문승원, 시리즈 MVP는 시리즈 첫 게임 첫 홈런과 6차전 결승 홈런을 친 한동민, 최우수 감독상은 SK를 우승으로 이끈 트레이 힐만 감독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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