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검찰출두 "제 부덕의 소치..모든 책임 지겠다"

이명수 기자 | 기사입력 2019/01/11 [11:54]

양승태 검찰출두 "제 부덕의 소치..모든 책임 지겠다"

이명수 기자 | 입력 : 2019/01/11 [11:54]

[신문고뉴스] 이명수 기자 = 사법농단의 총책이자 핵심 우두머리로 꼽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검찰출두에 앞서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게 자신이 부덕한 소치라며 오해가 있으면 풀고 모든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서 가지회견을 하고 있다.     © 이명수 기자

 

 

사법농단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그는 "재임 기간 일어난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앞서 예고한대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여러 사람이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까지 받은 데 대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이라며 "이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런 다음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우리 법관들을 믿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면서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국민 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과 법관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성실하고 일하고 있다"고 강조, 법원 전체가 사법농단 세력으로 지탄을 받는 것에 항변했다.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자기들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저는 믿고 있다""나중에라도 만일 그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양 전 대법원장 기자회견장에는 그의 사죄와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대도 함께헸다.     © 이명수 기자

 

 

이어서 "오늘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답변하고, 또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할 것이므로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란다"면서 "이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사법부가 발전하거나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자신의 검찰 출두에 대한 소회를 마감했다.

 

더불어 검찰청 포토라인 대신 대법원 청사 앞에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그는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 과정에서 법원을 한 번 들렀다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 대법원을 이용하려 한다는 세간의 비난을 의식하고 있음도 피력했다.

 

한편 양 전 대법장의 약 5분간 짧은 회견을 하는 동안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조합원들은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뤈 청사를 이용하는 것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들은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이 아닌 검찰 포토라인에 서야 한다"며 그의 사죄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하라고 주장하는 시위대가 검찰청사 옆에서 시위를 했다.     © 이명수 기자

 

또 적폐법관 탄핵, 양승태 구속이란 현수막을 든 시위대는 대법원 정문 인근부터 검찰청사 인근까지 늘어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그리고 이들의 이 같은 항의시위를 받은 양 전 대법원장은 짧은 회견을 마친 뒤 이들을 피해 곧장 승용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61일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 놀이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을 전면 부인한 이후 7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개입하고 '법관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등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 이날 오전 9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전직 사법부 수장이 검찰에 피의자로 소환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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