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받고 싶은 '문재인'...노무현 실용주의 되돌아 봐야

[깡문칼럼] 문재인 정부 두 번째 설을 맞으며...

이강문 영남본부장 | 기사입력 2019/01/30 [16:35]

박수 받고 싶은 '문재인'...노무현 실용주의 되돌아 봐야

[깡문칼럼] 문재인 정부 두 번째 설을 맞으며...

이강문 영남본부장 | 입력 : 2019/01/30 [16:35]

 

 

 

▲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람일보, 사진 공동취재단     ©편집부

 

 

 

난세에 영웅 난다고 촛불혁명의 기반 위에서 괜찮은 새 지도자가 등장할 것이다. 우리는 솔직히 그렇게 기대했다. 그리고 그 새 정부를 환호로 받아들였다. 도발 없는 남북관계 평화를 지향하는 새 대통령에게 우리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었다.

 

불과 2년 전이었다.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 백두산 영봉에서 맞잡은 두 정상을 보면서 우리는 평화와 통일을 칠천만 민족이 다 함께 염원했다. 오늘 문득 필자는 미국의 어느 대통령을 생각하게 한다. 허구 많은 우리 대통령들을 놔두고 왜, 미국 대통령을 연상했을까.

 

그는 우리 현대사를 살면서 만고풍상을 겪으며 동화 속의 큰 바위 얼굴처럼 내적 성장을 충실히 이룬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명철하면서도 겸손하고, 온유하면서도 내외적으로 강단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미합중국을 하나로 묶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넓은 포용력을 갖추고 늘 유머를 잃지 않을 사람일 테고. 웬만한 일들은 적재적소에 인재를 뽑아 그에게 전권을 주고 맡긴다. 특히 그는 지금 지구촌에 휘몰아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정통하다.

 

그는 자기에게 충성하는 사람보다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능력과 소신이 있는 사람 위주로 내각을 꾸린 것이다. 심지어는 반대파 중에서도 국가에 필요한 사람이라면 설득하여 국정에 참여시킨 것이다. 그는 불시에 어느 장관 집을 저녁에 찾아가 술잔을 나누며 반대의견에 대해 설득을 시도하고,

 

그래도 안 되면 그 장관의 의견을 흔쾌히 수용도 한다. 그는 야당의 지도자뿐 아니라 평의원과도 수시로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국정 업무에 협조를 구한 것이다. 동네 어느 피자가게에 수행원 없이 찾아가 민심을 들은 것이다.

 

그는 과거의 정부를 부정하지 않았다. 역대 정부에서 잘한 일들은 적극 수용하여 계승하고, 잘못된 일들은 비난하지 않고 겸허하게 반면교사로 삼았다. 그리하여 역대 지도자들과의 화해는 물론 그 경륜들을 국정에 긍정적으로 활용했다.

 

또 자신과 반대당의 의원들을 찾아가 골프도 치고 술도 한잔 하면서 자신의 정책을 가감 없이 얘기하고 도와 줄 것을 설득한 것이다. 촛불시위로 나라가 어지러울 때 미국의 버락 오바마 같은 새 지도자를 꿈꾸며 적어도 그의 반만이라도 해 줄 지도자를 우리는 그렸다.

 

그리고 몇 달 후 새 정부가 들어섰다. 그 정부가 19개월 만에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상황)를 맞았다. 민중의 힘으로 권력을 내려앉히고, 또 그 힘을 기반으로 탄생한 새 정부가 초반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다가 예상치 않게 빠른 추풍낙엽의 내리막길을 타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고용감소, 빈부격차 심화 등 경제상황의 악화에다 북한 핵 문제 등 남··미 관계의 지지부진이 가장 직접적인 요인 일 것이다. 그러나 크게 보면, 이 정부도 과거 정부와 과연 뭐가 다른가 하는 국민들의 인식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지금 시중에는 이런 유머가 떠돌아다닌다. 청와대 내에 있는 절이 불법사찰이고, 거기에 있는 불상이 내로남불이라던가.

 

6급 조사관이라는 한사람의 미꾸라지가 청와대 물을 온통 흐려놓고 있는 걸 빗대어 나온 말이리라. 공기업 낙하산 인사와 채용비리도 이전 정권에서 익숙하게 보던 장면들이다. 코드인사와 만기친람도 전 정부에서 많이 듣던 얘기 아닌가. 공영방송 등 언론장악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그리 낯설지 않다. “전 정부가 그랬으니 우리도 한다.”

 

MB 정부 때의 녹색성장이나, 박근혜 정부 때의 창조경제와 같이 문재인 정부의 포용국가도 알쏭달쏭 공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식이라면 이 정부도 성공하기는 힘들다. 국민들이 언제 과거 정부와 다름없는 행태를 보이는 정부를 원했다는 말인가.

 

이제 곧 우리의 전통 민속 고유명절 설을 맞는다. 과연 밥상머리 여론의 지침은 어디를 가르칠 것인가. 국정 운영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먹고사는 경제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과감하게 경제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념이 먼저인 정부에서 그야말로 사람이 먼저인 정부로 바뀌어야 한다.

 

다시금 직설하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념은 과감히 던져버리고, ·FTA, 이라크 파병, 제주 해군기지를 추진한 노무현의 실용주의로 완전히 복귀하라는 얘기다. 필자는 진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박수 받으며 떠나는 우리의 지도자가 되길 촉구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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