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원인 규명 ‘미적미적’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9/02/14 [03:38]

‘KT&G’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원인 규명 ‘미적미적’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9/02/14 [03:38]

 

 

▲ 사진 제공 =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전북 익산 장점마을에서 주민 80여 명 중 30여 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한 가운데 그 원인을 둘러싸고 시민단체들의 의혹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 등의 시민단체들은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KT&G의 책임을 따져 물으면서 집단발암·사망 관련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의 정체와 처리의혹을 밝힐 것을 다시 한번 강하게 촉구했다.

 

앞서 지난 1월 22일 이들 단체들은 KT&G가 공급한 담뱃잎 찌꺼기 연초박을 고열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 발암물질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 진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이와 관련 KT&G에 ▲익산 장점마을은 물론 전국 각 지역에 위탁 처리한 연초박 물량 및 성분분석 결과 공개 ▲연초박 배출자인 KT&G가 운반자와 처리자 등과 체결한 계약서 및 사업장 폐기물 분석 결과 공개 ▲연초박 수탁업체 수탁능력 확인서 공개를 촉구했다. 

 

또 이 같은 요구에 대해 KT&G가 언론에 제공한 해명자료에 따르면 “▲연초박은 식물성 성분으로 관련 법령에 따라 처리하여야 하며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처리 업체인 금강농산(비료공장)과는 가열처리 공정 없이 퇴비로 활용할 목적으로 계약 체결 ▲하청이라는 표현은 사실이 아니며 '위탁 계약'이다 ▲현재 관계기관에서 정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해명자료에 따르면 ‘위탁계약’이 아니라 ‘위탁매각’이라는 용어로 해명하고 있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 등의 시민단체들은 이날 제2차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KT&G에 대해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 한 것.

 

KT&G 홈페이지에 공개질의를 게재한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지금 이 순간까지 기다렸지만 KT&G는 묵묵부답이다. 위탁계약이란 말만 하고 있지 어떤 위탁계약인지 도대체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탁업체인 금강농산(비료공장)이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처리 업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무런 증빙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가열처리 공정 없이 퇴비로 활용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는데 퇴비생산주체가 KT&G인지, 금강농산인지도 알 수 없다. 특히, 상호 어떤 관계인지도 도대체 알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 “일부에선 (유)금강농산에 수년 동안 위탁, 매각했다는 보도가 있다. 연초박을 위탁 처리했다면, 그것은 사업장 폐기물이고, 처리비용을 KT&G가 적격처리업체인 금강농산에 지불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이 같이 강조한 후 “금강농산이 적격처리업체임을 입증하라”면서 “만약에 불용재로 매각했다면 사업장 폐기물이 아니고 수익창출을 위한 매출이다. 도대체 연초박 정체가 무엇인가 몹시 궁금하다. 특히, 무엇을 위탁했다는 것인지 정말로 매우 궁금하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  사진 제공 =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송운학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상임대표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주민청원으로 실시한 환경부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를 지체 없이 신속하게 발표해야 한다”면서 “2018년 12월로 1차 조사를 시작한지 1년이 넘었다. 1차 결과를 발표하고, 2차 주민건강영향조사에 착수해야할 때다. 아직까지도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 지체한다면, 장점마을 주민들은 주민건강영향조사의 신뢰에 대한 믿음을 같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연초박에 대한 의혹규명조사는 KT&G, 주민, 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함께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다시 원점에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관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 회장은 “KT&G는 자가당착에 빠져서 묵묵부답하지 말고 글로벌 기업답게 집단 발암 사망 관련 연초박 처리의혹을 정확하게 밝히고 책임지는 윤리경영기업으로 거듭 나서 미래로 함께 도약하는 기업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1녹색환경네트워크 수석상임대표 김용호, 환경과 복지를 생각하는 시민모임 김갑재 상임대표, 친환경국가 건설추진국민운동본부 이보영 상임대표, 개혁연대민생행동 공동대표 박형규, 한강사랑시민연대 이정국 사무총장, 민생•사법적폐근절행동 공동대표 권영길, (사)생물다양성한국본부 배문병호 총장, (사)공정산업경제포럼, (사)광개토대제기념사업회, 글로벌 소비자 네트워크, 아라뱃길 환경문화포럼,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사회단체협의회 등 대표와 임원 및 국민건강권 확보에 관심이 있는 시민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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