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근속 1년 아마존서 12년 근무한 UW 출신 '박정준'

김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19/03/22 [03:42]

평균 근속 1년 아마존서 12년 근무한 UW 출신 '박정준'

김정태 기자 | 입력 : 2019/03/22 [03:42]

 

 

▲     © 편집부



아마존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한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박정준씨가 최근 자신의 일과 삶에서 터득한 경험을 적은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라는 책을 발간했다.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가 1년에 불과한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에서 2004년부터 무려 12년을 일하며 근속 연수 상위 2%에 든 사원이자 아마존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한인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최근 자신의 일과 삶에서 터득한 경험을 적은 책을 발간했다.


이달초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라는 제목의 책을 낸 박정준씨는 이 책의 서문에서 "덕분에 아마존이 하나의 스타트업에서 세계 1위의 기업으로 마법같이 성장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하고 경험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조이시애틀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박씨는 한국에서 출간된 이 책과 자신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삼성에서 오랫동안 엔지니어로 근무한 아버지의 유학 시절인 1981년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2살때 한국으로 돌아온 후 19살까지 유년시절을 한국에서 보냈다. 서울국제학교 졸업 후 유학길에 올라 워싱턴대학(UW)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한인학생회(KSU)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한국의 한빛비즈에서 출간한 이책은 총 333쪽으로 처음 만난 아마조니언들, 곳곳에서 묻어나는 창업주의 절약정신, 아마존에서 만난 두명의 천재, 시간을 선물해주는 곳, 무한 성장의 비밀, 이틀만에 배송하는 비결, 신입사원에게 주어지는 4가지 생존도구, 아마존으로부터의 독립 등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고 있다.  


UW 졸업 후 많은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세계적 기업 아마존에 입사한 박씨는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을 만큼 입사를 원했던 직장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곧 치열하기로 악명 높은 업무 환경과 익숙지 않은 언어 및 문화 속에서 과연 계속 버틸 수나 있을지 막막해졌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긴 했지만 학교와 직장은 달라도 너무 달랐고 하버드, 스탠퍼드, MIT, 옥스퍼드, 칭화대 등 세계 각국에서 모인 천재들은 실력과 언어 모두 부족한 자신 스스로를 나락까지 떨어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토록 간절했던 아마존의 매일매일이 그렇게 무겁고 괴로울 수가 없었다고 술회한 그가 무려 12년이나 일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마음을 바꿨기 때문이다. 상사가 5년 뒤의 계획을 물으면 회사를 떠나 독립할 것이라고 과감하게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다양한 부서와 역할을 최대한 경험하면서 아마존의 여러 부분을 배우고 싶었다며 "아마존의 척추와 같은 플랫폼팀의 개발자에서 새로운 스타트업 부서의 모바일 앱 개발자, 마케팅 경영분석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엔지니어까지 다양한 역할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받은 아마존의 첫인상은 아마조니언들은 원칙을 정말 믿었고 그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으며, 군더더기 없이 명료한 곳, 능력과 청렴성이 우선인 곳, 주체적으로 일하는 곳, 그리고 원칙이 정말로 지켜지는 곳이라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아마존 사원들의 책상은 길이가 보통 책상보다 반 정도 긴 두꺼운 원목인데 도어 데스크라 불리는 이 책상에는 이미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창업주인 제프 베조스 CEO의 유명한 일화가 담겨 있다. 창업 당시 자신의 집 차고에 사무실을 차린 그는 집에 있는 문짝을 떼어 책상으로 쓴 것이다."


현재까지도 인턴부터 회장까지 아마존의 모든 사원은 길쭉한 도어 데스크를 사용한다. 회의실도 예외가 아니어서 도어 데스크를 이어서 회의실 탁자를 만들어 놓았다. 베조스 CEO기 “도어 데스크야말로 검소함의 상징이며, 아마존은 고객에게 중요한 곳에만 돈을 쓴다는 의미에서 도어 데스크는 매우 중요하다”라고 인터뷰 에서 밝힐 만큼 아마존에게는 특별한 책상이라는 것이다.


또한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은 창업주의 정신을 기리는 상징이기도 하며, 모든 사원이 지위의 높고 낮음 없이 같은 책상을 사용함으로써 사원들 간의 계급이나 거리를 없애는 기능을 한다고 박씨는 소개했다.


3년전 아마존을 박차고 나와 독립한 그는 아마존을 통해 한국에서 생산한 유아용품을 판매하며 사업가로서도 성공적인 길을 가고 있다.


박씨는 "아마존은 나에게 분에 넘치는 급여뿐 아니라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과 가르침을 주었고, 현재는 내 사업의 플랫폼을 제공해주고 있어 내가 홀로 설 수 있도록 해줬다"며 미국에서의 첫 직장(?)이었던 아마존에 감사해했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출간을 계기로 강연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내주에 한국을 방문, LG 등 여러 기업을 찾아 자신의 아마존에서의 경험을 들려줄 예정인 그는 현재 이사콰에서 아내 그리고 세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조이시애틀뉴스] 제휴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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