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해결책,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찾아야..

안성훈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0/02/28 [10:30]

'코로나19' 해결책,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찾아야..

안성훈 칼럼니스트 | 입력 : 2020/02/28 [10:30]

[신문고뉴스] 안성훈 가정의학과 전문의 = 미생물이 우리 몸에 침입하여 병을 일으키는 것을 감염이라고 한다. 감염을 야기하는 미생물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으로 바이러스와 세균을 들 수 있다. 물론 둘은 완전히 다르다. 광학현미경으로 보이는 세균보다도 훨씬 크기가 작아 바이러스는 전자현미경으로 봐야 볼 수 있으며, 동식물이 아닌 세균 속으로 침범하는 바이러스도 있을 정도다.

 

바이러스는 세균과 달리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만 생존가능하다. 세포 밖으로 나오면 다소 시간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알아서 죽는다. 따로 소독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그로 인한 감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세포 밖에서 생존 가능한 시간은 다르고, 같은 바이러스일지라도 처한 상황에 따라 또 달라질 수는 있다.

 

우한에 가서 우리 국민들 싣고 온 대한항공 여객기가 다시 우한으로 가기 전 기내소독 하는 것을 화면으로 보면서 왜 저 소독을 하는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다리면 되는데. 길거리를 온통 소독약으로 도배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심정적 방역'이란 말을 생각한다. 꼭 그렇게라도 해야 안심이 되는 것 같고...또 보는 국민들도 안심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는 일 정도로...

 

 

▲ 신천지 대교교회 앞 도로를 소독하는 모습    

 

각설하고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침입해 살아있는 세포 내로 들어가는 경우 거기서 그냥 말썽 피우지 않고 얌전히 살면 좋을 텐데 그럴 마음이 없다. 자신의 종족을 퍼트려야 하니까.

 

때문에 엄청 많은 수의 바이러스를 양산한 후 해당 세포를 파괴하고 (즉 세포를 죽이고) 밖으로 나와서 각각 다른 세포들을 찾아가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바이러스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걸 감안하면 우리 몸에 약 60조 개가 있다는 세포 전체를 다 파괴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항생제라는 무기로 상당한 대처가 가능한 세균에 비해 특효약이 거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엔 그래서 스스로 낫는 수밖에 없다. 즉 특효약이 없는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렸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나았다면 그건 스스로 알아서 해결했다는 의미다. 그러지 못했다면 사망했을 테니까.

 

다행히도 우리 몸에는 이런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입에 대비한 시스템이 있어서 알아서 해결한다. 바로 면역력이다. 그래서 온통 바이러스와 세균이 널려있는 환경에서도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잘 산다. 면역력이 정상이라면 그렇다. 물론 독성이 제법 세서 우리가 가진 정상적인 면역력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조선시대 임금님들이 등에 난 종기(세균 감염) 하나로 사망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다. 당시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생물의 정의를 생각할 때 바이러스가 과연 생물이냐 아니냐 하는 논란이 학계에 있긴 하지만, 바이러스도 존재 목적은 자신의 유전자를 계속 뿌리는 것이다. 그러려면 살아있어야 한다.

 

한데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만 생존이 가능한 바이러스 입장에서 자신의 숙주가 죽어버리면 자신도 죽어야 한다. 그건 바이러스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다.

 

만일 바이러스의 독성이 강하다면 숙주가 면역력으로 해결할 확률이 낮아지고 그 결과는 숙주의 죽음이다. 그리고 해당 바이러스의 죽음 또한 기정사실이다. 독성이 약한 바이러스의 경우엔 숙주가 고생은 해도 죽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바이러스도 생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숙주의 면역력이 해결할 때까지만이겠지만.

 

따라서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점점 사라지고 얌전한 바이러스들만 오래도록 인간과 함께 공존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과거에 비해 에이즈 환자가 훨씬 오래 사는 이유도 신약이 개발되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독성이 강한 에이즈 바이러스는 숙주의 죽음과 함께 사멸하면서 착한(?) 녀석들만 남아서라고 결론 지을 수도 있다.

 

서론이 길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바이러스 감염성 질환들의 치사율을 전 세계와 우리나라로 비교하면 메르스 37.1% 19.3%, 사스 9.5% 0%, 신종플루 1.2% 0.24%이다. 코로나19(정확히는 코비드19)의 경우 2020228일 오전 10시 현재 3.4% 0.64%이다. (아래 표 참조)

 

▲ 2020, 2.28 오전 10시 현재 코로나19 상황판    

 

사스 때 참여정부의 대처는 나름 훌륭했다. 우리나라에서 단 4명이 걸렸고 사망자가 없었다. 하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정부 시절에도 우리의 사망률은 전 세계 사망률에 비해 훨씬 낮다. 그만큼 우리나라 의료수준이 높다는 것과 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증거다.

 

바이러스나 세균의 경우 주변에 새로 감염시킬 사람들이 많으면 계속 번성한다. 하지만 주변에 새로 감염시킬 사람이 없거나 감염시켜도 면역력이 뛰어나 스스로 해결 가능한 사람들만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사멸한다. 매년 유행하는 독감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몇몇 바이러스 감염들이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결국 해결되는 이유이다.

 

말하자면 인구의 몇 % 이상이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더 이상 감염률이 증가하지 않고 줄어들기 시작해 결국 사태가 진정되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예방주사를 맞으면 자신은 접종하지 않았어도 예방주사를 맞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보는 이유이다.

  

▲ who 통계로 본 사스 현황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대한 최일선의 방어책은 예방이다.

 

인위생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감염원 차단 등 방역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실패했다면 제2의 방비책을 세워야 한다. 방역에 실패해 이미 전국적으로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방역에만 매달리다가 제2의 방법을 사용할 기회마저 놓쳐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미 방역에 실패했다. 그것부터 인정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회라도 갖는다.

 

코로나19는 상대적으로 약한 감염병이다. 면역력이 정상인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내버려둬도 알아서 잘 낫는다. 그들이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격리를 시키는 것이지만, 이미 전국적으로 퍼진 후라면 격리의 의미가 별로 없다. 매도 빨리 맞는 것이 낫다고 이미 전국적으로 퍼졌다면 방역이나 격리에 집중할 것은 의미 없다. 차라리 더 퍼지게 방치하면 그만큼 빨리 사그라든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했다.

 

문제는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발생 가능한 문제다. 즉 병에 걸려 사망하거나 낫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가지게 되는 환자들이다. 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코로나19는 폐에 염증을 유발하므로 폐에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까지는 그 상세한 것이 알려진 것 같지는 않다. 또한 사망률이 아무리 낮은 감염일지라도 전체 감염자 수가 많으면 사망자의 절대 수도 증가한다. 해서 사망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선별해 그들을 집중치료 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1차 방역에 실패한 지금 시점에서는 그렇다.

 

치료약이 없기에 문제가 되는 감염병에서 사망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이란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을 지칭한다. 고령, 만성질환자,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질병을 가진 사람들, 다른 질환의 치료를 위하여 면역저하제를 사용해야만 하는 사람들,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해 정상적이던 면력력이 떨어진 사람들 등이다.

 

즉 이런 고위험군을 선별적으로 집중치료 해 사망률을 조금이라도 저하시키고, 완치되더라도 남을 수 있는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전념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의학적으로도 훨씬 현명하다. 아니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다. 당국에 이런 방향전환을 조심스럽게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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