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또 다른 관전 포인트...여성의당 '조용한' 약진

임두만 | 기사입력 2020/04/17 [16:59]

4.15 총선 또 다른 관전 포인트...여성의당 '조용한' 약진

임두만 | 입력 : 2020/04/17 [16:59]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소리 없이 강하다는 지금은 사라진 예전 대우자동차의 레간자자동차 광고 카피다. 이 광고가 나온 1997년 당시 대우자동차는 경쟁사인 현대자동차에 비해 엔진소리가 시끄럽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신차 레간자를 출시하며 광고 카피를 소리 없이 강하다로 채택, 많은 이들에게 운위될 정도로 이목을 끌었다.

 

물론 실제 이 레간자자동차가 엔진소리 없이 강력한 추동력을 갖췄는지는 다음 문제다. 하지만 광고 카피 하나는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했다. 따라서 이 카피는 한번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LG의 전자제품 광고 카피와 함께 지금도 성공한 광고 카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이틀 전 치러진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에서 이 광고 카피가 생각날 만큼 소리없이 강했던 정당이 있다. 각 세대를 대표하는 6명의 대표가 이끄는 여성의당이 그렇다.

 

▲ 여성의당 운동원들이 광화문과 인왕산을 배경으로 국회 입성을 다지고 있다.  여성의당 페이스북

 

지난 국회에서 '국민뜻대로 선거법'을 표방하며 도입한 준 연동형 비럐대표제는 47명을 뽑는 비례대표 의석을 두고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위헌정당지적을 받으면서도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란 위성정당을 만들므로 법 도입취지를 무색케 하는 등 비판을 자초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민주당 탈당파들과조국수호인사들 주축으로 창당, 공천한 열린민주당‘, 한 때 문재인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를 자타가 공인했던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창당한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공천하면서 곱지않은 눈길을 받았다.

 

이에 이런 정당들의 출현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지역구와 비례후보를 정식으로 출마시킨 민생당과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른 존재가치의 증명을 위해 큰 소리를 냈다.

 

즉 이처럼 47석 비례대표를 두고 정치권은 거대정당은 물론 군소정당까지 선거기간 이전부터 선거기간 내내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시끄럽게‘한 것이.

 

그리고 이처럼 시끄럽게한 이들 정당 중 민생당을 빼고는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등이 일정량의 지지층을 확인시키며{득표율 5위인 열린민주당이 1,512,763명(5.42%)의 유권자로부터 지지를 받음} 원내 의석을 배출, 시끄럽게한만큼 소득을 올렸다.

 

반면 원내의석 20석의 제3당 민생당은 물론 그동안 정치판에서나 언론에서 상당히 시끄럽게한 정당들은 비례의석을 단 1석도 가져가지 못하는 등 전혀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전광훈-김문수가 이끈 기독자유통일당’, 엄연히 현역의원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상규 전 의원이 대표로 이끌며 이전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의 지지연설까지 있었던 민중당’, 조원진-서청원이 이끈 박근혜지지 아스팔트 우파정당인 우리공화당’은 '시끄러웠음'에도 외면을 받았다.

 

또 253개 전 지역구 후보를 내고 비례대표도 20명 이상 공천하면서 허경영 대표가 정당연설을 하거나 줄곧 텔레비전에서 정당광고를 했던 국가혁명배당금당’, 현역인 홍문종 대표가 서울구치소 앞에서 박근혜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투쟁까지 한 친박신당’, 현역 여성의원으로 대검찰창청 앞에서 윤석열지킴이  혈서를 쓰기도 하고 미래통합당 김종인 대표를 찾아가 우당을 요구하기도 하며 관심을 끈 이은재 의원이 이끈 한국경제당’...이들 정당들은 시끄럽게한 것과 반비례해서 더욱 참담한 외면을 당했다.

 

그러나 비록 당선자를 내는 3%에는 현격하게 미치지 못하고 실제 1%득표율도 올리지 못했으나 앞서 언급된 시끄럽게한 정당들에 비해 ‘여성의당'은 '소리 없이' 강했다.

 

▲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여성의당 기호 29변 팻말과 함께 ...사진출처, 여성의당 페이스북

 

4.15총선을 앞두고 지난 38일 창당한 여성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4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그리고 최종 208,697(0.74%를 득표, 원내진입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시끄럽게’하고도 원내진입에 실패한 정당들에 비해 매우 선전했다참고로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자를 낸 정당은 35개이며, 이중 당선자를 낸 5개 정당 외에 10만 표 이상 득표한 군소정당 득표율은 이렇다.

 

6, 민생당 758,778(2.71%)

7, 기독자유통일당 513,159(1.83%)

8. 민중당 295,612(1.05%)

9, 우리공화당 208,719(0.74%)

10, 여성의당 208,697(0.74%)

11, 국가혁명배당금당 200,657(0.71%)

12, 친박신당 142,747(0.51%)

 

이로 보듯 여성의당이 국가혁명배당금당, 친박신당보다 우위에 있는 전체 10위다. 또 조원진-서청원이 이끌며 아스팔트 우파를 자처 지난 3년 내내 토요일이면 서울역과 광화문을 점령 시위하거나 주요 지하철역에서 박근혜 석방, 문재인 구속을 외친 우리공화당에 단 22표 차이만 보일 정도로 소리 없이강했다. 창당 40여일 당원 1만 명의 소수 정당이 정치적 기반 없이 짧은 시간에 이룬 결과물로서 상당한 성과다.

 

여성의당은 당원 78%10~20대다. 따라서 거의 전부가 정당 정치 경험이 없다. 때문에 이들은 SNS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전법을 썼다. 이는 지난 2016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2018미투 운동’, ‘낙태죄 폐지 집회그리고 혜화역 시위에서 나타난 여성들의 목소리를 정치현장으로 옮기려는 노력이었다.

 

따라서 여성의당은 N번방 사건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여성이 여성을 구한다는 총선 슬로건으로 디지털 성범죄 근절과 여성 대상 폭력 방지, 성별 임금격차 타파,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정, 여성 1인 가구 주거 안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선거직전 불거진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처하면서 이를 공론화한 텔레그램 성착취 신고 프로젝트 ReSET’팀과 정책 협약을 맺고,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정책 자문으로 초빙하며 디지털 성착취 근절 대책을 내는 등 여성의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 여성의당이 176명의 공동대표 명의로 더 크고 든든한 집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차기 총선에서는 반드시 원내에 진입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 후보자들이 길거리 홍보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 기사 인용사진출처 : 여성의당 페이스북

 

아래는 이날 여성의당 공동대표 6인이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공동대표 입장문]

더 크고 든든한 집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21대 국회의원선거이자 여성의당 이름으로 치르는 첫 번째 선거가 끝났습니다. 6인의 여성의당 공동대표는 지난 38일 창당대회 때 선출된 이후 곧바로 선거 체제에 돌입, 숨 고를 틈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정당별 득표 순위 10위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비록 국회입성의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거대양당의 위성정당을 포함한 역대 최다 35개 정당 중 두 달 남짓 된 초신생정당이 10위를 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역사입니다.

 

 

이 놀라운 역사를 함께 써 주시고 아낌없이 후원해주신 전국의 당원, 지지자 여러분께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시국에도 몸 사리지 않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여성의당이 필요한 이유를 온몸으로 보여준 이지원, 이경옥, 박보람, 김주희 4인의 비례대표 후보들과 보좌관들, 선대본부장을 포함 각자의 자리에서 활약해 준 29명의 선대위원장들, 선거전략실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거리에서 만난 익명의 여성들이 건네준 응원의 말, 간식과 손편지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습니다. 유세 현장마다 힘을 더해준 선거사무원, 자원봉사자분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무사히 선거를 치러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믿을 수 없는 완성도와 속도로 여성의당을 알려준 콘텐츠실과 홍보실, 누구보다 중심을 잘 잡아준 사무국 여러분,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6인의 공동대표 역시 최선을 다해 첫 선거에 임했습니다. 각자 세대가 다르고 활동영역이 다르다는 것은 우리만의 강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비용 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선거를 치르는 바람에 당사에 현수막도 걸지 못하고 선거사무원 수도 적었습니다. 후보들의 유세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당 대표로서 책임을 느낍니다. 더불어 방문한 지역보다 방문하지 못한 지역이 더 많았다는 데 대해 아쉽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보완해 다음 선거에는 대한민국 2,500만 여성이 여성의당을 몰라서 못 뽑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선은 끝났지만 여성의당은 이제 시작입니다. 6인의 공동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를 토대로 한국 최초 여성의제정당이 가야 할 길이 더욱 분명해졌기 때문입니다.

 

다가올 전당대회 전까지 대표단은 여성의당이 원외 정당으로서 목소리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원내 입성에 필요한 체계와 조직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선거 운동 기간과 마찬가지로 뛰겠습니다. 앞으로 투표권을 갖게 될 청소년들은 여성의당에 표를 줄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더 든든한 집을 만들어주는 것, 전국 20만 여성의당 지지자들 모두 당원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합시다. 우리 곁의 동지를 발견하고 서로 연결됩시다. 감사합니다.

 

 

 

여성의당 공동대표

윤서연 이지원 원소유 김진아 장지유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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