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소리 없이 강하다”는 지금은 사라진 예전 대우자동차의 ‘레간자’ 자동차 광고 카피다. 이 광고가 나온 1997년 당시 대우자동차는 경쟁사인 현대자동차에 비해 엔진소리가 시끄럽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신차 ‘레간자’를 출시하며 광고 카피를 “소리 없이 강하다”로 채택, 많은 이들에게 운위될 정도로 이목을 끌었다.
물론 실제 이 ‘레간자’ 자동차가 엔진소리 없이 강력한 추동력을 갖췄는지는 다음 문제다. 하지만 광고 카피 하나는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했다. 따라서 이 카피는 ‘한번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LG의 전자제품 광고 카피와 함께 지금도 성공한 광고 카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이틀 전 치러진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에서 이 광고 카피가 생각날 만큼 소리없이 강했던 정당이 있다. 각 세대를 대표하는 6명의 대표가 이끄는 여성의당이 그렇다.
지난 국회에서 '국민뜻대로 선거법'을 표방하며 도입한 준 연동형 비럐대표제는 47명을 뽑는 비례대표 의석을 두고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위헌정당’ 지적을 받으면서도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란 위성정당을 만들므로 법 도입취지를 무색케 하는 등 비판을 자초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민주당 탈당파들과 ’조국수호‘인사들 주축으로 창당, 공천한 ’열린민주당‘, 한 때 문재인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를 자타가 공인했던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창당한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공천하면서 곱지않은 눈길을 받았다.
이에 이런 정당들의 출현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지역구와 비례후보를 정식으로 출마시킨 민생당과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른 존재가치의 증명을 위해 큰 소리를 냈다.
즉 이처럼 47석 비례대표를 두고 정치권은 거대정당은 물론 군소정당까지 선거기간 이전부터 선거기간 내내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시끄럽게‘한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시끄럽게’한 이들 정당 중 민생당을 빼고는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등이 일정량의 지지층을 확인시키며{득표율 5위인 열린민주당이 1,512,763명(5.42%)의 유권자로부터 지지를 받음} 원내 의석을 배출, ‘시끄럽게’ 한만큼 소득을 올렸다.
반면 원내의석 20석의 제3당 민생당은 물론 그동안 정치판에서나 언론에서 상당히 ‘시끄럽게’한 정당들은 비례의석을 단 1석도 가져가지 못하는 등 전혀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전광훈-김문수가 이끈 ‘기독자유통일당’, 엄연히 현역의원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상규 전 의원이 대표로 이끌며 이전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의 지지연설까지 있었던 ‘민중당’, 조원진-서청원이 이끈 박근혜지지 아스팔트 우파정당인 ‘우리공화당’은 '시끄러웠음'에도 외면을 받았다.
또 253개 전 지역구 후보를 내고 비례대표도 20명 이상 공천하면서 허경영 대표가 정당연설을 하거나 줄곧 텔레비전에서 정당광고를 했던 ‘국가혁명배당금당’, 현역인 홍문종 대표가 서울구치소 앞에서 박근혜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투쟁까지 한 ‘친박신당’, 현역 여성의원으로 대검찰창청 앞에서 윤석열지킴이 ‘혈서’를 쓰기도 하고 미래통합당 김종인 대표를 찾아가 ‘우당’을 요구하기도 하며 관심을 끈 이은재 의원이 이끈 ‘한국경제당’...이들 정당들은 ‘시끄럽게’한 것과 반비례해서 더욱 참담한 외면을 당했다.
그러나 비록 당선자를 내는 3%에는 현격하게 미치지 못하고 실제 1%득표율도 올리지 못했으나 앞서 언급된 ‘시끄럽게’한 정당들에 비해 ‘여성의당'은 '소리 없이' 강했다.
4.15총선을 앞두고 지난 3월 8일 창당한 여성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4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그리고 최종 208,697표(0.74%를 득표, 원내진입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시끄럽게’하고도 원내진입에 실패한 정당들에 비해 매우 선전했다. 참고로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자를 낸 정당은 35개이며, 이중 당선자를 낸 5개 정당 외에 10만 표 이상 득표한 군소정당 득표율은 이렇다.
6위, 민생당 758,778표(2.71%) 7위, 기독자유통일당 513,159표(1.83%) 8위. 민중당 295,612표(1.05%) 9위, 우리공화당 208,719표(0.74%) 10위, 여성의당 208,697표(0.74%) 11위, 국가혁명배당금당 200,657표(0.71%) 12위, 친박신당 142,747표(0.51%)
이로 보듯 여성의당이 국가혁명배당금당, 친박신당보다 우위에 있는 전체 10위다. 또 조원진-서청원이 이끌며 아스팔트 우파를 자처 지난 3년 내내 토요일이면 서울역과 광화문을 점령 시위하거나 주요 지하철역에서 박근혜 석방, 문재인 구속을 외친 우리공화당에 단 22표 차이만 보일 정도로 ‘소리 없이’ 강했다. 창당 40여일 당원 1만 명의 소수 정당이 정치적 기반 없이 짧은 시간에 이룬 결과물로서 상당한 성과다.
여성의당은 당원 78%는 10~20대다. 따라서 거의 전부가 정당 정치 경험이 없다. 때문에 이들은 SNS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전법을 썼다. 이는 지난 2016년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과 2018년 ‘미투 운동’, ‘낙태죄 폐지 집회’ 그리고 ‘혜화역 시위’에서 나타난 여성들의 목소리를 정치현장으로 옮기려는 노력이었다.
따라서 여성의당은 N번방 사건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여성이 여성을 구한다’는 총선 슬로건으로 디지털 성범죄 근절과 여성 대상 폭력 방지, 성별 임금격차 타파,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 여성 1인 가구 주거 안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선거직전 불거진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처하면서 이를 공론화한 ‘텔레그램 성착취 신고 프로젝트 ReSET’팀과 정책 협약을 맺고,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정책 자문으로 초빙하며 디지털 성착취 근절 대책을 내는 등 여성의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 여성의당이 17일 6명의 공동대표 명의로 “더 크고 든든한 집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차기 총선에서는 반드시 원내에 진입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아래는 이날 여성의당 공동대표 6인이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