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파격 선언 어두운 과거와 결별 ‘뉴삼성 비전’ 제시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0/05/06 [18:22]

이재용, 파격 선언 어두운 과거와 결별 ‘뉴삼성 비전’ 제시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0/05/06 [18:22]

▲ 이재용 부회장이 서초동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와 함께 어두운 과거를 결별하고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가진 대국민 사과 회견을 통해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 드리기도 했다”면서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에도 부족함이 있었다.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이 모든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다. 저의 잘못이다. 사과 드립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이 사과한 후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먼저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그 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질책을 받아왔다”면서 “특히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다. 최근에는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면서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리겠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계속해서 그동안의 소회를 담백하게 술회했다.

 

즉 “2014년에 회장님이 쓰러지시고 난 후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면서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것도 적지 않았다.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면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거듭해 약속했다.

 

계속해서 경영환경에 대해 위기감을 말한 후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지 않은 데다가 제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노사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최근에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 책임을 통감한다.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 그래서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분명하게 약속했다.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 감시에 대해서는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이라면서 “낮은 자세로 먼저 한걸음 다가서겠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최근 2∼3개월 간에 걸친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느꼈다”면서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시민들, 이런 분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이 약속과 다짐 등을 말한 후 “또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제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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