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국민사살'과 '완전작전'...정권 따라 다른 '국민목숨'

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9/29 [14:59]

[취재수첩]'국민사살'과 '완전작전'...정권 따라 다른 '국민목숨'

강종호 기자 | 입력 : 2020/09/29 [14:59]

해양수산부 공무원 1명이 서해 NLL 인근에서 북한군 총격에 의해 사망했다. 이를 두고  야당과 언론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48시간 행적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물론 우리 해경도 해양수산부 공무원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해경 측은 단순 표류로는 최초 발견된 지점까지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해양경찰청 윤성현 수사정보국장이 실종자의 월북추정 근거치를 발표하고 있다.  ©신문고뉴스

 

해양경찰청 윤성현 수사정보국장은 29일 오전 브리핑에서 "어제 (해경)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확인했다"며 이 공무원이 월북하려 했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일단 "실종자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말하고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이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고 그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실종자는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며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해경은 "첫째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어업지도선에서 단순히 실족했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둘째, 실종됐을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와 조석 등을 분석한 '표류 예측' 결과도 그의 월북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실종자가 해상에 떨어진 뒤 단순 표류했다면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떠내려갔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종자는 소연평도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38㎞ 떨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피격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해경은 실종자의 월북 추정 근거치의 하나로 그의 채무관계 등을 말했다. 

 

이에 대해 해경은 "금융정보 조회 및 수사 등을 종합할 때 (실종자가) 2억6000만 원의 채무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가 도박으로 이 같은 거액의 빚을 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한 언론은 이와 관련 그가 인터넷 도박에 빠져 수억을 탕진했고., 이로 인해 4개월 전 이혼을 당했으며, 주변 지인들에게도 상당량의 빚이 있다는 것을 보도했었다. 따라서 해경은 실종자의 당일 행적은 물론 정황증거로도 그가 월북했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경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국방부의 발표는 물론 해경의 발표도 믿지 않으며 자신들의 루트와 각종 언론들의 추정보도만을 진실인양 확대재생산하며 문재인 정권이 우리 국민을 북한군이 쏴죽였음에도 보호하지 못했다고 공격하고 있다.

 

그렇다면 월북시도자에 대한 우리 군의 과거 대응은 어땠을까?

 

2013년 9월 16일 오후 2시 23분께 임진강을 통해 '월북을 시도하던 40대 추정 남성'을 우리 군이 사살했다. 당시의 군 발표에 의하면 이 남성은 경기도 파주시 서북방 최전방 지역에서 임진강을 통해 월북을 시도했다. 당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6개월 차였다.

 

이 민간인을 사살한 군 당국은 당시 "남쪽으로 돌아오라는 우리 군 초병의 통제에 응하지 않고 이 남성은 임진강으로 뛰어들었다"며 "몸에는 부표 역할을 하는 스티로폼을 묶고 있었고 과자 등의 음식물도 휴대하고 있었다"는 말로 '월북시도'임을 강조했다.

 

▲ 임진강 월북시도자 사살 후 군이 세운 완전작전 표식...트위터리안 '파주풍경' 트위터 갈무리   

 

당시 군의 발표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지점은 임진각 서남쪽 5∼6㎞ 지점인 임진강 지류 탄포천이다.

 

군은 "이 곳에 설치된 철책을 넘어 월북을 시도하던 남성을 발견한 초병이 수차례 돌아오라고 경고했으나 이에 불응하고 남성이 임진강에 뛰어들자 K-2와 K-3 등의 화기로 사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군 관계자는 경계 근무 초병이 월북 시도자에 사격을 가한 것과 관련, "적절한 조치로 판단된다"며 "초병 입장에선 북한군인지 민간인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해당 지역은 최전방"이라며 "절차상으로 수화에 응하지 않고 도주하면 적군으로 간주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우리 군은 '탄포천완전작전'이라는 이름까지 붙이고 비석도 세웠다. 그리고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국방부의 발표에 일점일획 의심도 없이 수용했다. 

 

이번에 서해에서 사살된 공무원과 임진강 인근 탄포천에서 사살된 국민은 똑 같은 국민이고 월북을 시도했다는 국방부(해경)의 발표도 같다. 단지 총을 쏜 당사자가 국군과 북한군이란 점만 다르다. 그런데 한 사건은 용감한 군인이 해낸 '완전작전'이 되고 한 사건은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는 국민사살사건이다. 

 

그래서다. 국민들은 정치권에 묻고 싶다. 우리 국민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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