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백신정책 비판하는 야당과 언론, 전문가 목소리 들어야

임두만 편집위원장 | 기사입력 2020/12/17 [16:23]

[데스크에서] 백신정책 비판하는 야당과 언론, 전문가 목소리 들어야

임두만 편집위원장 | 입력 : 2020/12/17 [16:23]

야당인 국민의힘은 17일 국회 회의장 백드롭으로 “백신이 먼저다”를 내걸었다. 그리고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는 백신 확보에 대한 문제점, 의혹의 진상을 밝히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 정부의 백신확보 정책에 문제와 의혹이 있다는 발설이다.

 

▲ 17일 오전 열린 국민의힘 바상대책위 회의장면...백신이 먼저다라는 백드롭이 보인다. 

 

이날 김 위원장은 “백신과 관련, 대통령은 지난 3월 백신 개발을 공언했는데 백신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보고해야 한다”며 “미국, 영국 등은 이미 접종을 시작했는데 우리는 백신 개발도, 구매도 제대로 안 되는지 국민적인 궁금증에 답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대통령은 일주일을 예견하지 못하는 발언을 하는데 국민은 이제 무엇을 믿어야 할지 상당히 의아해한다”면서 “백신 확보를 위해 우방국과 외교적 협조 또는 제3의 백신개발 제약사와 조기협상 등 백신 확보를 위해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또한 이날 회의에서 “백신이 준비돼 있다고 하더니 다른 나라들이 접종을 시작하는데, 내년 2월, 3월을 말한다. 그것도 그때가 되면 다행이겠다”고 비꼬았다.

 

이에 언론들은 야당 지도부의 이런 언급에 환호라도 하듯 대서특필은 물론 자신들이 선호하는 자료들을 동원하거나 이 정부에 비판적인 기생충 전문가라는 서민 교수의 언급을 크게 조명하면서 정부가 백신확보에 실패하고 뒤늦게 허둥지둥 하는듯한 논조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언론들, 또 야당에 대해 실제 감염병 전문가인 한림대 이재갑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팩트를 들이대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신과 관련한 기사를 보거나 기자들과 전화통화를 하면 이 기자가 어느나라 기자인가 생각이 든다”고 첫 문장을 쓰는 것으로 기자들을 비판한다.

 

그리고는 “지금 백신접종이 시작된 국가들은 이미 백신연구 단계부터 관여했거나 어마어마한 예산으로 선구매해서 일부 비용이 지급된 국가들”이라며 “사실 우리나라는 백신에 대해 선구매 관련 법적근거나 예산근거도 없는 국가”라고 뼈를 때리는 지적을 했다.

 

▲ 한림대 이재갑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따라서 이는 오늘 아침 야당의 대표자리에서 정부의 백신확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무능을 질타했던 김종인 위원장이나 주호영 원내대표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이 교수는 나아가 “게다가 신종플루 때 국산백신 개발하고 충분한 양을 생산해 놓았는데 유행이 빨리 잦아들어 준비한 백신이 남았는데 이 남은 걸 국정감사 때 공무원 징계하고 예산 과소비했다고 국회의원들이 난리친 국가”라고 과거사를 폭로했다. 그리고는 “게다가 백신개발사에 재고 던져서 고생한 백신사 피해를 보게 하기도 했다”고 사실관계를 조명, 관계자들을 부끄럽게 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정과 예산의 미비상황에서 4천4백만 명 확보한 것만 해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백신을 더 빨리 접종하려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가용예산도 폭 넓게 준비하고 백신 구매외의 접종시스템도 체계적으로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염병 정책이든 백신 정책이든 그 나라가 가진 행정력과 예산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공무원들이 적극행정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구조가 필요한데 충분한 지원도 없이 백신도 빨리 만들고 도입도 빨리 하라고 하면 어떻게 일이 이루어지나?”라며 야당과 언론에 충고했다.

 

그리고는 “비난이 우선이 아니라 잘 하게 할만한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인 상황”이라며 “기사를 보면 어떨 때는 잘 안되기를 바라는 건가 생각도 든다. 정신 차리자. 정말 잘 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 초는 치지 말자”고 언론에 대고 쓴소리를 했다.

 

따라서 이제 언론들이나 야당은 또 국내 감염병 전문가인 이 교수에 대하여 어떤 잣대로 비난하고 만신창이를 만들 것인지 그것이 우려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여론형성 구조가 옳은 소리라도 정부에 우호적이고 야당에 비판적이면 무조건적 적대감을 보이는 등 워낙 뒤틀려있기에 이런 우려가 드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된다.

 

그래서다. 야당과 언론의 주 임무가 행정권을 가진 정부와 정부를 지탱하게 하는 여당의 잘못을 따지고 비판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비판을 하더라도 사실관계만은 제대로 파악하고 했으면 좋겠다. 또 언론을 소비하는 시민들도 이젠  균형감을 가진 언론소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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