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행크 아론을 추모하며

이만수 전 SK감독 | 기사입력 2021/01/26 [06:25]

위대한 행크 아론을 추모하며

이만수 전 SK감독 | 입력 : 2021/01/26 [06:25]
 


지난 1월 23일 이른 새벽에 지인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위대한 행크 아론이 23일 미국 자택에서 향년 86세로 타계 했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 행크 아론은 나와는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1982년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프로야구가 탄생하게 되었다. 나는 프로야구가 탄생하자마자 삼성라이온즈 팀에서 활동했다.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탄생이 되었지만 여전히 아마추어의 때를 벗지 못한 시절이었다. 그랬던 시절에 꿈에도 상상 못했던 행크 아론이 1982년 8월달에 한국에 내한해 홈런 레이스 경쟁도 했고 10월달은 삼성그룹에서 특별히 행크 아론과 팀을 초청해 이벤트경기도 했었다.

 

미국메이저야구를 처음 접해본 시기는 중학교시절이었다. AFKN-TV를 통해 행크 아론 선수가 백인선수들 틈에서 멋지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TV에서만 보았던 행크 아론 선수가 1982년 8월에 한국에 들어와 함께 홈런 레이스 경기를 펼쳤다. 그때 그의 나이가 만 48세였다. 나는 만 24살이었다.  야구를 시작하고부터 늘 동경하던 선수와 함께 홈런 레이스를 하고 개인 지도까지 받았으니 나에게는 그야말로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삼성그룹의 초청으로 두번째 한국에 내한 했을 때는 좀더 가까이에서 많은 것을 묻고 지도를 받았다. 무엇보다 행크의 인품과 온화한 성격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일본야구의 영향을 많이 받던 시절 다운스윙을 하던 나에게 왜 레벨스윙을 해야 하는지 시범을 보여가며 찬찬히 설명해주고 땅볼을 많이 치던 나에게 볼 맞추는 포인트를 왼발 앞에 두고 치라는 팁을 주었는데 그 작은 팁 하나가 그 후 타격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강렬한 기억중 하나가 통역을 통해 나에게 계속 질문하는 것이었다. “왜 땅볼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느냐?”  “왜 공이 뜨지 않느냐?”  한번도 왜? 라는 질문을 지도자로부터 받은 적이 없던 시절이라 당황스러웠고 신기했다. 

 

내가 특별히 행크를 존경하는 것은 훌륭하고 뛰어난 야구 실력도 갖추고 있었지만 유니폼을 벗고 사회에 나와서도 항상 선한 영향을 사람들에게 끼치면서 한 평생을 살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흑인이라는 것 하나로 인종차별을 받던 시절이라 행크가 백인들의 전유물 같은 메이저리그에서 흑인선수로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행크의 멘탈이 참으로 강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굳건하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가 있었을까?

 

특히 행크는 흑인 인권운동과 사회봉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제는 차별도 없고 아픔도 없는 곳에서 편히 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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