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5·18 가두방송' 故 전옥주 씨 조문 "그 빚 잊지 않겠다"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21/02/18 [14:05]

이재명 '5·18 가두방송' 故 전옥주 씨 조문 "그 빚 잊지 않겠다"

임두만 기자 | 입력 : 2021/02/18 [14:05]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80년 광주 5.18 당시 가두방송으로 항쟁 동참을 호소했던 故 전옥주씨(본명 전춘심, 향년 72세) 빈소를 찾아 조문하며 "그 빚을 언제나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이 지사는 17일 경기도내 시흥시 시화병원 장례식장 VIP 3호실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방문해 이 같이 조문하고 참석한 유족들도 위로했다.

 

▲ 故 전옥주 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출처 :이재명 페이스북    

 

이후 이 지사는 다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했습니다. 전옥주 선생님께 진 빚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고인을 또 한 번 추모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 선생님을 비롯한 수많은 민주영령들의 목숨을 건 숭고한 희생으로 뭣 모르던 소년공이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면서 당시 고인이 외쳤던 광주 가두방송을 말했다.

 

즉 "글로 다시 읽어도 먹먹한 외침이다. 5.18 당시 이 가두방송으로 광주 시민들을 깨웠던 전옥주 선생께서 세상을 떠났다. 정중히 인사라도 드리고자 조용히 다녀왔다"고 전한 뒤  "(고인은)참혹한 고문 후유증에 평생을 시달리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당신께서 그날 새벽에 현장을 알리지 않았다면 동료시민들의 희생이 줄지 않았을까 자책하던 분이셨다"고 말했다.

 

이어 "속절없이 시간은 흐르고 세상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던 역사의 주역들이 우리 곁을 떠난다. 비통한 마음 다잡고 그 정신을 소중히 기억하는 것은 남은 저희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다시 이 지사는 "늘 광주는 저의 사회적 어머니라고 말씀드린다. 전옥주 선생님을 비롯한 수많은 민주영령들의 목숨을 건 숭고한 희생으로 뭣모르던 소년공이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며 "그 빚을 언제나 잊지 않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 이재명 지사의 故전옥주 씨 조문 글 전문...이재명 페이스북 갈무리     

 

한편 고인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평범한 31살의 무용 강사였다. 그랬던 그가 친척이 있는 광주에 왔다가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 모습을 광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항쟁을 기억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고인은 항쟁 초기(5월 19~21일)에는 차량에 탑승해 확성기나 메가폰 등으로 가두방송을 하며 헌혈과 항쟁 동참을 촉구했다.

 

특히 "광주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도청으로 나오셔서 우리 형제자매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방송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한 이 방송 내용은 광주항쟁을 담은 영화 '화려한 휴가'에 그대로 묘사되었다.

 

항쟁 당시 계엄군에 체포된 고인은 간첩으로 몰려 모진 고문을 당했고, 계엄포고령 위반과 내란음모 등의 죄명으로 광주교도소에 수감돼 15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옥살이를 하던 고인은 1981년 4월 사면 조치로 풀려났지만 평생 고문 후유증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날 고인의 부군인 강병선씨는 이 지사에게 고문 후유증과 트라우마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고인의 억울한 사연을 전하며 오열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유족들을 위로한 뒤 빈소에서 5·18 유공자들과 담소를 통해 유공자들이 회고하는 광주의 아픈 역사를 함께 아파했다.

 

한편 고인의 유해는 19일 발인식을 마치고 광주로 떠나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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