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금융·건설·조합장 삼각야합” 서울 경찰청에 고발

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21/03/23 [17:35]

“지역주택조합 금융·건설·조합장 삼각야합” 서울 경찰청에 고발

강종호 기자 | 입력 : 2021/03/23 [17:35]

LH 직원 투기로 민심이 정부여당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한 지역주택조합 조합원들이  "LH 토지투기보다 더 나쁜 서민 등골 빼먹는 금융기관·건설사·주택조합 조합장의 삼각야합이 심각하다“며 이들을 고발하고 나섰다.

 

▲ 시민단체는 서울경찰청 앞에서 주택조합과 금융기관 건설사 등을 고발했다     ©촛불연대 제공

 

23일(화) 오전 11시 서울 경찰청 앞에서 열린 이 기자회견은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자들과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상임대표 송운학), (사)사단법인 공정산업경제포럼(사무총장 김선홍),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 글로벌에코넷 등 시민사회단체이 함께 했다.

 

이날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경기 오포 문형 지역주택조합의 행위는 LH직원 투기 보다 더 나뿐 사례“라며 ”서민 등골 빼는 금융 • 건설 야합악질범죄”로 규정하고 “수백억대 명의차용 및 불법 중도금대출”로 새마을금고와 양우건설을 특경가법 사기•배임•주택 법 위반으로 서울 경찰에 고발한다 고 밝혔다.

 

고발장에는 피고발인 양우건설(대표이사 고삼상) 대표이사를 비롯한 양우건설 임직원 4명, 정태욱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 전 조합장 등이 피 고발인으로 명시됐다.

 

그리고 이들은 고발장에서 “이들 피고발인들이 2016. 9. 29. 중도금대출 업무협약 체결 후, 수분양 의사가 없는 189명에게 명의차용 수수료를 지급하고 그들 명의로 허위 분양계약을 체결하여 주택법 제101조, 제3호. 제65조 제1항 제1호, 제11조 등 주택법을 위반 했다”며 이들을 고발한다는 것이다.

 

이날 이들이 공개한 고발장에 따르면 양우건설 대표이사와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 전 조합장(정태욱)은 새마을금고 임직원들과 짜고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새마을금고를 속이기 위해 가짜계약자를 내세워 중도금 대출을 받기로 하고, 양우건설 임직원 300명 중 50여명의 임직원 및 가족 등 총 189명의 가짜 계약자의 명의를 빌려 불법 대출을 받게 하였다,

 

이에 고발인들은 이들에게 이런 의혹을 적시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으로도 고발했다. 또 이날 이들과 함께 고발 기자회견에 동참한 시민단체들은 1년 넘게 상기 사항에 대하여 새마을금고 등에 수많은 민원을 제기하였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 결국 수사를 통해서만 해결될 것 같아 고발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 경찰청 민원실에 고발장을 접수시켰다.

 

▲ 고발장접수에 나선 시민단체 대표 및 피해자들     ©촛불연대 제공

 

한편 이날 이들로 부터 고발 당한 정태옥 전 조합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도 많으나 유선상으로 댜 해명할 수 없다"면서 "추후 직접 취재에 임할 경우 자세히 해명가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이날 조합원 김여강(여 52)씨가 자신의 사례를 줄기로 하여 발표한 호소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이며, 수백억 불법대출의 피해자 대표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다른 조합원들과 마찬가지로 조합 아파트가 뭔지도 모르고 조금 더 아파트를 싸게 살 수 있다는 현수막을 보고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였습니다.

 

아파트 부지에 땅을 파고, 아파트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이제 우리도 집이 생기구나 하고 즐거워하기만 했습니다. 조합에서 모든 일을 합리적으로, 합법적으로 잘 처리하고 있겠지라는 생각만 했을 뿐, 어떠한 의심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공동시행사인 양우건설은 전 조합장에게 엄청난 돈의 횡령과 배임을 용인해 주었고, 전 조합장은 양우건설에 범죄수익금을 상납하는 등 두 주체는 조합원들의 집을 짓기 위해 함께 일하는 관계가 아닌 조합원들을 볼모로 불법적 이익을 서로 용인하고 협력하는 상호 공유관계였습니다.

 

 전 조합장 정태욱은 조합의 비용으로 분양가 산정용역을 의뢰하고서도, 양우건설에 혜택을 주기 위해 분양가 산정용역의 결과보다 현저히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을 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분양을 잘 하는 분양대행사가 있으면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분양율을 일부러 떨어트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전 조합장과 양우건설은 앞에서 말씀드린 방법으로 분양을 고의로 지연시킨 후, 감독관청인 경기도 광주시청에는 193세대가 미분양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4세대에 불과하다고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 피해호소인으로 직접 나선 김여강씨가 호소문을 읽고 있다.     ©촛불연대 제공

 

이후에는 양우건설 임직원 총 300명 중 50여명의 임직원과 그 가족 명의로 명의를 불법적으로 대여한 후, 도합 189세대에 대해 380억원의 불법대출을 일으켰고, 그 범죄수익금은 양우건설이 모두 가지고 갔습니다. 조합은 양우건설 임직원과 그 가족들 50여명을 포함한 명의대여자들에게 각 600~1,000만원 가량을 명의대여의 대가로 지급하였고,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에게 다리를 놓아준 금융브로커들에게는 8,000만원에서 1억 2천만원 가량의 수수료를 지급했다고 합니다.

 

 새마을금고의 임직원들이 어떻게 계약금도 내지 않고, 대출을 신청하는 자리에서 계약서를 작성한 189명의 명의대여자들을 모를 수 있었겠습니까? 양우건설에서도 임직원들 및 그 가족들이 50여명이나 업무시간에 양우건설 본사인 영등포에서 1시간 30분 가량이나 떨어진 경기도 광주로 와서 가짜 계약서를 작성하고 대출신청을 한 것을 모를 수 있었겠습니까?

 

 새마을금고는 손해 볼 것이 없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만 속이면 대출금의 거의 대부분을 보증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양우건설에서 계약금을 납부한 사람 명단이라며 허위로 서류를 작성하여 보내주어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눈감을 수 있었던 것이며, 당일에 가짜계약서를 옆방에서 작성함과 동시에 불법 대출을 신청하여도 속아주는 척만 하면 되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하여 저희 조합과 조합원들은 이중으로 분양대행 수수료 30억원을 불필요하게 지급하였고, 명의대여자에게 지급한 수수료를 포함하여 금융브로커들에게 20억원의 수수료를 낭비하였습니다. 또한, 불법대출에 대한 이자로 32억원을 납부하였습니다.

 

 또, 양우건설은 명의대여 대출이라는 범죄사실을 숨기고,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현 조합장이 직무집행 정지 상태였을 때 148세대를 대물변제 형식으로 가져가 125억 이상의 차익을 남기고 있습니다. 

 

 모든 불법은 양우건설이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법 명의대여 대출의 내용을 알지 못하는 저와 같은 조합원들이 그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도급 순위 40위권의 건설사와 대형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의 거대한 사기 범행으로 인하여 조합원들은 일인당 1억원의 추가분담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너무도 속상하고, 억울한데 어디로 가서 호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집 한 칸 집주인 눈치 안보고 가지는 것이 꿈이었던 무주택 서민들이 이렇게 엄청난 불법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등 적극적인 수사가 행해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 누구한테 뭐라고 얘기해야 잘못을 바로 잡고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지금도 양우건설과 새마을금고는 서민을 위하는 건설사와 금융기관인 것처럼 코스프레를 하며,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거짓 가면을 쓰고, 뒤로는 온갖 불법으로 정부의 기금을 농락하고 있고, 서민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습니다.

 

 큰 힘을 가진 기업도, 거대한 기득권을 가진 단체도 잘못을 저지르면 처벌 받는다는 것과 무주택 서민들로부터 불법적 이득을 취한 자들은 반드시 그 이익을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기자님들과 국민 여러분들께서 관심 가지고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1년 3월 23일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 조합원 김여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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