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신Park Eunsin 네번째 개인전 ◆전시명: 『보이지 않는 빛, 들리지 않는 소리』
작가약력: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개인전
단체전 및 프로젝트, 아트페어
작품세계에 대하여 저는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나 먹빛과 스며드는 한지의 질감, 그리고 겹겹이 쌓아올려 색을 내는 진채의 매력에 빠져 2013년부터 순지 위에 먹과 분채, 석채, 금분, 금박을 이용한 한국화로 작업을 하기 시작하였고 이번에 네 번째 개인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 작품세계에는 불교적인 도상이 다수 등장하는데 이는 제가 항상 관심을 갖고있던 동양철학이나 현대과학, 문학의 주제가 불교철학과 맥을 같이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점점 불교철학에 심취하게 된 결과입니다. 그리고 2010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됬던 고려불화대전은 저에게 제 작품이 추구하는 바를 결정지워준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둡지만 빛나고, 화려하지만 고요한 고려불화는 그 어떤 유명 미술관에서 본 명작보다도 더 큰 감명으로 다가왔습니다. 천년의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의 진채화의 정수인 이 불화그림들을 경배의 대상 뿐만이 아니라 감상의 대상으로, 순수회화로서 재창조 해보고 싶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 저는 불화의 도상, 불상의 도상을 적극적으로 화면에 도입하였고, 부처님의 수인을 연작으로 계속 그려오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작업은 붓다나 수인, 동양의 별자리, 고목과 적벽 등의 지극히 초월적인 것을 상징하는 도상들과, 떨어지는 매화꽃과 동백꽃,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 등 현실적이고 감각적인 시간을 상징하는 도상을 한 화면에 우의적으로 담아냄으로써 시간의 단위와 근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동양철학과 현대과학, 불교철학과 현실이 만나는 접점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다소 관념적이고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주제를 저는 가능하면 시적인 언어로 풀어내서 한편의 시화를 보듯 서정적인 분위기로 표현하려 합니다.
소식(蘇軾)의 시중유화 화중유시 詩中有畵 畵中有詩란 말 이래로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는 정서는 전통적인 동양회화사상의 특징입니다. 저는 현대 채색화에서도 이 정서를 살리고 싶어서 연꽃과 백로, 버드나무와 달, 매화가지 등 동양회화에서 이미 익숙한 소재를 클리셰로 사용하면서 불교적 도상의 엄숙하고 고전적인 소재들을 좀더 친숙한 느낌으로 아우를 수 있도록 한 화면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의 연장과 함께 비천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주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30여 점의 작품 중에 100호 1점을 비롯한 7 점 정도가 비천을 주제로 한 작품인데, 해인사 명부전의 주악비천, 안성 청룡사 대웅전의 주악비천, 경북 영덕의 장륙사 대웅전의 비천 등 실제 존재하는 사찰의 비천을 모티브로 하여 현대적이고 개성적으로 변용해 보았습니다. 전시타이틀의 보이지 않는 빛, 들리지 않는 소리는 바로 비천이 연주하는 음악과 그 아우라를 상징합니다.
사면으로 둘러싸인 광고문구와 감각을 사로잡는 각종 미디어들...눈과 귀가 혹사당하고 있는 이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빛나고 귀한 그 무엇이 있다는 상상, 들리지 않지만 우리를 감싸고 있는 따뜻한 울림이 있다는 상상을 통해 감각으로 점철된 현실의 이면에 고요하고 숭고한 그 무엇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진리의 세계일 수도 있고 그저 사람이 사람에게 품는 표현되지 않은 공감이나 연민 같은 마음일 수도 있고 혹자에게는 자신이 추구했던 그러나 잊어버리고 살았던 이상적인 그 무엇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초감각적인 세계를 그림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광공해로 덮힌 도시의 밤하늘에는 별이 거의 보이지 않지만 구름너머 저 위에는 선연히 빛나는 수많은 별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오듯이 지상의 모든 그대들의 지친 어깨 위에 꽃비를 뿌려주듯 빛을 내고 노래를 들려주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상상하면 조금은 마음 한구석이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이 시대의 비천상을 표현해봅니다.
저에게 이 비천은 단지 위안이 아닌 진리이며, 돌아보는 마음이며, 때로는 너이기도 하고 때로는 나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그림의 이면에 담고 싶었습니다.
이 비천상을 위주로 한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 그려나갈 예정입니다.
보이지 않으나 존재하는 여러 겹의 층위들에 대한 상상. 그 상상의 상징화를 통해 강물같은 세월의 물결을 바라보면서 시간 그 너머를 바라보기를 -작가노트 中-
추천사 - 구담스님 (前 불일미술관 학예실장, 現 영화감독) 가끔 인사동에 들려 미술 전시를 관람하던 추억이 있었습니다. 그때 어느 단체전 전시에 출품한 작가의 작품 한 점은 이채롭고 보는 것만으로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법련사 불일미술관 학예실장 소임을 보게 되면서 예전 우연히 보았던 작품을 기억으로 소환하면서 작가를 수소문한 끝에, 불일미술관에서 초대 전시를 하게 된 지중한 인연이 있었습니다.
(작가론은 과거 필자의 졸고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불교 작가를 말하다 - 박은신」. ‘선 중심 불화에 회화적 영감 불어넣어’, 1420호 / 2017년 12월 20일자 / 법보신문.
십장생도-모두가 사라진 숲에는 162.2*115 장지에 분채, 금박, 금분, 석채, 2020
소리없는 노래를 들려줄께 73*60.6, 순지에 분채, 금박, 금분, 석채 2020
달빛이 쓸쓸한 내마음을 비추네 73*50 순지에 분채, 금박, 금분 2018
보이지 않는 빛 60*30, 장지에 금박, 분채 2021
보이지 않는 빛 106*41 순지에 분채, 2019
정지의 흐름 41*33.3 순지에 분채, 금박 2019
들리지 않는 소리 40*40 자작나무에 분채 2018
들리지 않는 소리 65*45 자작나무에 금박, 분채 2018
보이지 않는 빛 45.5*38, 순지에 금박, 분채 2021
작가 연락처 mobile : 010-4627-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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