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재명이 '소시오패스'라면 원희룡도 '마찬가지'

심춘보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1/10/25 [00:42]

[칼럼] 이재명이 '소시오패스'라면 원희룡도 '마찬가지'

심춘보 칼럼니스트 | 입력 : 2021/10/25 [00:42]

[신문고뉴스] 심춘보 칼럼니스트 = <원희룡의 한계>

 

▲ MBC 정치인싸 영상 갈무리

 

배우 ‘맷 데이먼’이 출연한 영화 <스틸워터>는 공사장 잡부인 아빠가 친구를 살해한 죄로 감옥생활을 하고 있는 딸의 무죄를 입증하는 영화다.

 

유학 중이던 프랑스에서 살인 혐의로 5년을 복역 중이던 딸이 돌연 자신은 친구를 죽이지 않았고 진범은 따로 있다면서 진범을 지목한다. 우여곡절 끝에 딸이 지목한 범인을 축구장 관중석에서 만난다. 그리고 그를 납치하여 지하실에 감금한다.

 

그러나 지목된 범인은 자신은 ‘빌’(맷 데이먼)의 딸이 시켜서 죽였다고 한다. 자신이 딸에게 사준 목걸이 이야기를 듣고 범인의 말을 믿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딸은 무죄로 석방된다. 하지만 ‘빌’은 딸의 살인교사 심증을 딸의 입을 통해 확인했다. 그러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묻어버린다.

 

정신과 의사인 국민의힘 원희룡 부인이 이재명 후보를 두고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인‘소시오패스’라고 확진해 버렸다. 친절한 <네이버>씨에 의하며 사이코패스를 ‘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르며 이에 대해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그렇게 볼 때 이재명의 행보를 비판적 관점에서 보는 국민 중에는 원희룡 부인의 규정에 동의할 수도 있다. 솔직히 나 역시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혹시’와 전문의 ‘진단’은 차원이 다르다.(원희룡은 진단이 아니라 의견이라고 주장하지만 의사 소견이 곧 진단이라는 것이 정서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도 환자를 문진하지 않고 자신의 진단이 확실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의사 윤리뿐 아니라 통념상으로도 해서는 안 되는 행위다.

 

세상에 어떤 의사가 환자를 대면하지 않고 진단을 내리는가? 뿐만 아니라 만약 자신이 내린 진단이 사실이라면 환자의 비밀까지 폭로해버린 셈이 되는 것이다.

 

허준은 말할 것도 없고, 눈이 요즘의 x선 역할을 해서 환자의 병증을 투시할 수 있었다던 ‘편작’도 제나라 환공의 병증을 진단 후 내렸고, 죽은 사람을 살렸다는 ‘화타’도 환자를 보지 않고 진단을 내렸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더욱이 이재명은 잘났건 못났건 어쨌든 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다. 공직 선거 후보자에게 원격 진료도 아닌 추측만으로 정신으로 문제가 있다는 소견을 내렸으니 의사 면허를 박탈 당해도 싼 일이다.

 

일반 인들이야 뭔 소리를 못하겠는가만 아무리 경쟁적 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전문적 지식을 동원해서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유포한 행위는 처벌받아 마땅한 일이다. 장삼이사가 아닌 전문가의 견해이기 때문에 혹세무민할 소지가 다분해서다. 더욱이 이재명이 소시오패스라면 이재명을 지지한 수십만 명의 민주당 지지자들은 뭐가 되는가. 개사과 사건과 비견할 만한 망동이다.

 

오진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원희룡의 처신이다. 지난번 이준석과의 통화를 세상에 공개해버리는 통에 이준석을 곤혹스럽게 만들더니 이제는 아내의 잘못까지 알량한 부부 간 ‘선서’를 내세워 옹호하고 나섰다. 원희룡에게 있어 부부선서는 바이블보다 헌법보다 그리고 국민 정서보다 더 더 우위에 있는 모양이다. 원희룡이 대통령이 된다면 부부선서가 모든 행위의 근간이 된다는 거나 진배없다.

 

이재명이 공식적으로 소시오패스 진단을 받았다면 소란이 있을 이유가 없지만 단지 자신의 아내의 일방적 주장에 잘못이 없다고 우기는 것을 보면 원희룡의 사고가 심히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머리 좋기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본인이 생각해도 부인의 발언이 도가 지나쳤음 인지했을 것이다.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원희룡이야말로 ‘소시오패스’다.

 

그것을 인지했다면 응당 사과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럼에도 그는 굽히지 않고 방송에서조차 설전을 벌였다. 마치 딸이 교사범인 줄 알면서도 묻어버린 ‘ 빌’과 같음이다.

 

그럴 필요도 없지만 만약을 가정해 보자. 만약 원희룡이 대통령이 되어 국정을 수행함에 있어 아내가 의견을 개진했을 때 어떻게 처신할까? 그때도 ‘부부 선서’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닌가?  원희룡의 처신을 보면 그에게 아내는 최순실이요, 할매요, 정법스승이다.

 

나는 서울대 출신들의 형편없는 공감능력을 지적한 적이 있다. 서울대 출신들 중 많은 사람들은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은 없다는 사고가 쩔어 있어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병을 안고 있다. 사과는 개나 주는 것이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고가 만연되어 있다.

 

원희룡에게서도 잠복해 있던 그런 병증이 발현되었다. 자신이 설정한 기준이 표준이고 최고라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체화된 된 듯하다. 원희룡이야말로 나르시시즘을 넘어 거의 소시오패스‘수준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별짓을 다하고 있지 않은가? 이재명을 진단한 기준이라면 원희룡도 소시오패스에 근접했다고 볼 여지는 충분하다. 이준석과의 대화 내용 공개나, 부적절한 발언을 한 아내를 옹호하고 나선 것이 결국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아닌가? 각설하고 원희룡에게서 부부선서와, 개인적 통화 내용을 세상에 까발린 것을 빼면 뭐가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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