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종기 칼럼] 어느때보다 힘든 대통령 선거와 沐猴而冠(목후이관)

심종기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2/01/16 [01:19]

[심종기 칼럼] 어느때보다 힘든 대통령 선거와 沐猴而冠(목후이관)

심종기 칼럼니스트 | 입력 : 2022/01/16 [01:19]

▲ 심종기 칼럼니스트     ©

[신문고뉴스] 심종기 칼럼 =  "목후(원숭이의 일종)가 감투를 쓰다.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沐猴而冠(목후이관)에 담겨진 의미는 "의관은 갖추었으나, 마음이나 행동이 사람답지 못한 위인을 비유한 말입니다."

 

옛날 어느 선비가 봇짐을 하나 둘러메고 산천길을 유람에 나섰습니다. 길을 걷다가 힘들면 주막에 들러 다리품을 쉬기도 하면서 백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백성들의 삶의 기록을 생생하게 남겼습니다. 

 

풍광이 아름다운 곳을 지나게 되면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짓기도 하면서 팔도유람을 하였습니다. 선비가 어느 고을을 지나게 되었는데 희한한 모습을 보고 발길을 멈추었습니다. 

 

고을의 백성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원숭이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것이었습니다. 참 희한한 일도 다 있다. 이 고을 백성들은 왜 다들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 낼까?  선비는 그 고을에서 한룻밤을 유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 선비는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이곳저곳을 살펴보았습니다. 조용하던 시장이 갑자기 소란해 지면서 여기저기서 원숭이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조금 후에 관아의 포졸들이 들이닥치면서 시전상인들에게 눈을 부라렸습니다. 선비는 점점 이 상황이 궁금해졌습니다. 관아의 포졸들이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간 다음에 선비는 시전상인에게 자초지정을 물었습니다. 시전상인은 외지인의 선비에게 쭈빗거리면서 말문을 닫았습니다. 선비는 하는 수 없이 주막을 찾았습니다. 탁주 한잔에 국밥을 시켜놓고 주모에게도 탁주 한 사발을 건냈습니다. 

 

‘주모~!!  이 고을에는 참 희한한 일이 있소!, 왜 백성들이 하나 같이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것이오’

주모의 말에 의하면 백성들이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이유는 이러했습니다. 

 

이 고을 원님은 포악하기가 이를데 없고 무식하기가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위인이며, 그의 아들들은 하나 같이 망나니에 개차반이라고 합니다.

 

고을의 아리따운 처녀들은 보는 족족 겁탈하고 백성들의 재물을 자기 마음대운 사사로이 처분하고 고을의 정사는 돌보지 않고 주지육림에 빠져 산다고 합니다.

 

고을 원님이 하는 일이라곤 한성의 고관대작에게 뇌물을 바치고 아리따운 여인을 상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견디다 못한 백성들이 조정에 여러 번 상소를 올렸으나 조정의 고관대작들이 원님에게 귀 뜸을 해주어 상소를 올린 백성은 치도곤(治道棍)을 당해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원님이 포악하니 관아의 포졸들은 더 사악하고 교활하고 흉악무도하여 고을의 백성들은 한 날 한 시도 편안 날이 없다고 합니다. 고을의 백성 하나가 원님과 원님의 아들 그리고 포졸들이 보이면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고을 백성들에게 이심전심으로 전해서 온 고을의 백성들이 위기가 닥치면 원숭이 울음소리로 신호를 보낸다고 합니다. 

 

고을의 백성들은 고을 원님을 부를 때 원숭이가 관을 썼다고 한답니다. 의관은 갖추었으나 마음이나 행동이 사람답지 못한 고을 원님을 비유한 말이라고 합니다. 沐猴而冠(목후이관)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에 사는 우리들도 이 沐猴而冠(목후이관)이란 고사성어를 곱씹어 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뽑은 목민관이 沐猴而冠(목후이관)이 아닌지 말입니다.

 

남의 눈을 뜨게 하기 이전에 내 눈부터 올바로 떠야 합니다. 남의 마음을 열게 하기 이전에 내 마음부터 열어야 합니다. 사물을 정확하게 판단 할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있어야 합니다. 나의 작은 이익을 우선시 하여 목후이관의 목민관을 뽑으면 백성은 고달파지고 종국에는 나라도 망하게 됩니다. 

 

지금도 이 땅에는 목후이관의 목민관들이 도처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습니다. 20대 대선 유력후보 중에도 의관은 갖추었으나 그 됨됨이가 원숭이 같은 후보도 눈에  들어옵니다. 토안묘조(兎顔猫爪)의 교활한 후보도 보이고, 목후이관의 후보도 보이고,  파렴치한 (破廉恥漢)의 후보도 보이고,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후보도 보입니다. 

 

그 어느때 보다도 선택하기 힘든 대선입니다.

 

"삼류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눈으로 보는 사람이며, 이류는 우리라는 집단의식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며, 일류는 민심의 눈과 미래세대를 위한 눈으로 보는 사람이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선택의 기준은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 선택의 기준은 일류의 눈입니다. 그 일류의 눈은  실사구시(實事求是)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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