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춘보 칼럼]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은 즉각 해명하라

심춘보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2/05/27 [19:14]

[심춘보 칼럼]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은 즉각 해명하라

심춘보 칼럼니스트 | 입력 : 2022/05/27 [19:14]

▲ 심춘보 칼럼니스트     ©

[신문고뉴스] 심춘보 칼럼 = 조선 정조 임금은 삶 자체가 아슬아슬 해서였는지 유독 술을 좋아했다고 한다. 

 

‘불취무귀’ 즉, 술에 취하지 않으면 집에 못 돌아간다는 말을 보면 유생들에게 술을 먹여놓고 시를 지으라고 했던 말이나 필통에 술을 부어 정약용에게 주었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기도 하다. 꼭 술 때문인 것은 아니지만 정조는 47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그를 술꾼으로 기억하지 않는 것은 절제를 했기 때문이다.

 

<공자>도 두주불사형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경계하고 절제했다. 논어에 ‘유주무량불급난“이란 말이 나온다.  주량은 제한 없고 흐트러짐이 없다는 말이다.

 

조선 성리학의 아버지 <주자>는 “술은 사람을 기쁘게 하므로 양을 정하지 않고 다만 취하는 것을 절도로 삼았다.”는 말을 남겼다. 

 

다산 정약용은 아들에게 술을 절제할 것을 당부하면서 “술이란 입을 적시는데 있다. 술을 마시는 정취는 살짝 취하는데 있는 것이지 얼굴이 붉은 귀신처럼 되고 토악질을 하고 잠에 골아 떨어져 버린 다면 무슨 정취가 있겠느냐.”라고 했다.

 

제나라 임금인 ‘경공’이 이레 동안이나 술만 마시자 ‘현장’이라는 사람이 “임금께서 이레 밤낮을 그렇게 마구 술을 마시다니요. 이제 술은 그만 드시기를 원합니다. 아니면 저에게 죽음을 내려 주십시오.”라고 간하자 ‘경공’이 ‘현장’의 말을 듣게 되면 신하에게 굴복하는 것이고 듣지 않으면 신하를 죽이게 되는데 이를 어찌하면 좋겠냐고 <안자>에게 의견을 구했다.

 

안자가 아뢰길 “다행입니다. 현장이 임금과 같은 분을 만났으니 망정이지 걸주 같은 폭군을 만났더라면 그는 죽은 지 이미 오래였을 것입니다.” 이에 경공은 술자리를 치워 버렸다.(안자춘추 참고)

 

윤석열이 두주불사형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술꾼답게 여러 장소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항간에는 청와대에 들어가기를 그렇게도 거부한 것이 결국은 퇴근 후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술을 마시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그런 가운데 사진 한 장이 세상을 들썩이고 있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퇴근 후 밤 11시에 불콰해진 모습이 천하에 공개됐다. 국민의힘은 조작된 사진이라고 펄쩍 뛰고 있는데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데도 당사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가 대통령실에서 겨우 내놓은 해명은 대통령의 동선을 일일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말뿐이다.

 

대통령은 왜 침묵하고 있는 것일까?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했던 사람은 윤석열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던가?  가타부타 확인해 주는 것이 자신이 입에 달고 다니는 상식에 부합하는 일이고, 사실이 아니라면 그 좋아하는 법적 조치를 취하고도 남을 일인데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보면 사진은 조작된 게 아니라 사실인 것 같다. 만약 일부 언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페이스북 갈무리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어 있다.

 

청와대까지 버린 마당에 국민과 가까이에 있는 대통령 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심정은 이해를 하지만 생경하면서도 분명 도가 지나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24시간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그럴 자세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애당초 욕심을 낼 자리가 아니다. 국가 안위와 직결되기 때문에 행동 하나하나는 신중해야 하고 기밀해야 한다.

 

국가 안보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보수 대통령이 언제 북한이 도발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날 미사일 한방 쏘아대니 경기를 한 사람들이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고 다닌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집에서 마시는 것까지야 탓할 일이 아니지만 퇴근 후라는 궤변을 내세워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술을 마시고 다니는 것이 사실이라면 탄핵을 하자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너무 쉽게 생각해서 그런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아직도 검찰총장의 티를 벗지 못했음이다. 퇴근 시간은 사적인 시간이라는 개념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사생활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대통령이 사생활을 지나치게 고집해서는 곤란하다. 따지고 보면 대통령에게는 사생활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생활을 강조하기 위한다면 사적 시간을 즐길 때는 국가로부터 받는 모든 혜택도 내려놓아야 하는게 논리적으로 맞는것인데 그럴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는가? 그 시간까지 경호원들은 무슨 죄인가?  자리에 맞지 않게 자유분방한 대통령에게 간언하는 참모가 있는지 모르겠으며, 자신이 즐기기 위해 여러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대통령의 특권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절제가 필요한 것이다.

 

일본의 전설적인 관상가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사주가 아무리 좋아도 절제하는 사람 못 당한다”

 

허나 윤석열은 사주는 좋아 대통령 자리를 꿰찼을지 모르지만 절제는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큰일이다.

 

한편 메이저 언론, 특히 보수 언론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는 흔적이 없다. 세월호 당시 박근혜의 태만과도 견줄만한 사안인데 입을 봉하고 있다. 역시 권력의 간신 다운 짓이다.

 

《주역》의 핵심은 ‘때’다.  때를 못 맞추면 곤욕을 치르게 되는 게 세상의 이치다. 국민은 윤석열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마치 어린아이가 망치를 든 것처럼 말이다. 그가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면 오밤중까지 통을 할 일이 아니라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국민을 안정시키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이때를 놓치면 윤석열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부민부국의 기치 아래 제나라를 가장 부유한 국가로 만든 천하의 재상 <관중>은 군주인 환공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제가 듣기로는 술은 내장에 무리를 주고 말에 실수를 낳게 합니다. 말에 실수가 있으면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몸을 버리는 것과 술을 안 마시는 것이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윤석열이 새겨 들어야 할 양약이고 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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