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웅 대표 "언론과 민주당이 “촛불대행진”을 왜 언급하지 않을까?"

김성호 기자 | 기사입력 2022/10/03 [01:28]

김민웅 대표 "언론과 민주당이 “촛불대행진”을 왜 언급하지 않을까?"

김성호 기자 | 입력 : 2022/10/03 [01:28]

[신문고뉴스] 김성호 기자 = 시민단체 '촛불전환시민행동(약칭 촛불행동)'이 주최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토요집회가 지난 1일 8차 집회가 진행되면서 동력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진행된 집회의 양상에서 8차 집회의 열기는 확실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 지난 1일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제8차 촛붉대행진 모습     ©김민웅 페이스북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 파문과 각종 '외교 참사' 파장이 이 집회의 동력을 키우고 있으며, 이는 특히 윤 대통령 자신이 한 말임에도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방송국 앵커 출신들이 전 국민 60%가 바이든으로 들란다는 말을 '날리면'이라고 강조하면서 정권과 국민의 대립양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1일 광화문 광장 인근 세종대로 3개 차로에 걸쳐 열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8차 집회 촛불대행진에는 주최측 추산으로 약 3~4만 명이 모였다.

 

이날의 열기에 고무된 때문인지 집회 주최측인 '촛불행동'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이날 "오늘 우리는 새로운 진격을 시작했다"며 "오늘 우리는 촛불동지가 되었고, 촛불가족이 되었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 집회의 열기를 오는 22일 서울에서 열린 예정인 전국 시민들이 총집결 촛불 집중 집회에 쏟아부을 계획임도 알렸다.

 

그러나 이 같은 시민들의 열기는 아직 우리 언론들의 보도 초점에는 들어있지 않다. 따라서 주최측은 일단 집회참여인파의 확대에 열중이다. 집회의 참여인원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우리 언론들의 관심도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이에 2일 김민웅 대표는 공개적으로 이 같은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 이날 촛불집회에서 김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새로운 진격'을 말했다     ©김민웅 페이스북

 

다음은 이날 김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언론과 민주당이 “촛불대행진”을 왜 언급하지 않을까?

 

- 8차 촛불 대행진을 마치고 “제2 촛불국민 대항쟁”의 본격적인 시작을 기리면서

- 지나고 보니 제1차 촛불국민 대항쟁은 본격적인 촛불혁명의 전야제(또는 서막)였던 셈이다.

- 주권자 국민들은 자신의 정치를 개시했다! 

 

1. 언론은 MBC 표적 공세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문제로 인식하기에 일정하게 연대를 표한다. 그러나 역사의 반동과 정면 대결할 의지는 아직 없다. 국민들의 촛불을 변방의 사건으로 인식하고 싶어한다. 그러다 대세가 되면 기회주의적으로 여기에 올라탄다. 반복되어왔던 태도다. 

 

2. 국민들이 현실을 이해하고 뉴스를 소화하는 방식에 중대한 변화가 온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SNS와 유투브는 이제 국민적 뉴스 회로다. 이번 윤석열의 욕설난리도 공식 매체로부터 시작된 뉴스가 아니다. 정보취득과 의견교환의 벨트가 달라진 것이며 이로써 ‘소통 생태계의 변화’가 이미 오래 전부터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디지털 직접 민주주의”의 힘이다. 이를 감지하지 못하면 기성 언론은 날이 갈수록 도태되어갈 것이다. 아니 알고 있지만 무시하고 있는 셈이라고나 할까. 결과는 같다. 

 

3. 민주당도 국민들의 촛불대행진을 거론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경고 삼으라고 할 법도 한데 그러지 않는다. 민주당 소속의 개별적 정치인들만 합류의사를 밝히고 있을 뿐이지 민주당 당 전체는 윤석열의 반성과 사과촉구에 머물러 있다. 고쳐 쓸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윤석열이 과연 그럴 수 있는 위인일까? 물론 이는 ‘일차적으로’ 택할 수 있는 전술이기는 하다. 

 

4. 그러나 국민들의 판단은 대체로 끝났다. 행동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런 국민적 판단과 행동을 따르지 못하는 이유를 짐작해보자면, 첫째, 퇴진집회라는 점에서 아직은 부담이다. 둘째, 자신들의 통제권 밖의 사건으로 주도권을 쥐기 어렵다. 셋째, 대세를 형성하기까지 기다린다, 가 아닐까 싶다. 만일 이렇다면, 결국 민주당은 지난 시기에 보였던 전투력 약화 내지 부재의 되풀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는 두 번의 선거 패배였다. 

 

▲ 김민웅 페이스북    

 

5. 독도 인근까지 일본 자위대가 들어온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민주당은 입을 다물고 있다.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공식 논평이 없다. 이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킬 자세는 당연히 없다. 이런 태도는 야당의 존재 이유를 묻게 된다. 촛불대행진에 모인 국민들은 이와 관련하여 매국 정권에 대한 질타를 끊임없이 했다. 민주당은 어디 쯤 있는 것일까?  

 

6.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촛불국민들의 행동과 항쟁의 본격적 시작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얼만큼의 위력으로 어디까지 가겠어, 하는 의구심이 있을 법하다. 이와 관련한 정치적 자신감도 없다. 그러나 이는 현장에 가보지 않은 이들의 관념적 판단에 지나지 않는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만이 아니라 이제 젊은이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제8차 촛불 대행진 집회에서 한 여성과 십대 청소년의 발언이 얼마나 간결하면서도 위력적이었는지 보았다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7. 대세가 되면 민주당은 이런 상황을 자신의 자산으로 삼고 싶을 것이다. 2016년 촛불의 힘으로 변화한 상황에 기초한 촛불정부의 등장은 그렇게 이뤄졌다. 하지만 촛불혁명은 그걸 토대로 만들어진 정부가 어느새 점차 언급하지 않기 시작했다. 정치적으로 이용만 하고 촛불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반동의 결집을 자초했고 그 결과가 윤석열 정권의 출현이다.  그러니 이번에는 더 늦지 않게 촛불국민들의 현장에 민주당의 조속한 합류를 바란다. 

 

▲ 김민웅 페이스북     ©

 

8. 이 경험은 제2 촛불국민 대항쟁에 중요한 노선 정리를 하게 해주고 있다. 압도적인 힘을 보다 빠른 속도로 모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누구도 쉽게 무시할 수 없게 해야 한다는 점. 엄청난 지구력과 강력한 위력이 요구된다는 점, 실패하면 대대적인 총반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 윤석열 정권 퇴진이 끝이 아니라 이후의 정국관리까지 촛불의 역사의식으로 구성해나가야 한다는 점 등이다. 

 

9. 이제 촛불혁명의 본격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지나고 보니 제1 촛불국민 대항쟁은 촛불혁명의 전야제(서막)였던 셈이다. 이번에는 윤석열 퇴진이 굳이 탄핵을 거치지 않을 수 있다. 그건 기득권을 우선하려는 기성체제의 힘에 의지하거나 그 힘에 대해 청원으로 해결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직접 행동했으니 직접 행동의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체제전환의 의식”까지 갖추어지고 있다. 주권자 국민들은 자신의 정치를 개시했다. 주권자 국민의 존엄한 의지가 담긴 정치의 시작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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