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신고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순회경선이 막바지로 가면서 최고위원 경선 1위자리에서 밀려난 정봉주 후보의 행보에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다.
즉 자신이 1위자리에서 밀려난 것이 이재명 대표 후보의 개입 때문이었다며 차기 구성될 민주당 지도부에 입성하면 확실하게 '반 이재명' 활동을 하겠다는 것을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공개하면서 민주당내 친 이재명계 당원들이 분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1년부터 2012년 12월까지 딴지일보에서 방송했던 팟케스트 '나는 꼼수다'에서 정 후보와 함께했던 김용민 목사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봉주 후보와 그 캠프가 '이재명 체제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것을 공개했다"며 "정 후보가 그 발언을 취소하지 않으면 낙선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봉주 후보를 생각하며"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정봉주 후보의 정치적 자산은 나꼼수 이후 수구부패세력에 의해 19대 총선 출마가 좌절되고, 감옥에 다녀오고, 가짜 미투로 인해 서울시장, 20대 총선 출마가 좌절되고, 다시 21대 총선도 그로인해 쌓인 악마적 이미지 때문에 좌절한 것, 즉 이로 인한 연민과 동정"이라며 "전당대회 초반 그의 인기는 민주당 전당대회 유권자의 채무감 때문일 것"이라고 정봉주 후보의 최고위원 경선 득표력에 대해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 담김 의미를 놓고 "정권 타도 및 탈환을 위한 유능한 지도부 구성이 본질"이라며 "정봉주의 대임(大任)은 유능한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이재명 시대의 개막을 위한 최전방 공격수가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런 다음 "그런데 정봉주 후보가 보수방송 관계자에게 이재명 대표를 비난하고 마치 수박세력의 워딩을 방불케 하는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이것은 매우 심각한 배신이고, 그래서 지지했던 또는 지지할 뜻을 밝힌 많은 당원은 진의가 무엇인지 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작금의 정봉주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의 민심도 설명했다.
그리고는 "나꼼수 활동이 중도확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정봉주 후보. 현재 스코어, 중도는 고사하고 민주진영 안에서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며 "지금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용민 목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 전문이다.
<정봉주 후보를 생각하며>
정봉주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SBS 유튜브에 나가서 자신이 중도 확장성이 있다고 말하며 그 근거로 '나꼼수 활동'을 들었다고 한다.
2020년 11월, 주진우 기자에게 윤석열과의 관계를 밝히라고 말하며 더이상 나꼼수 멤버가 아님을 밝힌 내가 그 키워드를 다시 언급할 이유는 없지만 몇마디는 해야할 것 같다.
사실 돌아보면 나꼼수로 인해 나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고, 어떤 일을 펼칠 때마다 가늠할 수 없을 도움과 응원의 손길이 있었기에 나꼼수 활동은 나에게 천운이고 천혜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더이상 나꼼수 멤버가 아니라지만, 나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을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 날마다 애쓴다는 점은 밝히고 싶다.
그러나 활동 종료 12년이 지난 시점에서 나꼼수로 정치적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나로서는 잘 이해가 안 된다.
정봉주 후보의 정치적 자산은 나꼼수 이후 수구부패세력에 의해 19대 총선 출마가 좌절되고, 감옥에 다녀오고, 가짜 미투로 인해 서울시장, 20대 총선 출마가 좌절되고, 다시 21대 총선도 그로인해 쌓인 악마적 이미지 때문에 좌절한 것, 즉 이로 인한 연민과 동정이다.
전당대회 초반 그의 인기는 민주당 전당대회 유권자의 채무감 때문일 것이다. 정봉주가 허물이 있고 가볍다는 이미지가 있어도 말이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가 정봉주에 대한 보상이 핵심 가치일 수 없다. 정권 타도 및 탈환을 위한 유능한 지도부 구성이 본질이다. 정봉주의 대임(大任)은 유능한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이재명 시대의 개막을 위한 최전방 공격수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봉주 후보가 보수방송 관계자에게 이재명 대표를 비난하고 마치 수박세력의 워딩을 방불케 하는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이것은 매우 심각한 배신이고, 그래서 지지했던 또는 지지할 뜻을 밝힌 많은 당원은 진의가 무엇인지 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봉주 후보는 정확한 뜻을 밝히지는 않으면서 "갈라치기"라며 대응하고 있다. 불리한 이슈에 침묵하는 것은 낡은 정치의 오래된 공식이다. 그러나 이는 정봉주다운 대응이 아니고, 또한 정봉주의 정치적 자산이라는 (대중이 기억하는) 나꼼수의 길도 아니다.
정봉주 후보는 서울 선거가 오기 전에 어떻게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 바란다. 자신에 대한 비판이 '갈라치기'인지 여부는 지지자가 알아서 판단한다. 본인은 무슨 말을 했고, 그게 진의인지를 설명하면 된다. 필요하다면 반성해도 된다.
나꼼수 이야기 나온 김에 한마디 더. 나는 2012년 총선을 말아먹었다는 비판을 들은 이후로 어떠한 형태이든 정치적 재기로 가는 다리를 남김없이 불살랐다. 그게 도리이고 나꼼수다움이라고 생각했다.
12년 동안 나를 비롯해 활동했던 네 사람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정치에 관여했다. 나꼼수는 희망을 발산해왔을까, 아프게 복기해본다.
한때 MB라는 영리하고 성실한 악당에 맞서 우리 모두 쫄지 말고 싸우자고 했을 때의 나꼼수는 세상의 유익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도 그러한가?
대표적으로 윤석열 김건희를 ‘단군 이래 최고의 검사’ ‘인격자’로 미화해 이들의 무난한 국가권력 장악의 첨병 노릇한 과오, 이건 뼈가 부러지는 듯 아픈 일이다.
그래서 많은 민중이 2019년 서초동 촛불이 타올랐을 때에도 ‘문재인을 아버지로 여기는 윤석열’의 이미지를 덧씌워 물을 탔다. ‘조국 수호’는 외쳤지만 ‘윤석열 퇴진’을 말 못하게 했다.
(오늘의 윤석열 타도를 위한 촛불 동력이 약해진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타도는 민중봉기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어렵다. 하루 빨리 저 폭주하는 정권을 멈춰 세워야 하는데 현재로선 민중의 불타는 요구가 아닌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한동훈 앞에서는 더이상 악마기자가 되지 못하는 주진우 기자는 모 종교방송 팝 프로그램 DJ나 하고 있다. MBC 외(外) 이 시기에 제도권 방송 앞에서 마이크를 잡는 이른바 ‘민주진영’ 인사로 주진우 말고 또 있을까? 누구보다도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의 정보가 많을 그의 침묵을 나꼼수의 타락이라고 생각할 사람들은 없을까?
나꼼수 활동이 중도확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정봉주 후보. 현재 스코어, 중도는 고사하고 민주진영 안에서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지금 매우 위험하다.
내가 이 말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2012년 총선에서 떨어지고 그 이전까지 지지와 사랑만 받던 내가 총선 책임론을 뒤집어 쓰며 엄청난 비난과 모욕을 당해봤기 때문이다. 겸허히 다 안았다. 그들에게 얼마나 고대하고 갈망했던 총선 승리였나? 그 경험으로 대중의 지지와 사랑을 사유화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신념을 품게 됐다.
대중의 지지는 무서운 것이다. 어제까지 절대적 옹호를 하다가도 오늘 강력한 안티가 되는 게 대중이다. 나꼼수의 뜨겁고 단단했던 지지는 모든 게 조건부라는 점, 잊지 말아야 한다. 나꼼수를 아름답게 추억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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