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옥 칼럼] 일본 자민당 다카이치 압승, 일본은 과거를 선택했다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6/02/10 [11:22]

[조찬옥 칼럼] 일본 자민당 다카이치 압승, 일본은 과거를 선택했다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입력 : 2026/02/10 [11:22]

[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승부수가 자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면서 자민당의 향후 정국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총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의 압승은 정권 안정이 아니라 역사 부정과 군사 정상화를 향한 일본 사회의 집단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 일본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는 전후 일본이 유지해온 최소한의 자기 통제선이 무너졌음을 뜻한다. 일본은 전후 80년간 유지해온 최소한의 자기 억제와 역사적 책임 의식을 스스로 거둬들였다. 이는 일본 사회가 보수 강경 노선을 안정적 통치 모델로 승인했다는 정치적 결론이다.

 

이제 일본 정치와 외교는 조심스러운 우경화가 아니라 공세적 우경화로 진입했다. 이번 선거는 일본 사회의 안정이 아니라 퇴행이었고,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의 후퇴였다.

 

이제 일본은 숨기지 않는다. 강경함이 표가 되고, 부정이 정치가 되며, 힘이 외교가 되는 나라로 돌아가고 있다. 이는 현실에 가까운 진단이다. 다카이치가 말하는 것은 대등한 파트너십이 아니라 미·일 중심 질서에 한국을 편입시키는 관리형 협력이다. 이는 신뢰가 아니라 계산이며, 외교가 아니라 위계다.

 

※ ‘실용 보수’라는 포장, 내용은 강경 우익

 

다카이치의 압승은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다. 이는 일본 유권자 다수가 과거를 부정하고 힘의 논리를 선택했다는 집단적 선언이다. 이번 압승은 일본 정치가 전후 질서의 마지막 안전핀마저 풀어버렸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선택의 대가가 한일 관계, 나아가 동북아 질서에 전가된다는 점이다.

 

다카이치를 둘러싼 일부 평가는 교묘하다. 현실적 보수, 강한 일본을 말하지만 협력도 중시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역사 수정주의와 군사 정상화 노선을 미화한 표현에 불과하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무성의한 태도, 평화헌법 개정 추진은 다카이치 정치의 핵심 요소다. 압승 이후에는 더 이상 숨길 이유조차 없어졌다. 일본은 국내 결집을 위해 언제든지 한국을 편리한 타깃으로 삼을 수 있는 정치적 조건을 갖추게 됐다.

 

안보와 경제 때문에 한일 협력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협력은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신뢰가 아니라 계산 위에 놓인 협력이다.

 

다카이치 정부가 추구하는 한·미·일 협력은 대등한 파트너십이 아니라 미·일 동맹 질서에 한국을 종속시키는 구조에 가깝다.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가 ‘공동 대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될수록 한국의 외교적 자율성은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 일본 외교 관계와 전망

 

다카이치의 압승은 일본 정치 우경화의 시작이 아니라 완성에 가깝다. 과거에 대한 반성도, 주변국에 대한 배려도 국내 정치 앞에서는 부차적 사안이 됐다.

 

향후 일본 정치는 네 가지 방향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첫째, 보수 내 견제 세력의 붕괴.

자민당 내부의 중도 조정파는 설 자리를 잃었다. 다카이치의 승리는 강경 노선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둘째, 외교의 국내 정치 종속.

외교는 국내 정치의 하청이 되고, 외교 마찰은 지지층 결집의 소재가 된다.

 

셋째, 역사·안보 이슈의 국내 정치화.

야스쿠니, 교과서, 독도 문제는 외교 조정 사안이 아니라 국내 정치용 카드가 된다.

 

넷째, 방위비 증액과 자위대 역할 확대, 헌법 개정의 가속.

일본은 더 이상 스스로를 ‘전후 국가’로 규정하지 않는다. 이 변화는 한일, 한미일, 중일 관계를 동시에 흔든다. 그 충격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한국에 도달한다.

 

※ 한국이 직면한 선택지는 줄어든다

 

한일 관계는 ‘좋아질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충돌 없이 관리하느냐’의 문제다. 관계 개선의 시대는 끝났고, 충돌 관리의 시대가 도래했다.

 

일본은 역사 문제를 외교 리스크가 아니라 정치 자산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독도, 강제동원, 위안부, 교과서 문제는 구조적 선택이 될 수 있다.

 

한일 관계의 핵심은 ‘잘 지내자’가 아니라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안보 협력은 필요에 의해 유지되겠지만, 신뢰 기반 협력과는 다르다.

 

※ 다카이치 체제의 한·미·일 관계

 

한·미·일 협력은 수평적 협력이 아니라 위계적 질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전략 중심, 일본은 실행 핵심, 한국은 참여자 구조다.

 

일본이 한·미·일 협력에 적극적인 이유는 군사적 정상국가화에 대한 외교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 틀 안에 들어오면 일본의 군사 확대는 ‘공동 대응’으로 포장된다.

 

※ 미국은 일본을, 일본은 한국을 활용한다

 

미국은 동북아에서 비용을 줄이려 하고, 일본의 역할 확대를 원한다. 일본은 이를 지렛대로 한국에 더 많은 안보 부담과 정치적 동조를 요구할 수 있다.

 

침묵 속 협력은 묵시적 동의로 해석된다. 외교에서 굳어진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 중일 관계: 전략적 갈등의 구조화

 

다카이치 체제에서 중일 관계는 관리 대상이 아니라 전략적 갈등 구조다. 일본은 중국을 장기 경쟁자로 규정하고, 전초기지 역할을 자임할 가능성이 크다.

 

중일 관계는 상호 불신과 계산된 대치가 구조화되는 국면으로 갈 수 있다. 이 구도에서 한국은 자연스럽게 압박을 받는다.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말하지 않으면 타인의 전략에 포함된다.

 

※ 한국 외교의 착각: 실용은 전략이 아니다

 

전략 없는 실용은 강한 쪽의 논리에 흡수된다. 역사 문제를 미루고 안보와 경제만 앞세우는 순간 협상력은 약화된다.

 

원칙 없는 실용은 타인의 전략을 대신 실행하는 역할에 그칠 수 있다.

 

※ 지금 필요한 것은 외교 기술이 아니라 외교 결단

 

어디까지 협력할 것인가

무엇은 넘지 않을 것인가

언제 단호히 선을 긋는가 외교는 호감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말솜씨가 아니라 분명한 기준과 결단이다.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조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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