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칠레 방문 마무리…“FTA 넘어 핵심광물·AI·방산 협력 확대”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26/07/31 [13:24]

李 대통령, 칠레 방문 마무리…“FTA 넘어 핵심광물·AI·방산 협력 확대”

임두만 기자 | 입력 : 2026/07/31 [13:24]

[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 칠레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한 양국 협력을 핵심광물과 첨단산업, 인공지능(AI), 인프라, 방산 등 미래 전략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시간 30일 칠레 독립을 이끈 건국 영웅 베르나르도 오히긴스 장군의 동상에 헌화한 뒤, 칠레 대통령궁 헌법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며 1박2일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칠레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간직한 모네다궁에서 카스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칠레 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를 포함한 주요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칠레 방문은 11년 만이다. 양 정상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고위급 교류와 정부 간 협의체를 재활성화하고, 2022년 수교 60주년을 맞아 격상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칠레가 1949년 남미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민국을 승인했으며, 한국이 최초로 FTA를 체결한 국가라는 점에서 양국 관계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한국이 우수한 인적자원과 산업·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빠른 경제성장과 국가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며, 칠레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과 미래 산업 육성 과정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칠레 FTA 위원회 10년 만에 재가동

 

양 정상은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가 지난 20여 년 동안 양국 경제관계 발전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FTA 발효 이후 양국 교역 규모가 약 4배로 증가한 만큼, 앞으로는 상품 교역을 넘어 투자와 첨단산업, 공급망 등으로 경제협력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양국은 10년 만에 한·칠레 ‘FTA 자유무역위원회’를 재가동해 통상·투자 현안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변화한 국제 통상 환경을 반영한 호혜적 FTA 개선 방안도 협의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폭넓은 자유무역 네트워크를 보유한 한국과 칠레가 동북아시아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핵심 태평양 파트너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태평양동맹(PA),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등 주요 경제협력체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리·리튬 공급망 협력 강화…광물 파트너십 MOU 체결

 

양 정상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 세계적인 구리·리튬 자원 보유국인 칠레의 상호보완적 강점에 주목하고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광물자원 파트너십 양해각서’는 양국의 자원협력 범위를 경제안보와 첨단산업 경쟁력에 직결되는 핵심 광종 전반으로 확대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양국은 기존 정부 간 자원협의체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정례화해 핵심광물 관련 정보 교환과 기술 협력, 인적 교류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산티아고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과 핵심광물 공급망과 미래 성장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에는 광물과 에너지, 방산, 유통 분야의 양국 기업인과 정부·경제단체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OCI홀딩스와 포스코홀딩스, LS홀딩스, 고려아연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기조발언에서 “2004년 체결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은 대한민국 최초의 FTA였고, 20년 만에 양국 교역은 4배 이상 성장했다”며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이 미래 협력의 지평을 더욱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칠레는 세계적인 리튬과 구리 생산국이자 글로벌 친환경 산업의 핵심 공급기지이고, 한국은 배터리와 첨단소재, 자동차, 반도체, 인공지능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양국을 공동 성장을 이룰 최적의 협력 파트너로 평가했다.

 

AI·방산·조선·친환경 에너지로 협력 다변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핵심광물과 첨단산업·디지털, 친환경에너지·교역 확대 등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간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LS는 칠레 국영 구리기업 코델코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구리 제련 과정에서 금과 은 등 귀금속을 회수하는 사업을 양국 상생협력의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전력산업과 구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칠레와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화그룹은 칠레를 중남미 방산협력의 거점국으로 평가하고 잠수함과 호위함 사업 참여, 조선 산업 현대화를 위한 공동설계·생산·수출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장갑차 사업과 관련한 현지화 방안도 검토해 장기적 방산 협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네이버는 칠레가 남미 최초로 자국어 기반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한 국가라는 점을 들어 양국 간 풀스택 AI 생태계 구축 협력을 제안했다. 칠레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한국의 AI 기술을 연계한 지속가능한 AI 산업 협력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소비재 분야에서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K-푸드와 K-뷰티를 중심으로 칠레와 중남미 시장 진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FTA로 시작된 양국 경제협력이 광물과 첨단·미래산업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양국 기업인들이 제안한 협력 아이디어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차카오 교량·군용차량·해양안보 협력 확대

 

양 정상은 인프라와 치안, 방산 분야에서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칠레에서 건설 중인 중남미 최장 왕복 4차로 현수교인 차카오 교량이 원활하게 완공될 수 있도록 칠레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 기업이 향후 수자원과 교통 등 칠레 인프라 발전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조직범죄와 초국가범죄 대응, 해양 불법 활동 근절, 해상 수색·구조 등 경찰과 해양경찰 간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군용차량의 칠레 수출 계약 체결을 환영하고, 단순한 장비 수출을 넘어 해양안보와 조선·방산 분야에서 장기적이고 호혜적인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관계기관 간 협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남극·천문 연구와 유엔해양총회 공동 개최 협력

 

양 정상은 AI 정책과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디지털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천문 관측지인 아타카마 사막에서 진행 중인 양국 간 천문 연구와 남극 연구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과학기지 설립 이후 칠레가 한국의 남극 연구 활동을 지원해 온 데 감사를 표하고, 한국 연구대원들이 앞으로도 안전하게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양국은 태평양을 마주한 해양 국가로서 공동 개최하는 ‘2028년 제4차 유엔해양총회’의 성공을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해양환경과 자원의 보전, 지속가능한 활용 등 국제 해양 거버넌스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문화·인적 교류 확대…“진정한 친구 아미고로 미래 열어야”

 

문화와 인적 교류 확대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카스트 대통령은 칠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팝과 K-드라마는 물론 K-뷰티와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에서도 칠레 와인과 자연환경, 문학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칠레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동포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생활하면서 양국 관계와 칠레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칠레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칠레 내 한인 동포사회가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며 적극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칠레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고, 카스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며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카스트 대통령에게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공식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칠레 방문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과 칠레는 숱한 역경 속에서도 국민의 굳건한 의지로 자유와 독립을 지켜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많이 닮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는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진 귀한 가치”라며 “그 뜻을 잊지 않고 국민 한 분 한 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더욱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국의 첫 FTA 상대국이자 오랜 우방인 칠레와의 협력을 핵심광물과 첨단산업 등 미래지향적 분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고위급 교류와 정부 간 협의체를 적극 재가동해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이행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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