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지사,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재정상태 심각한 위기"

"20년 만 지방채 발행, 구조개혁 더는 미룰 수 없다"..."민생 포기하지 않겠다…생명·안전·취약계층 예산 끝까지 지킬 것"

김승호 수도권본부장 | 기사입력 2026/08/05 [16:03]

추미애 경기지사,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재정상태 심각한 위기"

"20년 만 지방채 발행, 구조개혁 더는 미룰 수 없다"..."민생 포기하지 않겠다…생명·안전·취약계층 예산 끝까지 지킬 것"

김승호 수도권본부장 | 입력 : 2026/08/05 [16:03]

[신문고뉴스] 김승호 수도권본부장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 재정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다며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고 강도 높은 재정 정상화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20년 만의 지방채 발행과 민생예산 일부 미편성 등 구조적 재정 악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위공직자 경비 삭감, 낭비성 예산 차단, 조직 개편, 세입구조 개선 등 4대 재정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재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추미애 지사 .©경기도 제공

 

추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경기도 재정 상황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두고 과장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새로운 공약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조차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민선 8기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상당수 민생사업과 필수사업 예산을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했다"며 "취임 이후에야 이러한 재정 실상을 보고받았고,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위기의 심각성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지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불과 2~3년 뒤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다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재정을 바로 세우고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재정 비상 상황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총 9,430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세 차례 발행했다. 이는 지방채 발행 한도의 99.6%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방채 발행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를 개정해 용도가 정해진 각종 기금 5,588억 원을 일반회계 등에 활용했으며, 남북협력기금도 384억 원 가운데 340억 원이 전용돼 현재 44억 원만 남은 상태다.

 

추 지사는 "지방채를 발행하고 기금까지 끌어다 쓰며 당장의 위기를 넘겼지만 올해 예산조차 온전히 편성하지 못한 '미완의 예산'이 됐다"며 "그 결과 노인장기요양, 소아응급의료,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가족돌봄수당, 농작물재해보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다수 민생사업의 마지막 3개월 예산이 편성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에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남아 있지 않다. 재정을 바로잡을 골든타임마저 놓쳤다"고 진단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의 구조적인 세입 기반도 문제로 꼽았다. 전체 예산 약 41조7천억 원 가운데 도가 정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약 3조5천억 원에 불과하며, 도세의 절반 이상을 경기 변동에 민감한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 원에서 올해 약 8조 원 수준으로 30%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 3기 신도시 개발에 따른 취득세 수입도 당초 예상했던 6,500억 원에서 2,3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며,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경기도가 인프라를 투자해도 법인지방소득세는 시·군에 귀속되는 구조적 한계도 지적했다.

 

 

복지지출 증가도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 현재 경기도 복지예산은 전체 예산의 약 49%를 차지하고 있으며, 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향후 60%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5년간 경기도의 고령인구 증가율은 연평균 6.8%로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추 지사는 이날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고 4대 재정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도지사를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업무경비를 감액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이어 일회성 행사와 선심성 사업, 불필요한 연구용역과 민간위탁 사업 등을 전면 재검토해 낭비성 예산을 차단한다.

 

또 도지사 직속 참모조직을 포함한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고, 취득세 중심의 불안정한 세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방소비세 확충과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 배분 개선, 국고보조사업 지방비 부담 완화 등 제도개혁을 정부와 국회에 적극 건의하기로 했다.

 

다만 추 지사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민생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 등 반드시 확보해야 할 예산은 끝까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위기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닌 만큼 이를 바로잡는 데에도 시간과 고통이 따르겠지만 그 부담을 사회적 약자에게 떠넘기지 않겠다"며 "불필요한 곳에서 먼저 줄이고 더 큰 책임이 있는 곳에서 더 많이 감당하는 공정한 재정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의 어려움을 미래 세대의 빚으로 넘기지 않고 경기도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며 경기도의회와 31개 시·군, 도민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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