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주권’ 외치던 팀정청래, "주석야청? 호남이 계몽 대상인가” 비판 나와

이성윤 “주석야청, 호남의 민심” 글 파문…임미애 “당원을 동원 대상으로 보나”
김민석 “빨치산 시절 ‘낮에는 대한민국, 밤에는 공산당’에서 나온 말 아닌가”
송영길 “역사의식 없이 당원을 표 주는 기계쯤으로 여겨”
지방선거 때부터 정청래 향한 호남 반발…김영록 “호남인 무시·우롱했다”
정청래는 광주서 최민희·이성윤·한민수 공개 지원…‘팀정청래’ 선거 논란 확산

이재상 호남본부장 | 기사입력 2026/08/07 [15:51]

‘당원주권’ 외치던 팀정청래, "주석야청? 호남이 계몽 대상인가” 비판 나와

이성윤 “주석야청, 호남의 민심” 글 파문…임미애 “당원을 동원 대상으로 보나”
김민석 “빨치산 시절 ‘낮에는 대한민국, 밤에는 공산당’에서 나온 말 아닌가”
송영길 “역사의식 없이 당원을 표 주는 기계쯤으로 여겨”
지방선거 때부터 정청래 향한 호남 반발…김영록 “호남인 무시·우롱했다”
정청래는 광주서 최민희·이성윤·한민수 공개 지원…‘팀정청래’ 선거 논란 확산

이재상 호남본부장 | 입력 : 2026/08/07 [15:51]

[신문고뉴스] 이재상 호남본부장 =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당대표 후보와 이른바 ‘팀정청래’로 분류되는 최고위원 후보들의 호남 관련 발언과 행보가 잇따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당원주권’을 전면에 내걸어 온 정 후보 진영이 정작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당원을 설득과 존중의 대상이 아닌 ‘동원해야 할 표’로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당내 경쟁 후보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은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인 이성윤 의원의 이른바 ‘주석야청(晝錫夜淸)’ 발언이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주석야청, 호남의 민심입니다”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문맥상 ‘낮에는 김민석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밤에는 정청래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임미애 의원은 7일 김민석 당대표 후보와 함께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이 표현을 문제 삼았다. 임 후보는 “권리당원들이 낮에는 김민석을 지지하는 것처럼 하지만 실제로 밤에는 정청래를 지지한다는 뜻”이라며 “당원을 무엇으로 보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임 후보는 이 표현이 호남 현대사의 상처를 건드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호남과 지리산 일대가 한국전쟁 전후 이념 대립과 빨치산 토벌 과정에서 깊은 상처를 가진 지역이라는 취지로 지적하면서, 당원을 독립적인 정치적 판단의 주체가 아니라 동원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깔린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분들이 매일 당원주권을 외치더니 하는 행태는 당원주권과 거리가 멀다”며 “당원을 동원하는 대상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김민석 후보도 이 자리에서 ‘주석야청’이라는 표현을 과거 이념대립기의 ‘주야 이중성’ 프레임과 연결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후보는 “옛날에 무슨 빨치산, 낮에는 대한민국이고 밤에는 공산당이다, 그런 것에서 나온 얘기”라는 취지로 말하며 “뜬금없이 그게 나와서”라고 했다.

 

송영길 당대표 후보 역시 강하게 비판했다. 송 후보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성윤 후보의 게시물을 공유한 뒤 “기여한 바 없이 누리면서 역사의식도 없고 당원을 동원의 대상이나 표 주는 기계쯤으로 여기는 정신상태로 아무 말이나 내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한심한 수준으로 어떻게 최고위원을 하고 다시 한번 더 하겠다고 나온 것인지 참으로 참혹하다”며 “당원들께서 표로 심판해 달라”고 했다.

 

이번 논란이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정청래 후보가 이미 지방선거 과정에서 호남 민심과 충돌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6·3 지방선거 직후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청래 당시 민주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퇴진 운동까지 선언했다. 김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 호남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오만한 당대표에 의해 우리 호남인은 철저히 외면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광주·전남 시도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우롱했다”며 정 대표를 향해 “호남팔이를 집어치우라”고까지 했다. 당시 호남 공천 과정 등을 둘러싸고 누적된 지역 내 반발이 공개적으로 폭발한 장면이었다.

 

실제로 지방선거 이후 정 후보에게 호남은 당권 재도전을 위해 반드시 수습해야 할 지역으로 꼽혀왔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약 30%가 호남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 후보는 지방선거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선택했고, 대표직 사퇴 직전에도 다시 호남을 비공개 방문했다.

 

당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에는 호남 공략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정 후보는 7월 17일 광주 지역 당원대회에서 자신이 대표 시절 추진한 ‘1인 1표제’를 강조하며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키고 다섯 번째 민주당 대통령을 만들어 내려면 우리가 똘똘 뭉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바로 이 자리에서 정 후보가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들을 사실상 공개 지원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정 후보는 자신의 후원계좌에 한도를 훨씬 초과하는 돈이 들어왔다면서 “제 계좌로는 그만 보내시고 최민희, 이성윤, 한민수 의원의 후원계좌로 주말에는 보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직접 세 후보의 이름을 거론하며 후원을 요청한 것이다.

 

이후에도 정 후보와 최민희·이성윤·한민수 후보의 공동 행보는 이어졌다. 세 사람은 당 안팎에서 대표적인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로 분류되고 있으며, 예비경선에서도 세 후보 모두 본선에 진출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본경선이 친명계 5명과 친청계 3명의 경쟁 구도로 압축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친청 지지층 사이에서는 최고위원 투표에서 최민희 후보와 함께 출생월 등에 따라 이성윤·한민수 후보에게 표를 분산하는 이른바 전략투표 방식까지 공유된 것으로 보도됐다. 한겨레는 예비경선 당시 친청 지지층이 ‘생일투표’ 방식으로 표를 분산한 데 이어 본경선을 앞두고도 최민희 후보와 이성윤·한민수 후보에게 표를 배분하는 전략이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 후보 역시 다른 지역 당원 간담회에서 “나는 이미 후원 한도가 마감됐다”며 최민희·이성윤·한민수 후보에게 후원하는 방법이 있다고 재차 언급하는 등 이들에 대한 지원을 숨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에서는 정 후보가 표면적으로는 별도 캠프를 두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상 최고위원 후보들과 하나의 정치적 팀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정 후보는 출마 전부터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의원과 정책토론회를 함께 개최하는 등 공동 행보를 이어왔다.

 

여기에 일부 친청 성향 온라인 공간에서 호남의 선택을 두고 ‘계몽’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표현이 등장했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논란은 ‘팀정청래의 호남 인식’ 문제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정청래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른바 ‘부산 노사모 호남 계몽’으로 알려진 웹자보를 올려 '영남 깨시민'들이 호남을 깨우러 간다는 홍보를 벌여 호남을 깨인 영님인들이 가르치러 가야 하는 곳으로 묘사하면서 송영길 후보의 직격을 받았다.

 

즉 특정 지역 유권자나 당원의 선택을 ‘계몽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사고는 노무현 정치가 강조했던 지역주의 극복 정신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최민희 후보 역시 당권 경쟁 초기부터 정청래 후보를 적극 엄호해왔다. 최 후보는 정 후보에 대한 지방선거 책임론이 불거졌을 당시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승리”라며 정 대표 사퇴론의 확산을 차단했고, 전당대회 국면에서는 “민주당의 시대정신상 정 전 대표가 맞다”며 정 후보가 ‘당원주권 1인 1표제’를 지킬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주석야청’ 논란은 단순한 말실수를 넘어 정청래 후보와 친청 최고위원 후보들이 줄곧 내세운 ‘당원주권’의 실질적 의미를 되묻게 하고 있다.

 

정 후보는 호남에서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강조했고, 1인 1표제를 자신의 대표적인 정치적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같은 진영의 최고위원 후보가 호남 당심을 두고 ‘낮과 밤이 다르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경쟁 후보들이 이를 “당원을 동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정 후보 측의 당원주권론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더구나 호남은 민주당에서 단순히 권리당원이 많이 거주하는 ‘표밭’만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민주화와 정권교체의 역사를 만들어온 민주당의 정치적 기반이면서, 정 후보가 지방선거 직후 가장 거센 책임론에 직면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주석야청’ 파문이 향후 호남 경선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당원주권을 외치는 것과 실제 당원을 정치적 판단의 주체로 존중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경쟁 후보들의 공세가 이어질 경우, 정청래 후보와 최민희·이성윤·한민수 후보로 묶이는 이른바 ‘팀정청래’의 호남 전략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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