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 사과…“무지한 채 가족의 자랑처럼 말해”방송서 ‘4대째 의사 집안’ 소개했다 논란…증조부 안상호 과거 행적 뒤늦게 확인...초기 ‘사실무근’ 입장문 낸 점도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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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하영 (사진 하영 인스타그램에서 갈무리) |
하영은 자신이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다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영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공개하고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근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접하며 가족의 역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가족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만 알아…자랑처럼 꺼내왔다”
이번 논란은 하영이 지난 7일 방송된 KBS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자신의 집안을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하영은 자신의 집안이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밝히면서 증조부에 대해 “제가 듣기로는 양의학을 일본에 가서 배워오시고 한양에 개원을 하신 첫 의사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증조부가 고종의 진료를 보기도 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전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의사로 활동했던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과거 행적이 온라인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하영은 사과문에서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며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며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했다.
![]() ▲ 하영이 자필로 올린 사과문 (하영 인스타그램 갈무리) |
안상호, 친일인명사전엔 없지만 ‘내선일체 모범 가정’ 보도·친일단체 활동 논란
안상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등재된 인물은 아니다. 다만 일제강점기 당시 행적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특히 1918년 12월 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는 ‘완전히 내지화한 의사 안상호씨의 가정’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보도에서 안상호의 가정이 이른바 ‘내선일체’의 모범적 사례로 소개됐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또 안상호가 친일 성격의 단체로 평가되는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도 알려지면서 하영이 방송에서 증조부를 자랑스럽게 소개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만 안상호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은 만큼, 특정 인물의 역사적 행적에 대한 평가는 당시의 구체적인 활동과 사료를 종합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초기엔 소속사 통해 ‘사실무근’…하영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제 부족함”
하영은 논란 초기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취지의 입장이 전달된 데 대해서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그는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당시 저 역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 과정에서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 나가게 됐다”며 “충분한 확인 없이 잘못된 입장이 전달되도록 한 점 또한 저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더 큰 혼란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안이 너무나 무겁고 죄송스러워 어떻게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증조부의 과거 행적을 알지 못했다는 해명을 넘어, 논란 발생 이후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이를 부인했던 초기 대응까지 잘못이었다고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 ▲ 사진, 하영 인스타그램 갈무리 © |
“몰랐다는 사실이 역사 외면할 이유 될 수 없어”
하영은 특히 자신이 증조부의 행적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면책의 이유로 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광복절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서도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마음 깊이 새기겠다”며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독립유공자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길 것…행동으로 실천”
하영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국 근현대사를 더욱 깊이 공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다”고 강조한 뒤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이번 논란은 유명인의 가족사 소개에서 출발했지만,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후손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문제로까지 번졌다.
증조부의 행위 자체에 대한 책임을 후손에게 물을 수는 없다는 시각과 별개로, 확인되지 않은 가족사를 공개적으로 미화하거나 역사적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부인하는 대응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영 역시 이번 사과문에서 증조부의 과거에 대한 ‘후손의 책임’을 주장하기보다는,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가족의 자랑으로 소개하고 논란 초기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부인했던 자신의 언행에 대해 사과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광복절을 앞두고 불거진 논란에 하영이 직접 자필 사과문까지 공개하며 잘못을 인정한 가운데, 그가 약속한 역사 공부와 독립유공자에 대한 존경을 앞으로 어떤 행동으로 보여줄지도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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