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북도면 시도리의 한 임시도로 공사 현장에서 철근과 유리,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기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대량으로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환경단체들은 해당 현장에 대한 복토나 추가 공사를 중단하고 전면 굴착 조사와 공인기관 시험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에코넷과 인천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등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 옹진군 북도면 시도리 116-1번지 일대에서 진행 중인 '시도리 공사용 임시도로 개설공사' 현장에서 건설폐기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토사와 섞여 매립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시도리 일대 약 13만2,852㎡ 부지에 주거·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기초 단계 공사로, 에스티개발이 발주하고 장형기업이 시공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사업부지는 해수가 드나드는 갯벌 인근으로, 계획부지 내 법정보호종과 해양 생태계 현황 등을 조사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본협의가 지난해 11월 28일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완료됐다.
글로벌에코넷 등은 환경지킴이 장애인연합회의 제보를 토대로 지난 11일 현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단체들은 파도와 빗물에 토사가 씻겨 나가면서 노출된 제방 단면에서 녹슨 철근과 금속 조각, 폐콘크리트, 벽돌, 유리, 플라스틱, 비닐 등 각종 이물질이 흙 속에 섞여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날카로운 금속과 유리 조각 등이 발견돼 현장 안전문제뿐 아니라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인근 갯벌로 오염물질이 흘러들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는 "현장에서 확인된 물질을 일반적인 자연 토사나 정상적인 골재로 보기 어렵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순환골재가 사용됐다면 관련 법령상 품질기준을 충족했는지, 반입 경로와 승인 절차가 적법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 조사가 이뤄지기 전에 흙을 덮는 복토 작업이 진행될 경우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현장 보존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특정 업체의 위법 여부를 미리 단정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확인된 정황에 대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주민과 해양환경에 피해가 발생했는지를 명확히 확인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지난해 11월 완료된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계획지구 내 토양오염 유발시설이 분포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향후 토양오염 시설 등이 발견될 경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오염토양 처리와 복원대책을 시행하도록 적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는 제방도로 공사 단계에서부터 대량의 건설폐기물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시행사와 시공사뿐 아니라 관리·감독 기관인 옹진군도 현장 확인과 사실관계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천 행·의정 감시네트워크는 옹진군에 ▲조사와 시료 채취가 끝날 때까지 복토·반출·추가공사 중단 및 현장 보전 ▲주민·환경단체·관계기관 입회 아래 제방 전 구간 공개 굴착 조사 ▲공인기관을 통한 반입 물질 성상과 순환골재 품질, 토양·침출수·해수·퇴적물 오염 여부 검사 및 결과 공개 ▲국유재산 사용허가서, 설계·시방서, 반입대장, 계량표, 품질시험성적서, 운반차량 기록과 현장점검 자료 공개 등을 요구했다.
또 조사 결과 위법 또는 부적합 시공이 확인될 경우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해당 물질을 적정 처리하고 원상복구와 행정처분, 고발 또는 수사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이번 의혹이 제기된 업체가 인천 서구 검단지역에 적치된 약 1천만 톤 규모 토사·골재 문제와도 관련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행·의정 감시네트워크와 오류왕길동 아파트 주민,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등은 지난 7월 9일에도 해당 적치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먼지 피해를 우려하며 높이 10m 이상의 방진벽과 살수시설, 방진덮개 설치, 시설 옥내화 등 주민 보호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환경단체들은 향후 시도리 공사현장의 매립 물질이 실제 건설폐기물인지 여부와 순환골재 사용기준 충족 여부, 토양 및 해양환경 오염 가능성 등에 대한 관계기관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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