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교협 “대학서열 완화·사립대 공공성 강화 필요”…교육부와 정책간담회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8/13 [06:34]

민교협 “대학서열 완화·사립대 공공성 강화 필요”…교육부와 정책간담회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8/13 [06:34]

  지난 7월 29일 정책간담회 직후 가진 기념 사진         사진제공 = 민교협 2.0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2.0)와 교육부가 고등교육 개혁과 대학 내 연구·교육 노동환경 개선, 사립대학 공공성 강화, 인공지능(AI) 시대 교육체제 전환 등을 놓고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민교협2.0은 지난 7월 29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교육부 대학정책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간담회를 열고 현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 전반에 대한 대학 현장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교진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모든 정책은 현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대학 체제 개혁 과정에서 교수와 연구자 등 교육현장 당사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거점국립대 3개교 집중 지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향후 전국 10개 지역거점국립대로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대학 서열화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교협은 이날 현 정부의 핵심 대학정책인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지역거점국립대 집중 지원, 지역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앵커사업’, 대학등록금 인상 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민교협 측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이 대학 서열구조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음에도 지원 대상이 일부 대학에 집중될 경우 오히려 대학 간 서열화와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교육부는 한정된 재원으로 우선 성공모델을 만든 뒤 지원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우선 3개 지역거점국립대를 집중 지원한 뒤 추가로 3개 대학, 다시 3개 대학 등 단계적으로 정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거점국립대 육성이 주변 사립대학과 지역사회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산업과 대학을 연계하는 ‘앵커사업’과 관련해서도 논의가 이어졌다.

 

민교협은 앵커사업이 기존 RISE 사업보다 지역경제 생태계 구축 측면에서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산업 수요 중심의 대학정책이 학문 분야 간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지원이 해당 분야의 인재 양성에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며 인문사회·기초과학 분야를 포함한 융합적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 내 연구·교육 노동환경 개선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민교협은 국립대와 사립대 일부 전임강사의 낮은 연봉 수준과 정년트랙·비정년트랙 교원 사이의 임금 격차, 보직 및 대학평의원회 참여 제한 등 대학 내 차별 문제에 대한 실태조사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또 비정년트랙 교원과 비전임교원, 강사 등 대학 내 다양한 교육·연구 노동자들과 교육부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는 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강사의 근로시간과 방학 중 임금 등 법원 판결과 노동정책을 대학 현장에 반영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 등과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비정년·비전임·강사 등 고용 형태가 대학마다 달라 일률적인 실태조사나 대학평가 지표 반영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립대학의 공공성과 대학 거버넌스 문제도 집중 논의됐다.

 

민교협은 전체 고등교육의 상당 부분을 사립대가 담당하고 있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재단 중심의 비민주적 운영과 대학 사유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방이사 제도가 사립학교법과 학교법인 정관에 따라 운영되면서 기존 이사회 중심의 권력구조를 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개방이사 선임 과정에서 대학평의원회와 지역사회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교육부는 사학 비리에 대해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사학감사 인력을 확대하고 대규모 대학에 대한 감사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8월부터 시행되는 사립대학구조개선법을 통해 임시이사가 파견된 학교법인의 재산처분 및 일부 사업 양도가 가능해지고, 시행령을 통해 비리 당사자에 대한 해산장려금 지급 제한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개방이사 제도를 포함한 대학 거버넌스 개혁에 대해서는 급격한 제도 변경보다는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AI 시대 대학 교육의 방향을 놓고도 의견이 오갔다.

 

민교협은 인공지능 기술이 경제·정치·교육·보건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대학 교육체계도 선제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 구조조정과 학령인구 감소로 인문사회 교육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AI 시대일수록 인문학적 소양과 기초학문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며 교육체계 전반의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교육부도 산업정책에 고등교육 정책을 단순 종속시키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회 변화와 관계없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교육부는 반도체 산업 호황 등에 따른 초과 세수 가운데 약 20조 원 규모를 ‘미래기금’으로 조성해 고등교육 분야에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관련 예산은 정부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실제 사업 규모나 추진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최교진 장관은 대학 정책을 둘러싼 현장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교수·연구자 단체 사이에 실무 및 대표자 차원의 소통 창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민교협과 교육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고등교육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회의 재정적·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지속적인 정책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교육부에서는 최교진 장관을 비롯해 김훈호 장관정책자문관, 한세효 정책보좌관, 이해숙 고등평생정책실장, 안주란 국립대학지원과장, 안상훈 사립대학지원과장 등이 참석했다.

 

민교협에서는 하상복·송수영·박철웅 공동의장과 선재원 교육공공성강화특별위원장, 이성재 노동위원장, 김선일 사무처장, 조희원 사무차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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