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무죄에 한동훈의 ‘부스럭’ 역공…되레 검찰 불법수사 책임론 부메랑

한동훈 "녹음파일 틀자”..."검찰 위법 강변하나" 비판 거세...조국 “검찰은 위법수집 하면 안 되는 게 법”…홍준표 “불법수사 지휘·감독 책임 없나”
김민석 “조작·프레임으로 생사람 잡아”…송영길·박지원도 책임론...‘증거 확실하다’던 당시 법무장관…왜 적법한 수사로 증명하지 못했나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6/08/22 [22:53]

노웅래 무죄에 한동훈의 ‘부스럭’ 역공…되레 검찰 불법수사 책임론 부메랑

한동훈 "녹음파일 틀자”..."검찰 위법 강변하나" 비판 거세...조국 “검찰은 위법수집 하면 안 되는 게 법”…홍준표 “불법수사 지휘·감독 책임 없나”
김민석 “조작·프레임으로 생사람 잡아”…송영길·박지원도 책임론...‘증거 확실하다’던 당시 법무장관…왜 적법한 수사로 증명하지 못했나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6/08/22 [22:53]

[신문고뉴스] 이재상 기자 =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 시절 국회에서 이른바 ‘돈봉투 부스럭 소리’를 직접 언급하며 혐의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한 정치권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한 의원이 “실제로 돈을 받지 않은 것이 드러나 무죄가 된 것이 아니라 위법수집증거가 배제돼 무죄가 된 것”이라고 반박하자,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물론 홍준표 전 대구시장까지 “그렇다면 검찰의 위법수사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는 취지로 반박하면서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은 노웅래 전 의원이 한동훈 의원을 비난하고 있다     

 

쟁점의 핵심은 단순하다. 검찰이 범죄 혐의를 입증하려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확보한 증거로 법정에서 유죄를 증명해야 한다.

 

법원이 검찰의 핵심 증거 수집 절차 자체를 위법하다고 판단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이를 단순히 ‘형식적인 이유’라고 치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노웅래 1심 이어 항소심도 무죄…법원 “영장주의 위배된 증거수집”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는 21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노 전 의원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해 휴대전화 압수수색과 전자정보 탐색·선별 과정이 영장주의에 위배되는 위법한 증거수집 절차에 해당한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역시 검찰이 제출한 주요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판단했고,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노 전 의원에게 내려진 무죄 판단은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노 전 의원은 판결 직후 “윤석열 정치검찰의 조작기소, 조작수사를 바로잡는 데 3년9개월이 걸렸다”며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의원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2022년 한동훈 “돈봉투 부스럭 소리까지”…국회에서 직접 혐의 강조

 

논란이 한 의원에게 집중되는 이유는 그가 단순히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던 2022년 12월 노 전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둔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 필요성을 직접 설명하면서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확보한 증거 내용을 법무부 장관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노 전 의원 혐의의 신빙성을 강하게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나오면서 당시 발언은 다시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한동훈 “돈 안 받은 것으로 드러난 게 아니다…위법수집증거 배제 때문”

 

한 의원은 여권의 사과 요구에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노 전 의원은 실제로 돈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무죄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위법수집증거(녹음파일 등) 배제라는 형식적 이유로 무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22일에는 한발 더 나아가 녹음파일을 공개적으로 함께 들어보자고 제안했다.

 

한 의원은 해당 녹음파일에는 과거 자신이 국회에서 언급한 ‘돈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 정도가 아니라 돈을 받은 뒤의 대화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억울하고 잘못이 없는 것처럼 계속 우길 거면 국회에서 그 녹음파일 다 같이 한번 들어보자”고 했다.

 

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노 전 의원의 2024년 총선 공천 배제를 사과한 것을 두고서도 “신파 역할극”, “공소취소 빌드업”이라고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위법수집 때문에 무죄’라면…검찰 책임은 사라지나

 

그러나 한 의원의 반박은 역설적으로 검찰 수사의 위법성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는 모양새다. 형사재판에서 위법수집증거를 배제하는 원칙은 단순한 절차상의 흠결을 문제 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지키도록 강제하기 위한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이다.

 

더욱이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휴대전화 압수수색과 전자정보 탐색·선별 과정이 ‘영장주의에 위배되는 위법한 증거수집 절차’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한 의원 주장대로 녹음파일 등에서 혐의 입증이 가능할 정도로 명백한 내용이 확인됐다면, 왜 검찰은 이를 적법한 수사절차를 통해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인정받도록 확보하지 못했느냐는 반론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증거가 확실했지만 위법수집증거라서 무죄가 됐다”는 한 의원의 논리는 노 전 의원의 유죄를 증명하는 사법적 근거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검찰이 왜 위법하다고 판단될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했는지에 대한 책임론으로 되돌아오는 셈이다.

 

조국 “나도 위법수집증거 주장했지만 유죄…반헌법적 궤변”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이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조 원장은 22일 페이스북에서 한 의원이 송영길·노웅래 등 정치인들이 위법수집증거 때문에 무죄를 받았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반헌법적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조 원장은 자신의 재판에서도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유죄가 선고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한 의원의 논리를 반박했다.

 

핵심은 검찰이 애초부터 위법한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법원이 증거수집 절차를 위법하다고 판단해 증거능력을 배제했다면 이를 ‘형식적 이유’로 폄하하는 것은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을 가볍게 보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홍준표까지 직격 “그렇다면 검찰이 불법수사 자인한 것”

 

비판은 여권에서만 나오지 않았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한 의원의 주장 자체를 되받아쳤다. 홍 전 시장은 “둘 다 검찰의 위법 수집 증거 때문에 무죄가 된 것인데 무죄가 아니라고 한동훈은 반박한다”며 “그렇다면 검찰이 불법수사를 자인한 것이 되는데 불법수사를 지시, 감독한 한동훈의 책임은 없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증거를 갖다 붙이는 것이 조작수사의 전형”이라고 비판하며 한 의원을 과거 자신이 사용했던 ‘조선제일껌’이라는 표현으로 다시 공격했다.

 

따라서 검사출신인 홍 전 시장의 지적은 이번 논쟁의 핵심을 압축한다.

 

한 의원이 ‘돈을 받지 않아 무죄가 된 것이 아니라 위법수집증거 때문에 무죄가 됐다’고 강조할수록, 당시 수사를 진행한 검찰이 왜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할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민석 “조작과 프레임으로 생사람 잡아”…송영길 “한동훈 응답하라”

 

민주당 지도부의 공세도 거세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노 전 의원의 항소심 무죄 판결 직후 페이스북에 “검찰이 조작과 프레임으로 생사람을 잡은 케이스”라고 규정했다.

 

김 대표는 “조작 기소됐지만 끝까지 재판받아 봐라? 야만이다”라며 “이쯤 되면 결자해지, 석고대죄해야 양심검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송영길 의원 역시 “한동훈은 응답하라”며 당시 한 의원의 ‘돈봉투 부스럭’ 발언을 문제 삼았다. 송 의원은 한 의원이 해당 발언으로 국회의원들을 기망했다고 주장하면서, 노 전 의원의 무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의원에게 정치적·사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도 “억울함을 어떻게 보상할지 검찰과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의원이 답변해야 한다”며 “책임지고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한 의원이 위법수집증거 때문에 무죄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오히려 “불법 수사를 자행한 검찰의 만행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정치검찰 패악질에 편승해 읍참마속…노웅래 선배께 사과”

 

이재명 대통령도 노 전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2024년 총선 당시 민주당 대표로서 노 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던 것을 거론하며 “전체 선거를 위해 정치검찰의 패악질에 편승해 읍참마속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는 국가권력의 악용으로 무고한 국민이 희생당하지 않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이에 대해 “노 전 의원의 돈 봉투 사건으로 신파 역할극을 한다”며 이 대통령이 자신의 형사재판과 관련한 ‘공소취소 빌드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스럭 소리’에서 ‘녹음파일 틀자’로…그러나 판결은 항소심까지 ‘무죄’

 

결국 이번 논란은 2022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온 한 의원의 ‘돈봉투 부스럭’ 발언으로 다시 돌아간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의원은 검찰이 확보한 녹음 내용을 근거로 노 전 의원 혐의가 상당한 것처럼 국회에서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고, 항소심은 검찰의 증거수집 과정이 영장주의에 위배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했다.

 

그런데도 한 의원은 “돈을 받지 않은 것이 드러나 무죄가 된 것이 아니다”, “녹음파일을 국회에서 같이 듣자”며 법원의 무죄 판결과 별개로 노 전 의원의 금품수수 ‘실체’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사법에서 범죄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곳은 SNS나 국회 정치공방의 장이 아니라 법정이다. 그리고 그 입증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통해 확보된 증거로 이뤄져야 한다.

 

한 의원 주장처럼 결정적인 증거가 존재했다면 검찰은 적법한 절차로 이를 확보해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고 혐의를 입증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위법수집증거 때문에 무죄일 뿐’이라는 한 의원의 항변이 노 전 의원을 향한 의혹을 되살리는 논거가 될지, 아니면 자신이 법무부 장관으로 있던 시기 검찰 수사의 적법성과 책임을 다시 묻는 ‘부메랑’이 될지 정치권의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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