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사망 실종자 수백명...한국인 9명 실종...빙하·암석 붕괴 가능성,‘지진은 없었다’…USGS “관측된 진동은 지진 아닌 빙하·암석 붕괴가 만든 지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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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팔 홍수현장 실시간 영상...BBC 영상 갈무리 |
처음엔 “지진 뒤 빙하 붕괴”…USGS 분석은 달랐다
재해 발생 직후 네팔 당국은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한 뒤 빙하가 붕괴하면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네팔 정부의 초기 설명에서는 오전 8시37분께 지진이 발생하고 약 3분 뒤 돌발 홍수가 보고됐다는 내용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후 USGS의 분석은 이 같은 초기 설명을 뒤집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USGS는 처음 규모 4.4 지진으로 보고됐던 신호가 실제 지각 운동에 따른 지진이 아니라, 빙하와 암석 덩어리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지진 에너지였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토석류가 뒤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까지의 분석을 종합하면 산악지대 상류에서 대규모 얼음과 암석이 붕괴해 강으로 쏟아져 들어갔고, 엄청난 양의 토사와 물이 하류로 밀려 내려가면서 재앙적인 홍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네팔 재난 당국도 네팔·중국 라수와가디 국경검문소에서 북동쪽으로 약 20㎞ 떨어진 렌데강 일대에서 얼음과 암석의 산사태가 발생한 뒤 토사와 물이 섞인 급류가 하류를 덮친 것으로 파악했다.
빙하 녹은 물·강우가 지반 불안정 키웠나…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
다만 빙하와 암석이 왜 갑작스럽게 무너졌는지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빙하가 녹으면서 형성된 물이나 집중적인 강수로 지반과 얼음층의 안정성이 떨어졌을 가능성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힌두쿠시 히말라야 지역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빙하 감소와 영구동토층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으로 꼽히지만, 이번 재해를 곧바로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단정하기에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 과학자들은 위성자료와 지진파, 기상·빙하 자료 등을 토대로 정확한 발생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재해 당시 거대한 물과 진흙, 암석이 한꺼번에 하류를 덮치면서 주택과 도로, 교량, 발전시설이 순식간에 휩쓸렸다. 로이터가 확인한 영상에는 국경 지역에서 주민들이 급류를 피해 달아나는 사이 건물과 차량이 거대한 토석류에 휩쓸리는 모습이 담겼다.
![]() ▲ 이미지 출처 : X에서 갈무리 |
사망 최소 160여 명…관광객·순례자 수백 명 실종
피해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27일 네팔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162명에 이르며, 네팔 관광 당국 집계로 실종된 관광객만 579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400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티베트 지룽 지역에서도 대규모 실종자가 보고되고 있다.
다만 네팔과 중국 당국의 실종자 집계에는 중복 가능성이 있고 피해 지역의 도로와 통신망이 끊긴 곳이 많아 정확한 전체 인명 피해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구조 당국은 수색이 본격화되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네팔에서는 도로와 교량이 광범위하게 파괴됐고 수력발전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라수와 지역은 진흙과 토사가 뒤덮이고 접근 도로가 끊기면서 육상 구조대의 진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군은 헬기를 투입해 생존자 구조와 식량·텐트 등 긴급 구호물자 수송에 나섰다. 중국 역시 구조 인력과 군·무장경찰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과 도로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엔과 주변 국가들도 구호 인력과 물자를 지원하고 있다.
수력발전소 근무 한국인 9명 연락두절
우리 국민 피해도 발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네팔 라수와 지역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이 현재까지 연락 두절 상태다. 이 가운데 6명은 두산에너빌리티, 3명은 한국남동발전 소속으로 파악됐다.
같은 지역에서 한때 고립됐던 다른 한국인 10명은 안전이 확인됐다. 이들은 현지에서 구조와 이동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실종 한국인들의 수색과 구조를 지원하기 위해 외교부 4명, 소방 당국 5명, 경찰 2명 등 모두 11명으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을 구성했다.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가 팀장을 맡았으며, 대응팀은 27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홍콩을 거쳐 네팔 카트만두로 향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역시 자체 대응 인력을 현지로 보내고 정부와 네팔 당국, 현지 사업 관계자들과 연락망을 가동하며 실종자 소재 파악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 긴급점검회의…28일 민주당 오찬도 연기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오후 예정됐던 수석보좌관회의를 미루고 네팔 홍수와 관련한 국민 피해 긴급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예정됐던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청와대 오찬도 연기됐다. 청와대는 네팔 현지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부에 구조인력 급파와 신속한 대응을 요청하며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현재 구조작업의 최대 관건은 접근로 확보와 추가 산사태·홍수 가능성이다. 피해 지역 상당수가 높은 산악지대이고 도로와 통신망이 파괴된 데다 진흙과 토사가 넓은 지역을 뒤덮어 수색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재해의 원인이 처음 알려진 ‘지진’이 아니라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에 따른 연쇄적 토석류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빙하 안정성과 돌발 홍수에 대한 경보·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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