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의대 선정 ‘부지 허위 기재’ 의혹…목포·서남권 반발, 법정·청와대로

목포대 87.85점·순천대 89.15점 불과 1.3점 차…부지 확보 평가 놓고 공정성 논란, 목포대 선정취소 소송·집행정지 신청
순천대 계획서엔 “부지 이미 확보”…실제론 ‘유치 확정 시 시유지 무상임대’ 협약...목포경실련은 심사위원 8명 고발
박지원 “정의롭지 못한 서류·공정하지 못한 심사라면 원천무효…민형배 시장 결자해지해야”...서남권 시민사회 무안청사 규탄집회

이재상 호남본부장 | 기사입력 2026/09/04 [23:24]

순천대 의대 선정 ‘부지 허위 기재’ 의혹…목포·서남권 반발, 법정·청와대로

목포대 87.85점·순천대 89.15점 불과 1.3점 차…부지 확보 평가 놓고 공정성 논란, 목포대 선정취소 소송·집행정지 신청
순천대 계획서엔 “부지 이미 확보”…실제론 ‘유치 확정 시 시유지 무상임대’ 협약...목포경실련은 심사위원 8명 고발
박지원 “정의롭지 못한 서류·공정하지 못한 심사라면 원천무효…민형배 시장 결자해지해야”...서남권 시민사회 무안청사 규탄집회

이재상 호남본부장 | 입력 : 2026/09/04 [23:24]

[신문고뉴스] 이재상 호남본부장 = 전남권 국립 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으로 국립순천대학교가 선정된 데 대한 목포와 전남 서남권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단순한 지역 간 유치 경쟁을 넘어 순천대가 심사 과정에서 제출한 의대·대학병원 부지 확보 계획의 ‘허위 기재’ 의혹이 제기되고, 심사위원 구성과 검증 절차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논란은 법정과 수사기관, 시민사회의 거리투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와 공정이 강물처럼 넘치는 전남광주특별시가 되어야 한다”며 “의과대학 선정이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않았다면 원천 무효화가 정답”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대학은 정의롭게 제출서류를 작성하고 심사기관은 공정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정의롭지 못한 제안 서류와 공정하지 못한 심사는 사법부로 넘어갔다. 당연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공정·과정을 중시하는 전남광주특별시민의 자존심을 민형배 시장께서 지켜주시기 바란다”며 민 시장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순천대 89.15점·목포대 87.85점…1.3점이 가른 의대 설립대 선정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달 30일 전남연구원의 심사를 거쳐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으로 순천대를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했다.

 

전국 단위 의료전문가 8명이 참여한 평가에서 순천대는 89.15점, 목포대는 87.85점을 받아 두 대학의 차이는 불과 1.30점이었다.

 

당초 특별시는 심사의 객관성과 공정성,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남연구원을 심사 전담기관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평가 역시 교육부 추진계획에 따라 의대 신설 추진체계, 교육시설 확보계획, 교육병원 확보계획, 교원 확보계획, 의대·교육병원의 역할과 책임 등 5개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정 직후 목포대와 서남권에서 심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문제 삼는 주장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특히 순천대가 제출한 ‘의대·대학병원 부지 확보’ 관련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순천대 서류에는 “15만㎡ 부지 이미 확보”…실제는 ‘선정되면 무상임대’

 

논란의 핵심은 순천대가 제출한 ‘국립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추진계획’에 기재된 부지 확보 내용이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순천대는 계획서에서 의과대학 교지와 교육병원 부지 15만1719㎡를 “이미 확보”했으며, 다른 후보 대학에 비해 의대 설립 초기 핵심 과제인 부지 문제를 조기에 해결했다는 취지로 이를 대학의 핵심 강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별첨된 순천대·순천시·순천시의회의 8월 12일 업무협약에는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유치가 확정될 경우 드라마세트장 주변 부지를 순천대에 무상임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신청 당시 순천대가 해당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며, 의대 유치가 확정될 경우 시유지를 제공받는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의원은 신청 당시 소유권이 없었던 부지를 이미 확보했다고 표현하고 부지 문제가 조기 해결됐다고 적은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 기재”라고 주장했다. 잘못된 정보가 심사위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면 심사 결과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순천시 측은 순천대와 지난달 12일 의대·대학병원 설립 부지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시의회 동의 절차도 거쳤다며 부지 제공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돼 왔다는 입장이다. 순천대는 현재 교육부의 최종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순천대 제출서류를 법적으로 ‘가짜 서류’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부지 확보 사실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과 주장이 제기된 상태’​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해당 기재가 법적으로 허위인지, 후보 자격이나 심사 결과를 무효로 할 정도의 하자인지는 향후 법원의 판단과 교육부 검증 과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목포대는 15만6386㎡ 대학 소유 부지 확보…그런데 부지평가는 사실상 비슷

 

서남권이 특히 문제 삼는 대목은 양 대학의 실제 부지 확보 조건과 평가점수 사이의 관계다. 목포대는 목포캠퍼스 용해동에 대학 소유 15만6386㎡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별도의 부지 확보 절차 없이 의대 신축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순천대가 제시한 부지는 순천시 소유로, 의대 유치 확정 이후 무상임대하는 내용의 협약이 체결된 상태였다.

 

그런데 ‘부지·위치 확보의 확실성’ 평가에서 심사위원 8명 가운데 5명이 두 대학에 같은 점수를 줬고, 나머지 3명도 0.5점 차이만 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가의 적정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심사위원의 전문성 문제도 제기됐다.

 

당초 세부 운영방안에는 의학교육·평가인증뿐 아니라 국립대병원 운영과 병원 건립, 의료시설 설계·건축 등 전문영역을 균형 있게 반영하도록 돼 있었지만 실제 위촉된 심사위원 8명은 의과대학 교수 7명과 재정 컨설턴트 1명으로 구성됐으며 의료시설 설계·건축 전문가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김원이 의원 측 주장이다.

 

목포대 결국 법정으로…선정취소·집행정지 신청

 

논란은 결국 법정으로 옮겨갔다.

 

목포대는 3일 순천대를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으로 선정해 교육부 장관에게 추천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과 함께 추천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를 추진했다. 목포대 측은 순천대의 부지 확보 계획에 법령 위반 문제가 있는데도 후보 자격을 인정해 평가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목포대는 현행 규정상 의대와 대학병원 건립을 위해 대학 소유 교지가 있거나 임차권이 설정된 부지가 필요하지만, 순천대는 유치 확정 이후 시유지를 무상임대한다는 협약으로 이를 대신했다며 선정 절차의 적법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법적 다툼에서는 순천대가 제출한 부지 계획이 관련 법령과 교육부의 대학 설립 요건을 충족하는지, ‘이미 확보’라는 표현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지, 이러한 내용이 평가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목포경실련, 심사위원 8명 경찰 고발…논란 수사기관으로

 

시민사회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목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4일 국립의대 후보대학 추천 심사위원 8명 전원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해 달라며 전남경찰청에 고발했다. 목포경실련은 순천대가 순천시 소유 토지를 임차해 의대와 대학병원 부지로 활용하겠다고 한 계획이 국립대 시설 건립 요건에 부합하는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수사를 요구했다.

 

무안청사 앞에 모인 서남권 시민사회…“순천대 추천 철회하라”

 

거리의 반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남 서남권 정당·시민사회단체들은 4일 오전 전남광주특별시 무안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의대 심사와 부지·교원 확보계획에 대한 부실 검증 의혹을 규명하고 순천대 추천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부지 및 교원 확보계획 검증에 문제가 있었거나 절차적 하자가 확인될 경우 심사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심사 결과와 평가자료의 전면 공개를 촉구했다. 향후 교육부 항의방문과 시민대회, 서명운동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목포문화연대는 지난 2일 민주당 목포지역위원회 사무실 앞에 ‘근조 화환’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항의했다. 이 단체는 36년 동안 이어온 지역의 의대 유치 염원이 좌절된 데 대해 정치권과 행정의 책임 있는 해명과 선정 전 과정의 공개를 요구했다.

 

목포시의회도 2일부터 1인 시위에 돌입했으며,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를 위한 서명과 청와대 앞 항의집회 등 대응을 예고했다.

 

목포·신안·무안 등 범서남권 공동대응 움직임

 

반발은 목포만의 문제에서 범서남권 문제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목포시민주권행동과 무안자치주권시민연대, 서남권민생포럼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목포·신안·무안·진도·완도 등 범서남권 공동행동을 위한 대책기구 구성을 제안하고, 국립의대 평가자료 공개와 정부 면담, 국회 대응, 시민 서명운동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사회는 1.30점이라는 근소한 점수 차로 후보 대학이 결정된 만큼 세부 평가기준과 항목별 점수, 심사위원들의 평가 근거를 공개하는 것이 의혹을 해소하는 출발점이라는 입장이다.

 

반발은 서울로도 이어진다. 전남국립의과대학 공정추진촉구 목포시민연대 등은 5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어 선정 과정에 대한 재검증과 평가자료 공개를 요구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서부권 주민과 정치인 등 200여 명이 참여하는 상경 집회가 예정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 “목포 상대적 박탈감 상당”…정부 지원책 주문했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목포와 서부권의 상황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황에서 후보대학에서 탈락한 목포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할 것 같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방안이 있는지 마련해 보라고 주문했다. 이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서부권 대학병원급 공공·필수 의료기관 구축을 비롯해 의료·교육·산업 분야의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서남권 시민사회에서는 지원책에 앞서 의대 선정 절차 자체가 공정했는지부터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순천대가 제출한 부지 확보 자료와 심사위원 구성, 세부 점수 산정 과정에 대한 의혹을 그대로 둔 채 별도의 지원책으로 갈등을 봉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박지원 “불공정했다면 원천무효가 정답”…민형배 시장에 결자해지 요구

 

이런 가운데 박지원 의원이 ‘원천 무효화’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파장은 정치권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박 의원은 “의과대학 선정이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않았다면 원천 무효화가 정답”이라며 대학의 제출서류 작성에서부터 심사기관의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정의와 공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문제가 결국 사법부 판단을 받게 된 상황을 “당연한 과정”이라고 평가하면서 민형배 시장을 직접 겨냥해 “전남광주특별시민의 자존심을 지켜주시기 바란다. 민형배 시장의 결자해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은 ‘목포대냐 순천대냐’라는 지역 간 유치 경쟁을 넘어 순천대가 제출한 부지 확보 자료가 사실에 부합했는지, 심사기관이 이를 제대로 검증했는지, 1.30점 차이를 만들어낸 평가가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는지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목포대의 법적 대응과 시민단체의 고발까지 시작된 만큼 순천대 추천의 적법성과 심사 절차의 공정성 여부는 이제 법원과 수사기관, 교육부의 검증 대상이 됐다. 여기에 5일 청와대 앞 상경집회까지 예정되면서 국립의대 선정을 둘러싼 전남 서남권의 반발은 당분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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