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 만에 졸업장 받은 어느 노병의 이야기

6.25당시 인천 송도고등학교 출신 학도병 200여 명 대상 졸업식

신영원 | 기사입력 2012/06/27 [05:06]

61년 만에 졸업장 받은 어느 노병의 이야기

6.25당시 인천 송도고등학교 출신 학도병 200여 명 대상 졸업식

신영원 | 입력 : 2012/06/27 [05:06]
“친구들도 살아 있다면 이 기쁨을 함께 할텐데”어느 졸업생이 전한 말이다.

6.25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했던 30명이 61년 만에 졸업장을 수여받았다.
 
▲ 25일 인천 송도고등학교에서 학도병 출신 30명이 뒤늦은 졸업식을 가졌다.     © 신영원

인천 송도고등학교는 25일 오전 교내 체육관에서 6.25 한국전쟁으로 인해 그동안 졸업장을 받지 못했던 백발의 노병들 200명에 대한 졸업식을 거행했다. 

졸업장을 손에 든 이들은 송도고 32회 동창으로 1945년 일제강점기에 입학해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50년 6.25사변으로 학교가 휴교를 하는 바람에 결국 졸업식을 하지 못하고 61년만인 오늘 졸업식을 치르게 됐다.

이들은 전쟁 당시 학도병 1세대로 참여해 국권 수호에 앞장섰고, 종전 후에는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근대화에 큰 역할을 한 주역들이다. 

송도고 32회 졸업 대상 학생은 200명이지만 평균 연령이 81세로, 상당수가 이미 고인이 돼 오늘 졸업식에는 30명만이 참석해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권영섭 송도고 교장은 축사를 통해 "32회 졸업생 선배들은 전쟁의 여파로 졸업은 못했지만 각 분야에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분들"이라며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61년만에 졸업장을 드리게 돼 모교 대표로서 뿐 아니라 인생의 후배로서도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졸업식에 참여한 한 졸업생은"61년 만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되니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도 살아 있다면 이 기쁨을 함께 할텐데.." 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시 관계자는 "이번 송도고등학교 32회 졸업생들의 61년만의 졸업식은 송도고 자체만의 축하행사가 아닌, 개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의 순간을 나라의 존립을 위해 뒤로 미룬 이들에 대해 대한민국 전체가 관심과 박수를 보내야 할 뜻 깊은 자리이다" 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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