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의회 '격투기'& 취재기자는 사망

현직기자 취재나섰다 숨져, 의원들간 난투극 초유의 사태 발생

김현주기자 | 기사입력 2008/06/23 [04:25]

여수시 의회 '격투기'& 취재기자는 사망

현직기자 취재나섰다 숨져, 의원들간 난투극 초유의 사태 발생

김현주기자 | 입력 : 2008/06/23 [04:25]


 
 
▲ 사진은 지난 20일 108회 2차 임시회에서 여수지방공사 설립 찬성측 고효주(오른쪽)의원과  반대측 김순빈의원이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동부권신문
전남 여수시의회 의원들이 본회의장 안에서 격투기장을 방불케 하는 난투극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여수지방공사 설립조례안 등 10건의 조례안을 심의하기 위해 20일 2차 임시회를 열었지만 집단 몸싸움으로 조례안은 끝내 상정되지 못한 채 오는 24일로 연기, 격랑의 파고는 더욱 거셀 전망이다.

여기에는 구민주계의 오현섭 여수시장과 구 열린우리당계의 주승용 국회의원이 자리를 잡고 있어 대리전 양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실정으로 자존심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2차 임시회를 마친 20일 자정 이후, c모 의원 등 구열린당계 여러 의원들이 여수 신기동 모 노래방에서 술 파티를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k모 기자가 취재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 여서동 한재 교차로에서 신호등 제어기를 들이받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여수박람회 역행하는 시의회. ‘시민들 한숨‘만


작금의 여수시의회의 자화상엔 성해석 의장의 리더쉽 부재도 크게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성 의장 당선 이후 그간 의회 안팎에서는 25명의 의원 모두가 의장이다는 웃지 못할 말이 심심찮게 나돌았고, 의회를 원만히 이끌어야 할 책무를 지닌 이날 2차 임시회에서도 성 의장은 부여된 권한과 역할을 다하지 못해 주위에 안타까움을 샀다. 

이에 따라 4대 전반기 의회가 마무리되는 현 시점에 여수시의회 전반기는 한마디로 각종 비위로 얼룩져 의회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이른바 불명예의 시기였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이유인 즉 의장과 부의장이 사정기관에 조사를 받아 한 의원은 구속됐다 풀려나 의원직이 상실됐고, 또 한 의원은 최근 징역 6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 돼 상급기관에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모 의원의 경우 지난 민선 3기 시절 시청 직원의 승진인사를 들어주는 댓가로 수백에서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아 챙긴 혐의가 사정기관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수사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은 지난20일 오후 여수지방공사 설립 조례안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반대측 의원들과 찬성측 의원들이 의장 의사봉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하고있다. ©동부권신문
◆집행부 의회 엇박자 ‘민의수렴’ 역부족

여수지방공사 설립 조례안을 놓고 집행부와 의회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구민주계 일부에서도 집행부가 시민과 의회를 상대로 대화와 설득노력, 홍보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렇다보니 앞서 이틀간에 진행된 108회 임시회 파행은 어쩌면 당연한, 예고된 불행의 씨앗이 아니었겠느냐는 시각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게다가 유력 정치인의 깊은 개입설까지 나돌면서 미래 여수발전과 여수시민들의 편의입장에서 따져야 할 여수지방공사 설립여부를 양측의 자존심 싸움과 힘의 대결로 변질되면서 실타래를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여서동 한 시민(남.52)은 “성공적인 여수박람회가 되기 위해서는 4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면서 “이제라도 여수 지도자들이 이해득실을 떠나 힘을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반대측의 특위구성 주장과 찬성측 주장이 모두 일리있는 말이기 때문에 좀더 시간을 가지고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대의를 위한 길이 아닌가하는 판단이 든다”고 말했다.


◆여수시의회 ‘요지경’속에 취재나선 기자 숨져


제108회 여수시의회 2차 임시회가 있던 지난 20일. 여수지방공사 설립조례안을 놓고 찬반 양측 의원들이 패싸움을 연상시키는 ‘난투극’이 끝난 시간은 자정 직전인 오후 11시55분께 회의규칙에 따라 임시회는 자연 폐회로 이어졌다.

자정을 넘긴 의원들은 이어 뒤풀이라도 할 듯, 각 계파별로 삼삼오오 나눠 어둠속으로 하나 둘 사라졌다. 

이후 구 열린계 의원들이 주승용 의원의 사무실이 있는 신기동 인근 모 노래방에서 지방공사설립에 따른 향후 대책을 논의하면서 술 파티를 하고 있다며 제보를 받고 취재에 들어간 것이 화근이 됐다.

k기자가 사고로 숨지기 직전인 21일 새벽 2시가 조금 못돼, 무허가 영업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수경찰서 쌍봉지구대 소속 관계자들에 따르면 모인의 신고로 노래방에 도착한 시간은 1시55분께 였다고 한다.

노래방에는 당시 여러 의원들과 숨진 k기자가 고성이 오가며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고 했다.

경찰은 그러나 늦게 도착해서인지 노래방안 테이블위에는 술병 등 음주를 했다 할만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고, 다만 음료수는 놓여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a모 의원도 노래방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음주 가무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취재기자의 이번사고가 곧 있을 지방공사설립 조례안 상정과 5대 하반기 의장선거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편 경찰은 이번사고를 단순 교통사고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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