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듣겠습니다'..더 안듣는 불통의 '서울시'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시민청 조형물 '여보세요' 문제 제기에 돌아온건

김아름내 기자 | 기사입력 2014/10/10 [08:47]

'더 잘듣겠습니다'..더 안듣는 불통의 '서울시'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시민청 조형물 '여보세요' 문제 제기에 돌아온건

김아름내 기자 | 입력 : 2014/10/10 [08:47]

장애인정보문화누리가 지난 7월 28일 서울시 시민청의 상징 조형물 ‘여보세요’에 대해 서울시측에 “귀가 아닌 눈으로 말을 듣는 농인들이 자칫하면 소외감을 받을 수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장애누리는 기자회견 당시, 상징물과 같이 소통을 듣는 것으로 표현할 때, 또 다른 소수자인 청각장애인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던 것.  

 

 

▲ 지난 7월 28일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에 귀 조형물과 관련하여 청각장애인 및 다른 소수자들의 이야기도 수용할 수 있는 정책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 김아름내 기자

 

 

기자회견 이후, 장애누리 관계자들은 서울시장직소민원실 관계자를 만나 ▲다양성에 입각한 시정 강화 ▲귀 조형물이나 귀 이미지만이 아니라 수화를 사용하는 이들의 이미지 제작도 검토해줄 것 ▲수화나 몸짓(발성하는데 불편한 이들을 위한)이나 외국에서 이주해 온 이들의 목소리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정책을 검토할 것을 제안하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빠르면 일주일에서 2주 정도 무렵에 답변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장애누리가 다시 한 번 서울시 관계자와 만났을 때는 한 달이 훨씬 지난 10월 6일이었다.  

 

장애누리 관계자는 “(6일) 서울시 김진만 시민소통기획관을 비롯한 공무원들을 만났으며, 서울시는 귀 모양의 형상물이 소통을 상징하는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애누리 관계자가 “소통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눈으로 대화 하는 장애인의 문제, 소수자의 정체성과 다양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반론을 제기”하자, 서울시 측은 장애누리가 제안하는 이야기를 이해하기는 했으나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계속 취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장애누리 관계자는 “귀 형상물 옆에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한 문구나 이미지를 넣어달라”고 서울시에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답변은 하지 않고,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한 상태라고 말했다.  

 

'더 잘 듣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시민청 상징 조형물인 ‘여보세요’에 대해, 장애누리 김철환 활동가는 지난 7월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발언을 했었다.  “수화가 하나의 공용어로, 서울시가 듣는 사람의 언어만이 아닌, 보는 사람의 언어, 공용어로 다양한 고민을 상징으로 보여주었으면 한다” 

 

'더 잘 듣겠습니다'며 세금으로 만든 상징물이 '더 안듣겠습니다'라고 새겨지는 부분이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의 문제 제기를 농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서울시의 눈높이 조정이 필요 하지 않는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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