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국어대사전' 오석을 흑요석 잘못 정의

박동휘 | 기사입력 2015/11/27 [14:27]

'표준국어대사전' 오석을 흑요석 잘못 정의

박동휘 | 입력 : 2015/11/27 [14:27]

[신문고뉴스] 박동휘 기자 = 국립국어원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오석(烏石)을 흑요석(obsidian, 黑曜石)과 같은 말이라고 엉터리로 정의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오석은 비석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보령시의 오석(보령오석, 웅천오석, 남포오석등으로 부름)이 유명하다. 한편 흑요석(obsidian, 黑曜石)은 유리질의 화산암인 검은 암석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사망하여 국립묘지에 안장될 때 그 묘비를 오석으로 만들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1979년 사망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비는 강화도산 오석으로, 2009년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비는 보령오석으로 제작되었다.

 

2009년 서거 후 유언에 따라 국립묘지 대신 고향에 묻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함도 보령오석으로 제작되었으며, 최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비도 규정에 따라 오석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과거 뉴스 및 논문 검색 결과 오석은 흑색사암을 주로 일컫고 까만 반려암도 종종 포함될 뿐 깨지기 쉬운 흑요석을 일컫는 말이라고 쓰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보령오석은 흑색사암이고, 여러 논문들은 오석은 흑색사암이라고 쓰고 있다. 그러나 함양 가흥리 반려암이 오석으로 팔려 비석에 사용다는 기록도 있어 반려암처럼 흑색사암과 다른 종류의 까만 암석도 오석으로 불리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진짜 흑요석을 오석으로 부른다는 문헌은 찾을 수가 없었다. 

 

오석(흑요석)으로 비석을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흑요석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단순히 까만 돌인것처럼 오해해 잘못 쓰인 것일 뿐이었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 당시 독도에 세운 비석을 보령산 오석(흑요석)으로 만들었다는 기사가 있기는 하나, 우리나라에서 흑요석은 거의 산출되지 않는다.

 

실제 비석은 깨지기 쉬운 진짜 흑요석이 아닌 단단한 보령산 흑색사암으로 제작되었다. 오히려 엄연히 다른 돌인 화산암을 뜻하는 흑요석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까맣고 맑다는 이유로 멋대로 다른 까만 돌에 사용하다보니 혼동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진짜 흑요석은 국내에 거의 나지 않고 비석에 쓸 만큼 큰 것도 거의 없고 깨지기 쉬워서 도저히 비석에 사용할 수도 없어, 오석으로 불리지 않는 것이 명백하다.

 

즉, 오석은 흑요석과 다른 돌로 정의되어야 하고, 화산암이 아닌 까만 돌을 임의로 흑요석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됐다고 명시하는 것이 표준어 사정 원칙에 맞는다.

 

국립국어원이 그간의 오류 정정 거부 처럼 오류 수정을 거부할지, 즉시 오류를 시정함으로서 그간의 명예 실추를 줄여나갈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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