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정인대 논설위원 = 안희정 충남지사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중도 사퇴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현재 20%대에 이르고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라는 의미의 속담 '주마가편'처럼 안 지사는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면서 충격적인 발언을 연일 구사하고 있다. 그 결과 지지율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이다.
선거 전략상 의도적이던 아니면 자신의 속내를 보여주는 진실한 발언이던 간에 현재 안희정 지사가 구사하는 친보수 성향의 막말(?)은 분명 진보진영 입장에서는 매우 충격적이다. 아마도 안 지사는 광고 기법상 '노이즈 마케팅'을 사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단 '뜨고 보자'라는 전략으로 민주당의 성향을 무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야 전체 대선 후보 중 2위를 달리며 지속되는 지지율 상승에 안 지사는 분명 고무되었을 것이다. 안 지사는 5월로 예상되는 조기 대선을 대비하여 철저한 계산을 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3개월이면 끝나는 단기 선거전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전 대표나 이재명 시장과 차별화를 기하는 것이리라...
안 지사는 연일 보수 지지층을 겨냥한 러브콜을 던지고 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은 완전 국민경선이기 때문이다. '역선택'의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부분도 감안했을 것이다. 어쩌면 안 지사의 보수성향은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바뀐 것은 아닌 듯 하다. 과거 그가 저술했던 책에서 그 성향의 일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안희정 지사가 출간한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에서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강력한 리더십'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의 공적을 아무리 찬양해도 '공칠과삼'을 넘지 않는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얼마전 JTBC 전영기 앵커가 중앙일보에 기고한 안희정 관련 글에서도 이 책이 소개되었다.
JTBC 전영기 앵커는 안희정 지사의 책을 읽고 그에 대해 미국과의 동맹중시, 분열극복을 위한 대연정, 긍정적인 역사관을 높게 평가하였다. 그리고 안 지사에 대해 '신진보'라고 치켜세웠다. 과연 안희정은 신진보주의자일까? 필자는 안희정이 신진보가 아니라 신보수이며 글 제목을 수정하라는 취지의 글을 언론에 게재했다.
필자의 예상대로 안 지사는 신보수적 행동과 보수 성향의 발언을 아주 영특하게 하고 있다. 진보의 경계를 아주 뛰어 넘어버린 느낌이다. 어제 19일, 부산에서 안 지사의 '즉문즉답'은 보수 찬양의 하이라이트였다. 이 행사에서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탄핵 심판을 기다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보수들이 듣기 좋아할 평가를 내렸다.
안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도 대기업의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은 마음에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거나, MB에 대해서는 "24조원을 들여 국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에 확 넣는 것인데, 그분의 실수는 국가주도형 경제발전 모델로는 대한민국이 경제 발전 못한다는 걸 계산 못한 것"이라고 대변했다.
또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비호하는 발언도 했고 4대강 사업도 선의의 출발이라고 비호했다. 이런 발언의 속내는 친박 성향의 자유한국당 지지층과 친이 성향의 바른정당 지지층을 의식하고 겨냥한 전략이라 하겠다. 다분히 고의적이라 하겠지만 안 지사의 속내는 보수가 똬리를 틀고 있기에 가능한 발언이라 생각한다.
안 지사의 위험한 보수 찬양가에 진보 진영은 발칵 뒤집어지고 있다. 안희정이 원래 보수였으나 노무현을 이용, 진보의 탈을 쓴 것은 아닌가 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안 지사는 페북에 "반어법적 비유였다.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으로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든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요"라고 해명했다.
단기간에 끝나는 조기 대선에서 당선을 위해 보수에 구걸까지 하는 행태는 진보 진영에서 볼 때 아주 꼴불견으로 비춰진다. 이재명 시장은 "최종적으로는 선을 넘지 않으면 좋겠다. 우리가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데, 청산해야 될 상대, 책임져야 될 상대까지 손을 잡아버리면 새로운 변화가 절반의 성공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안희정 지사는 정말 진보의 탈을 쓴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차라리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하지 말고 커밍아웃 하고 탈당하여 무소속일지라도 떳떳하게 대선에 임하였으면 좋겠다. 자신의 진정한 속내처럼 보수를 찬양하면서 그들의 표를 정정당당하게 요구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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