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 뉴스]임두만 편집위원장 =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난 이틀간 치러진 호남 제주 경선에서 압승했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특별한 선전이 없는 한 국민의당 후보로 안철수가 확정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또 한편 오늘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호남경선의 결과가 어떤 결말을 내놓을지 알 수 없으나 현재까지 나타난 전반적 여론조사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확정되는 것도 예상하기 그리 어렵지 않다.
따라서 예전 같으면 세간의 여론은 문재인 안철수간 후보단일화 또는 연대의 논의가 무성할 시기다. 그러나 지난 이틀간 호남 경선에서 나온 국민의당 후보들 전체, 특히 안철수 후보의 연설을 보면 양측의 연대 또는 단일화는 생각할 수 없다.
물론 지금도 문재인 본인이나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연대’ 또는 ‘통합’을 말하며 김대중 정신 노무현 정신을 들먹인다. 하지만 국민의당도 안철수 측도 '연대' 또는 '통합' 자체를 거부하고 있으므로 그들도 성사 가능성보다는 레토릭으로만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지금 정치권은 '문재인 대세론'을 꺾기 위한 연대라 이름하여 ‘반문연대’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즉 친노 패권세력의 수장 문재인 집권저지를 위한 반문재인 세력 연대다. 그리고 국민의당과 안철수를 반문재인 세력으로 정의, 새누리당 후손들과 함께 하자는 논의다.
이 구도의 논의는 지금은 탈당했으나 민주당 내 반문재인계 수장격인 김종인, 정의화 김무성 등 새누리당계 반박근혜 세력 중진그룹이 물밑에서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언론들이 살을 붙인다.
이에 현재는 바른정당 후보 경선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유승민 남경필 등도 가세하는 형국이며 더 나아가 새누리당 후신인 자유한국당 후보 가능성이 농후한 홍준표까지 들먹이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 구도가 정말로 가능성이 있는 구도인가? 이런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기자들은 살을 붙이는 글을 쓰는가? 나는 여기서 우리나라 정치부 기자들의 정치적 인식에 대해 매번 실망한다.
구도, 정치공학, 이미지, 여론...우리나라 정치부 기자들의 이 같은 정치분석이 오늘 우리나라 정치를 후진에서 탈피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왜? 이들의 글쓰기나 보도는 정당이나 정치인, 즉 모든 정치세력이 정말로 추구해야 할 본질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생각해도 국민의당이나 안철수, 그리고 안철수 세력이 김대중을 인정하지 않는 새누리당 세력과 하나되어 호남, 그리고 김대중 지지층에게 표를 말할 수 있는가? 햇볕정책을 ‘친북좌파가 북한 김정일에게 돈을 가져다가 바친 정책’이라고 말하는 홍준표와 그들 세력과 함께하면서 호남과 김대중 지지유권자에게 김대중의 남북화해정책을 인정하고 잇겠다고 할 수 있는가?
나는 최소한 '반문연대' 그룹에 안철수와 국민의당 세력을 놓으려면 누구든 이 근본적 문제에 대한 의문을 내고, 그에 대한 추측과 추정이라도 해야 좋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는 문재인과 맞서기 위한 세력 불리기는 안철수나 국민의당에게도 필수적인 과제다. 따라서 안철수나 국민의당이 친문패권으로 똘똘뭉친 더불어민주당을 와해시키는 수준으로 정계개편을 이뤄낼 힘이 없으므로 그 패권 세력을 반대하는 또 다른 세력과 힘읋 합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상상에서도 필수적인 것은 있다.
유승민이든 홍준표든 바른정당이든 자유한국당 반박세력이든 그들이 먼저 김대중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홍준표의 김대중 좌파 논리, 사드배치 주장에서 나타난 유승민의 대북강경 노선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문재인 반대’하나로 연대나 연합은 이념을 떠나 정치적 이치에도 맞지 않다.
지극히 단순한 호남과 영남의 정치세력 연합으로 지역구도를 타파한다는 논리도 마찬가지다. 이들 세력을 지지하는 영남 유권자의 호남과 김대중 인정 여부, 호남 유권자의 영남과 박정희 이명박 인정 여부가 선행되도록 그들 정치인이 앞장서서 설득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무릇 언론의 글쓰기는 이런 부분의 지적과 함께 정치인과 정치세력의 합종연횡을 보도하고 비판해야 한다.
차기 정부는 누가 대권을 잡든 과반국회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안철수가 후보로 뛴 국민의당이 집권했더라도 현재의 세력구도가 지속되는 한 약체정부를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민주당의 반문세력,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의 반박세력과의 연대는 필수다. 그래야 정부가 온전히 활동할 수 있다.
반대로 문재인의 집권은 사실상 극단적 반문세력을 제외한 국민의당 내 호남세력과 정의당과의 연대만으로도 과반 의회의 구성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문재인 집권은 곧 국민의당 와해로 이어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집권자의 강한 원심력으로 그 가능성을 충분하다.
때문에 국민의당과 안철수는 이러한 문제에서의 탈피를 위해서라도 대선 승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나는 이를 위해 홍준표의 주장, 유승민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는 연대 또는 연합으로는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없음도 주장한다. 즉 김대중 격하를 통한 새 대통령 새 정부의 권력유지 방식은 이미 노무현의 실패에서 학습되었으므로 이를 다시 답습하는 것은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저들이 먼저 김대중과 호남을 인정해야 한다. 국민의당 노선은 누가 뭐래도 김대중 노선이므로 이를 먼저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서다. 안철수를 정점으로 한 반문연대의 성공과 집권은 안철수의 변화가 아니라 반 김대중 세력이 지금까지 격하시켰던 김대중을 먼저 복권시켜야 한다. 나는 이번 대선에서 그것이 이뤄지기 바란다. 그리 될 경우 김대중 세력도 박정희 김영삼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을 풀고 감싸안을 것이다. 그것이 곧 국민통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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