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다.

조명현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6/22 [23:05]

탁현민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다.

조명현 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6/22 [23:05]

[신문고 뉴스] 조명현 칼럼니스트 =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문제가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야당은 탁 행정관의 저서들에서 나타난 여성관 등을 들어 집중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여권 내에서도 주류와 비주류, 여성과 남성이 대립하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야 여성의원들이 탁 행정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으며, 민주당 백혜련 의원도 공개적으로 탁 행정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지금 백 의원에게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제 이 문제는 탁 행정관 본인의 판단으로 자진사퇴를 하거나 아니면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 결단으로 해임할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 사진 : 문제가 된 탁현민의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표지, 출처 : 탁현민 페이스북   

 

그러나 그러함에도 문 대통령이 여기서 쉽게 물러날 것 같지가 않다. 왜냐면 대통령 본인도 탁 행정관의 과거 언행이 문제가 될 것으로 판단했고, 그래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직책을 '수석' 또는 비서관이 아닌, 일개 행정관으로 임명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로 그렇다면 이는 대통령이 일종의 꼼수를 부린 것이 된다.

    

그래서 아마 지금 대통령은 탁현민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골몰하고 있을 것 같다. 그가 책임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운명과 활로를 고민해야할 금쪽같은 시간에 말이다.

    

외교 안보 현안과, 복마전처럼 얽힌 불공정 경제구조, 지금도 빈번히 발생하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사회적 약자의 가족동반 자살이나 이웃 간의 칼부림 등이 상징하는 '국가 공동체 붕괴현상'...지금 대통령이나 국가를 책임진 정부여당이 해결해야 할 난제다.

    

이를 해결하겠다고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엄청나게 준비했습니다”라며 '준비된 대통령'임을 자임했다. 따라서 정말로 ‘엄청나게 준비한, 준비된 대통령’ 답게 국가난제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야 한다. 그런데 그 실마리를 풀기 시작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일개 행정관의 진퇴에 대해 대통령이 고민해야 한다면, 그 자체가 나라의 불행이다.

    

혹자는 탁현민의 과거 언행과 능력을 구분해야 하며, 한 술 더 떠서 그런 걸 가지고 시시콜콜 따지는 것은 '구태적 발상'이라고까지 주장한다. 그러나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진보입네, 미래를 열어가는 리더입네 한다면 더 꼴불견이다.

    

이 땅의 모든 문제의 출발은 도덕이 땅에 떨어졌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는 데 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능력보다 도덕, 기교보다 기본이 중시되는 사회로 가야한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공직 후보자가 곤욕을 치르는 것은 그들의 지나온 삶이 옳음보다는 출세, 도덕보다 는 능력이 우선이라고 생각, 곳곳에 허점을 남겼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양심적 진보인사지만 실제는 남이 안 보면 해도 된다는 생각은 자신들이 비판했던 성공지상주의 친일파 후손들과 다르지 않았음이 나타났다, 그들도 저들과 마찬가지로 음주운전, 위장전입, 세금체납, 병역면탈, 자녀의 이중국적, 논문표절 같은 일들을 무시로 행한 것이다.

 

탁현민의 과거 글도 그렇다. 어떤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말들이 용인되고 상식화되어 버린 분위기가 문제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진심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생각이라면 탁현민을 과감히 짤라야 한다. 이 땅 절반의 사람인 여성을 물상화/대상화하는 공직자에게 우리가 왜 한 푼이라도 세금을 떼 줘야 하는가 라고 생각하게 하는 사람이 고위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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