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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약제 ‘HCFC-123’, 제2의 가습기 사태(?)
 
추광규 기자   기사입력  2017/08/28 [14:37]

고용노동부는 지난 25일 보도 자료를 통해 경기도 안성 소재 화재용 소화기 제조 사업장에서 소화약제(HCFC-123)에 의한 급성 독성간염 발생사실을 인지하여 해당사업장에 대해 전면작업중지 및 정밀재해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화재용 소화기 용기에 소화약제 충전 업무를 하던 파견노동자 2명이 지난 18일 독성간염 증세(추정)로 치료를 받던 중 한 명(남, 23세)이 25일(금) 오전 사망하였으며, 다른 한 명(남, 23세)은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와 관련 “현재까지 근로감독관과 안전보건공단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하여 해당 사업장의 화학물질 취급현황을 조사하고 간독성 의심물질(HCFC-123)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계속해서 “▲사안의 중대성과 유사재해발생 가능성을 감안하여 소방청의 협조를 통해 해당 물질을 사용하는 소화기 제조업체(20개소) 명단을 확보하고 실태점검 실시 ▲위험물질(HCFC-123)에 노출 위험이 있는 모든 노동자에 대해 임시건강진단을 명령하여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사업장에 대해서는 국소배기장치 설치 등 공학적인 대책과 방독마스크 착용 등 보호구 착용을 지도”한다고 밝혔다.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고용노동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번 사고는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 같은 정부의 대책 또한 뒷북 정책으로 근본적인 관련 규정 개정 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 HCFC-123 약제를 사용하여 친환경 이라는 명칭을 달고 다양한 소화기가 제조 판매되고 있는 중이다.    

 

 

다음은 HCFC-123 약제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던 소방 관련 전문 인터넷매체인 <세이프코리아뉴스>의 박찬우 대표와 1문 1답이다.

 

-HCFC-123의 사용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

“저희 <세이프코리아뉴스>는 지난 2013년 10월 28일자로 ‘청정소화 약제로 공급된 소화기, 알고 보니 독성물질’이라는 제목으로 HCFC-123의 위험성 및 공급 자제를 보도 한바 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방당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은커녕 실태조사 조차 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 사태를 맞닥뜨린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전국의 주요시설 등에 공급된 소화기 대부분이 이 약제를 사용하면서 물질자체의 독성 및 부식성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제 2의 가습기 사태를 불러올 수 도 있는 사안이다”

 

-청정소화기의 의미는 무엇인가?

“세계적으로 오존층을 파괴하는 하론 물질의 규제에 따라 하론1211 소화기를 대체하는 소화기를 청정소화기라 칭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를 보면 HCFC-123 소화기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주요시설물 등 이미 전국적으로 공급이 이루어진 상태다.

 

그러나 이 HCFC-123 물질은 독성 및 부식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물질을 순수하게 100%로 소화기 소화약제로 사용하는 곳은 현재 우리나라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국제적으로도 사용사례가 없는 이 약제를 소방당국은 인명 안전을 무시하면서 ‘소화약제 형식기준 및 검정기술기준’을 개정(2005. 8. 10)하여 사용하게 한 것이다”

 

-해외에서는 어떤 소화 약제를 사용하는가?

“해외에서는 HALOTRON 1, HALOTRON 2, HFC-236fa, Novec1230(FK-5-1-12)소화기 등을 사용 중이다. HALOTRON계 소화기는 혼합물질로 구성된 소화 약제를 사용하며, 나머지 소화기들은 100% 순수물질인 HFC-236fa와 FK-5-1-12 소화 약제를 사용한다”

 

-CFC-11 대체 냉매인 HCFC-123 문제점은 무엇인가?

“지난 1991년 7월 26일 HCFC-123에 관해 ‘미국 대체냉매 제조자들의 대체냉매 독성 시험기관’(Program for Alternative Fluorocabon Toxicity Testing)이 2년간에 걸친 동물시험 결과를 환경보호기관(EAP)에 알린바 있다. 

 

당시 이 기관은 ‘300, 1000, 5000ppm의 HCFC-123이 있는 환경에서 살아온 숫쥐의 췌장과 고환에서 양성종양이 발견되었다. 이 양성 종양은 쥐의 生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견되었으며 사망케 하거나 활동을 저해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좀 더 주의를 필요로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었다’고 알렸다”

 

-이 같은 시험결과에 대해 듀폰 등 제조업체의 반응이 나왔다는데?

“그렇다. 이 같은 시험결과에 대해 듀폰사는 ‘▲현재 8시간 내지 12시간 동안 공기노출량 (Air Exposure Limit. AEL)을 100ppm에서 10ppm으로 줄일 것 ▲새로운 시험결과에 따라 AEL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HCFC-123은 냉동 공조용으로는 계속 쓸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제네트론사는 ‘▲공기노출량을 40시간 동안은 5ppm, 10시간 동안은 10ppm으로 낮추어야 한다. ▲복잡한 시험 데이터가 완전히 규명될 때까지 HCFC-123의 출고 중지’를 밝혔다.

 

요크사는 ‘최근의 독성 Test는 미리 예견 된 것으로 HCFC-123 존재를 변경시킬 수 없는 것이며, HCFC-123과 관련된 모든 사항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조치를 취했다. 캐리어사는 ‘ 안전시험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나타날 때까지 잠정적으로 HCFC-123으로는 공급 중단한다’고 조치를 취한 사실이 있다”

 

-HCFC-123 사용에 대해 제조업체인 듀폰사가 밝히고 있는 주의점은 무엇인가?

“듀폰(DUPONT)이 발표한 ‘Recommendations for storage, Handling and Use of SUVA Centri-LP (HCFC-123)’에 따르면 ‘▲누출이 일어나는 경우 방독면을 즉시 착용할 수 있어야 한다 ▲HCFC-123 냉매 드럼을 빌딩 내 저장할 경우 10ppm 이하로 모니터 되어야 한다 ▲HCFC-123 드럼의 개방은 침투성 솔벤트 성질에 견딜 수 있는 Shut-off 밸브를 사용해야 한다’등으로 매우 엄격한 취급을 요구하고 있다. 

 

듀폰은 이 물질을 사용하려면 여러 이 같이 제한 사항들을 나열하면서 이를 엄격히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국내의 경우 사용에 아무 제한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이번 사망사고 같은 경우 이 같은 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았을 개연성이 대단히 높다”

 

-HCFC-123가 위험한 물질인 것 같은데 우리 소방당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소방당국은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수차례에 걸친 소화기 형식시험 및 제품검사를 통하여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현재까지도 검사업무를 진행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반해 미국 환경청의 가이드라인을 보면 HCFC-123과 같은 소화약제는 사람이 거주하는 장소에서는 소화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이중에서 유일하게 HCFC-123을 주성분으로 미국 APC사가 독성을 줄여서 만든 HALOTRON1은 비행기와 선박에서의 소화기 사용이 승인되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100%의 HCFC-123 물질을 사용하는 청정소화기는 사람이 거주와 관계없이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HCFC-123을 소화약제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인가?

“먼저 듀폰사가 요구하고 있는 주의사항을 엄격히 지켜야 할 것으로 본다. 듀폰사는 이 약제를 소화목적으로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으로 ‘▲사람이 있을 수 도 있는 공간에는 전역 방출시 사망에 이르므로 절대로 전역 방출용으로 사용 하는 것을 금지 ▲소화기 목적으로만 사용하되 사용하는 장소는 야외나 개방된 대공간, 적절한 강제 환기가 이루어지는 밀폐된 장소, 사람이 전혀 없는 방호공간에 한정 한다’등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소화기구의 화재안전기준’에 따르면 소화기구의 소화약제에 의한 설치 장소별 적응성에 의거 청정소화기로 형식을 받으면 설치 장소에 제한을 전혀 받지 않고 있는게 실정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HCFC-123 약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HCFC-123이 많이 사용된 이유는 바로 가격이 HALOTRON계 물질과 비교할 때 현저히 저렴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HCFC-123 물질이 독성물질로 밝혀지면서 중국 등지에서 HCFC-123 물질의 처리에 고심하던 중, 우리나라에서 관련법규를 개정하여 이 독성물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급격히 많은 양이 수입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의 안전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소화약제 형식기준 및 검정기술기준’의 개정이유에 대하여 소방당국에서는 ‘당시 미국 EPA에서 소화기용 소화약제 중 할론1211의 대체 물질로 승인되어서 국내 소화기용 소화약제로 도입하게 됨’에 따라 개정했다는 애매한 답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또한, HCFC-123 물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제한 사항이 마련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소화기구의 국가화재안전기준 제4조(설치기준)2항에서 지하층, 무창층 등 밀폐공간에서의 사용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답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의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HCFC-123’ 약제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거나 엄격하게 사용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한다면 제2 제3의 사망사건은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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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28 [14:37]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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