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2017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

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17/10/03 [22:44]

KIA 타이거즈, 2017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

강종호 기자 | 입력 : 2017/10/03 [22:44]

[신문고뉴스] 강종호 기자 = KIA 타이거즈가 2017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일인 3일, 정규시즌(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었다. 앞서 이 경기가 끝나기 직전 1위 경쟁팀이던 두산 베이스가 SK 와이번스에게 2-3으로 패해 우승에 걸림돌은 없어졌으나 KIA는 이날 수원 kt전에서 장단 13안타로 9점을 뽑아내 10-2로 승리, 자력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2009년 이후 8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이다.

    

이날 경기는 이적생 이명기가 선제 2점 홈런을 비롯해 3타점으로 이끌고, 주장 김주찬의 2타점 적시타, 2009년 한국시리즈 MVP 나지완이 쐐기 2점 홈런으로 승부를 갈랐다.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는 7이닝 10안타 2실점으로 시즌 20승(5패) 고지를 점령했으며 정규시즌 우승게임 승리투수가 되었다.

 

▲ 2점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 온 나지완이 이범호와 기빠하고 있다.    

 

사실 이날 우승을 확정지은 KIA 타이거즈는 2017시즌을 처음부터 끝까지 호령했던 팀이다. 지난 4월 12일 공동선두로 순위표 꼭대기에 오른 뒤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허술한 불펜과 막강한 2위 도전 팀들의 도전으로 팬들과 전문가, 그리고 언론으로부터 ‘강팀’ 이미지를 얻어내지 못했다. 36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9회말 7점차 역전패, 1위 팀임에도 꼴찌 팀에 한 게임 20점 헌납은 물론 1이닝 12점을 빼앗기는 경기력을 보여 매 게임 후반을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2일 공동선두로 순위표의 1위에 이름을 올린 KIA 타이거즈는 다음 날 단독선두로 치고 나간 후 6월 25일 마산 NC전에서 패해 NC에게 공동선두 자리를 허락했다. 그러나 NC가 다시 패해 단독 1위를 되찾고는 8월 27일 NC에 지면서 두산에 두 번째로 공동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기아는 끝끝내 이들 추격 팀에게 역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막판 두산이 맹렬하게 뒤쫓으며 반게임차로 뒷덜미를 잡았으나 1위는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시리즈 마지막 3연전인 수원 KT전의 첫 경기서 2-20으로 처참하게 패배, 그날 게임이 없던 두산에게 다시 0.5게임차로 쫓겼다.

    

이제 KIA는 남은 2경기를 다 이겨야만 했다. 그리고 다행이 전날 에이스 양현종을 앞세워 5-3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KIA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시즌 86승(1무 56패)을 따내며 2위 두산(84승 3무 56패)을 한 경기 차로 앞서 있어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만약 이날 KIA가 패하고 두산이 SK를 제압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4월 12일 부터 달려온 1위 자리를 마지막 한 게임에서 빼앗기며 우승까지 넘겨주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36년 프로야구 역사상 없던 일이었다.

    

선수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선지 경기 초반 KIA 선수들은 KT 선발투수 주권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긴장을 이적생들이 깼다. 2회까지 1안타로 주권에게 밀리던 상황에서 3회초 SK 이적생 김민식의 안타와 같은 이적생 이명기의 홈런이 터지면서 단번에 2-0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이 리드는 끝까지 깨지지 않았다. 중간에 KT 타자들의 강력한 도전이 있었으나 장단 10안타를 맞으면서도 2점 외에 추가점을 내주지 않은 선발투수 헥터의 7이닝 호투와 김주찬의 2타점 적시타, 나지완의 2점 홈런 등으로 승부의 추를 확실하게 돌려버렸다.

    

이 경기에 앞서 이범호와 최형우 등 주축 타자들은 팬들에게 “우리가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도록 응원해달라. 우승은 많은 분들의 기운이 한 곳에 모여야 이룰 수 있는 꿈”이라고 말했듯이 수원구장을 가득 메운 붉은색 유니폼의 기아 응원단 함성소리가 선수들에게 기를 넣어주었다. 그리고 이는 이날 경기를 복기하면 이 경기에 대한 선수단의 각오와 집중력을 알 수 있었다.

 

1회와 2회 KT 선발투수 주권의 빠른 볼에 1안타 무득점이었던 KIA는 3회초 선두타자 김민식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이때 김기태 감독은 리그 수위타자 김선빈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김선빈은 착실하게 번트를 성공시켰고 1사 2루가 됐다. 타석은 1번타자 이명기, 여기서 이명기는 주권이 던진 몸쪽 빠른 공을 잡아당겨 선제 2점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KT도 물러서지 않았다. 3회말 이진영과 로하스의 연속안타로 무사 1,3루, 단숨에 동점 또는 역전의 기운까지 감돌았다. 그러나 투수 헥터는 4번타자 윤석민을 외야 플라이로 잡으면서 1점을 내줬지만 나머지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 1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4회 초, 3회말 위기를 넘긴 KIA는 다시 한 번 특유의 응집력이 살아났다. 선두타자 안치홍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나지완이 볼 넷, 김민식이 3루수 앞 번트 안타로 무사 만루...그런데 여기서 수위타자 김선빈이 3루수 인필드플라이로 물러났다. 1사 만루...

    

여기서 KIA로서는 가슴이 철렁할 상황이 벌어졌다. 이명기 타석 때 KT포수 이해창이 볼을 빠뜨렸으나 볼은 멀리가지 않았다. 볼이 멀리 빠지는 것으로 착각한 KIA 3루 주루코치 김종국은 어께를 돌렸다. 안치홍이 홈을 파고 들었으나 가까이 빠진 공을 잡은 이해창은 3루로 송구했고 안치홍은 횡사했다. 빅이닝을 예감하던 무사 만루가 졸지에 2사 1,2루로 빅이닝이 날아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때 다시 이명기가 해결사로 나섰다. 투수 주권의 빠른 볼을 때려 좌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2루타를 만든 것이다. 1득점으로 3-1, 그리고 2사 2,3루...여기서  또 다시 김주찬의 좌측 펜스을 직격하는 안타가 터졌다. 이 한방으로 KIA는 5-1까지 도망가면서 한숨을 돌렸다.

    

기세가 오른 KIA, 6회초 나지완의 2점 홈런이 나왔다. 7-1...이 홈런으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점수가 나온 것. 이후 정규시즌 우승에 1이닝을 남겨둔 9회초에는 그동안 답답하게 안 터지던 최형우의 안타도 터졌고, 이어 이범호, 안치홍이 연속안타로 두 점을 보태 승리를 자축했다.

    

이로써 지난 4월 12일부터 페넌트레이스를 이끈 KIA는 지난 6개월의 대장정을 시리즈 우승으로 마감하고 한국시리즈에 대비하게 되었다. 마지막에 터진 최형우의 안타는 더욱 희소식이다.

 

▲ '형님 리더십'으로 KIA를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김기태 감독이 코치진들과 악수하고 있다.    

 

KIA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이는 적절한 투자와 적절한 트레이드라는 프런트의 결단, ‘동행’을 주장하며 ‘형님’ 리더십으로 ‘원팀’을 만든 김기태 감독의 뚝심지휘가 잘 조화된 결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적생인 포수 김민식의 든든한 안방 수비, 군 전역 복귀생인 김선빈 안치홍 듀오와 외국인 중견수인 로저 버나디나의 합류로 만들어 낸 리그 최강의 센터라인은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 4년 100억 원이란 거액의 투자로 잡은 최형우가 든든한 4번의 진가를 보였고, 효자 FA평을 들은 이범호와 나지완의 활약, 초반 극심한 부진을 딛고 결국에는 3할을 쳐낸 주장 김주찬의 꾸준한 활약은 기아를 강팀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도록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듀오 선발 20승이란 프로야구 36년 역사상 1985년 시즌 이후 32년 만에 두번째의 기록을 세운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의 막강한 1.2선발, 비록 게임운이 없어 10승 달성은 실패했으나 9승으로 선발 한 자릴 채워 준 팻딘, 이적 전역생으로 시즌 8승을 올린 임기영과 막판 허술한 뒷문을 잠궈 준 김세현 등은 팀 채질개선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일등 공신들이다.

    

한편 이날 우승을 확정한 KIA 선수단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광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4일 하루를 쉰 프로야구는 5일 마산에서 4위 NC와 5위 SK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포스트시즌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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