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현장 실습학생..."하고 싶은 말이 있다!"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7/10/22 [06:10]

특성화고 현장 실습학생..."하고 싶은 말이 있다!"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7/10/22 [06:10]

현장실습에 나선 특성화고 학생들이 할말을 하고 나섰다.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주최로 21일 오후3시, 서울시교육청에서 현장실습, 직업교육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아이 캔 스피크’ 행사가 열린 것.

 

 

▲ 사진제공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서울, 인천, 성남, 고양, 수원, 안산, 안성, 이천, 구미 등의 25개 학교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 현장실습생과 졸업생들 6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자유발언에서 1학년 김양(서울 소재 특성화고 재학)은 “무역회사에 가고 싶던 선배가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성적이 좋다고 금융 쪽으로 취업을 시켰다”며, “그 선배는 지금 내가 왜 공부를 잘 했나를 후회하고 있다”고 취업 연계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는 학교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 2학년 이군(서울 특성화고 재학)은 “학교에서는 안전을 중요시했지만 회사는 이윤을 추구하며 안전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라인더의 안전장치, 좁은 공간에서 용접 장갑이 아닌 일반 장갑을 끼고 용접을 하는 현실 등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능력에 관계없이 학습근로자라는 명목으로 최저시급을 받는다”며 “나중에 졸업을 하고 계약서를 새로 작성해도 급여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임금 문제를 지적했다.

 

인천에서 온 2학년 채양은 “특성화고 왔다고 공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대학도 못 가고 취업하는 거냐”라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또 다른 2학년 조양은 “같은 성적, 같은 자격증을 가진 학생들이 있다면 좀 더 예쁜 학생들을 뽑게 되고, 선생님이 좀 통통한 학생이 있으면 살을 빼라는 말을 돌직구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쪽으로 취업하려고 우리 학교에 온 선배는 3학년 때 생산직으로 진로를 바꾸자 선생님들이 생산직으로 왜 취업하냐고 하면서 생산직 취업 기회조차 주지 않아 취업을 못했다”고 취업의 문제점도 이야기 했다.

 

구미전자공고를 졸업한 21살 황동화씨는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실습을 나가면 끝”이라며 “학생들에게도 수습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습을 나갔다가 돌아오면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징계를 받는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습생도 일주일이라도 일을 해보고 회사가 안 맞으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구미전자공고를 졸업한 21살 최성환씨는 “우리 특성화고 학생들은 회사를 갈지, 진학을 할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니고 뭘 해야 할지 몰라 하며 힘들어 한다”며 모인 학생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어 “특성화고 학생들도 모두 쓸모 있는 사람이다. 고졸이라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손가락질 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특성화고 학생을 무시하는 현실에 대해 비판했다.

 

이 날 행사는 서울시교육청 본관 11층 강당에서 15시에 시작해, 25개 학교의 학생, 졸업생이 교류하며 각자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16시 50분부터 ‘아이 캔 스피크’ 발언대가 진행됐다. 17시 30분에는 지역별로 나뉘어져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창립 준비와 10만 권리선언 기획 토론을 했다.

 

행사를 진행한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는 지난 7월 26일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의 권리를 학생들 스스로 지켜나가겠다고 선포했다. 9월 23일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특성화고119’를 런칭하여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재학생, 졸업생 및 노동하는 청소년을 위해 노동상담·법률지원·심리상담·인권침해·성폭력신고·기타상담분야의 지원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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