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발전 잉글랜드 축구가 답이다

김병윤 前 전주공업고등학교 축구부감독 | 기사입력 2017/11/02 [05:52]

한국축구 발전 잉글랜드 축구가 답이다

김병윤 前 전주공업고등학교 축구부감독 | 입력 : 2017/11/02 [05:52]

잉글랜드는 '축구 종가'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개최된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에서 서독(현 독일)과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끝에 제프 허스트의 해트트릭으로 4-2로 승리 우승을 차지하며 '축구 종가'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 후 잉글랜드는 FIFA가 주최한 FIFA월드컵에서 51년 동안 '축구 종가'를 무색케 하는 초라한 모습으로 1990년 이탈리아 FIFA월드컵에서 4강의 최고 성적을 거뒀을 뿐, 매번 16강 8강 등의 성적을 거두는데 그쳤고 심지어 1974년 서독, 1978년 아르헨티나 FIFA월드컵에서는 지역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으며,1994년 미국 FIFA월드컵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무2패의 성적으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더불어 유럽축구선수권대회(EURO)에서도 1968년 이탈리아 대회의 3위 성적이 고작일 정도로, 잉글랜드 축구는 그야말로 '축구 종가'가 아닌 축구변방과 다름없는 행보를 보여줬다. 이런 잉글랜드가 2017년 FIFA가 주최한 월드컵에서 잇달아 정상에 서며 '축구 종가'로서의 부활을 알렸다.

 

이 부활의 주인공은 U-20, U-17 대표팀이다. 잉글랜드 U-20 대표팀은 2017년 FIFA U-20 월드컵(한국 5.20~6.11)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우승을 일궈내며 '축구 종가' 재건에 앞장섰다. 잉글랜드는 2017년 FIFA U-20 월드컵에서 개인 기량이 뛰어난 주축 선수들이 빠진 공백에도 불구하고 도미닉 솔랑케(첼시), 아데몰라 리루크먼(에버턴), 조쉬 오노마(토트넘) 등 공격 삼각 편대와 중원의 프레데릭 우드먼을 앞세워,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직력과 간결하고 빠른 역습 그리고 템포를 조절하는 경기운영으로 돌풍의 베네수엘라를 1-0으로 잠재우고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또한 U-17세 대표팀은 2017년 FIFA U-17 월드컵(인도 10.6~28) 결승전에서 강호 스페인을 맞아 공수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대회 득점왕(8득점)을 차지한 리안 브루스터(리버풀)의 높은 득점력과 양쪽 측면의 공격형 미드필더필 포덴(맨체스터시티)과 허드슨오도이의 뛰어난 스피드를 최대한 이용하는 플레이로 5-2 대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잉글랜드 U-20, U-17 선수들의 기량이었다. 잉글랜드 축구 미래를 책임진 이들 선수들의 기량은 U-20, U-17 선수들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클래스기 다른 기량을 갖추고 있었다. 이 같은 잉글랜드 어린 선수들의 클래스가 다른 기량 원천은 프리미어리그(EPL)가 자리잡고 있다.

 

◇ 잉글랜드, 독일축구 발전의 토대 자국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10년여 동안 우수 외국인 지도자를 영입하고 자국 유소년 선수 육성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과거의 우월한 피지컬을 기본으로 '킥 앤드 러시'로 대변 되던 잉글랜드 축구 철학은, 선수 개인의 기량과 선수 상호간 유기적인 패스 위주 플레이를 구사하는 축구로 변모하여 급기야 FIFA주최 대회에서 더블을 달성하는 역사를 썼다.

 

여기에 독일도 빼놓을 수 없다. 독일은 1963년 출범한 분데스리가(BUNDESLIGA)로 1974년 자국에서 열린 FIFA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당시 세계 최강의 리그로서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1990년 이탈리아 FIFA월드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세계 최강의 리그를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로 넘겨주며 독일 축구는 침체의 늪에 빠진 채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에 온 심혈을 기울였다.

 

그 노력은 바로 20여년 동안의 유소년축구 육성과 발전을 위한 갖가지 제도와 정책 실행이었다. 그 결과 독일은 2014년 브라질 FIFA 월드컵 우승으로 급기야 옛 명성을 되찾는데 성공했고,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잉글랜드와 독일의 이와같은 축구 선진국 구현을 향한 제도와 정책 실행의 노력은 곧 한국축구에게는 반면교사(反面敎師)가 아닐 수 없다.

 

1980년대 후반까지 한국축구는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호랑이로서 '자리매김'했다. 이로인하여 한국축구는 대표팀 우선주위 만이 최고라는 인식이 팽대해 졌고 현재까지 그 인식이 사라지지 않은 채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 대표팀 우선주위 한국축구 위기

 

현재의 한국축구는 이빨빠진 호랑이로 전락하여 벼랑끝에 몰리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프로축구는 갈수록 축구팬들이 등을 돌리며 외면받고 있으며, 실업축구와 초, 중, 고, 대학 축구는 활성화는 남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한편으로 세계 여자축구에서 남자축구 보다 경쟁력을 높여왔던 여자축구는 무관심 속에 팀이 잇달아 해체되며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다. 만약 이런 현실이 지속된다면 한국축구는 FIFA 주최 대회 각 각의 아시아 예선전에서 조차 현재보다 통과 가능성이 희박해 질 수 있다. 이 같은 한국축구의 현실에서 현재와 같은 대표팀 우선주위가 팀 활성화와 함께 발전의 촉매 역할을 할것이라는 생각은 실로 넌센스다.

 

대표팀에 제기된 스트라이커 부재 문제도 결국은 한국축구가 선수육성을 위한 제도와 정책이 현실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어디까지나 선수 육성을 위한 제도와 정책은 잉글랜드와 독일과 같이 현실적인 가운데 효과적이어야 축구 발전이 성취되어 대표팀의 경쟁력에 의한 국제대회 성적도 높아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와 같이 대표팀 성적에 '일희일비'되며 한국축구는 결국 지탄의 대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축구 발전에 일방적인 독선에 의한 난맥상의 제도와 정책은 결코 축구 발전과 비례하지 않는다. 지금 대표팀 우선주위로 인하여 벼랑끝에 몰리며 위기에 처한 한국축구에 필요한 것은 늦었지만 축구발전을 구실로 한 난맥상의 제도와 정책을 탈피하고 축구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제도와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다.

 

◇ 지도자와 선수 '을'이 아닌 '갑'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은 일선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일선 지도자와 선수는 희망을 갖고 의욕과 열정이 충만한 축구를 할 수 있다. 솔직히 그동안 한국축구 발전의 실질적인 주역인 일선 지도자와 선수는 사명감이 결여된 채 난맥상의 제도와 정책에 대한 반감만 쌓는데 그쳤다.

 

일선 지도자와 선수는 절대 피교육자 신분이 아니며 또한 희생의 대상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존중과 배려의 주체 대상으로 서 축구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제도와 정책 하에서, 이들의 축구 발전을 위하여 제기하는 의견이 독선에 의한 난맥상의 제도와 정책의 개선과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반영되어야 한다.

 

이를 직시할 때 한국축구에 대한축구협회는 축구발전의 주역인 일선 지도자와 선수에게 축구 발전을 위하여 '을'이 아닌 '갑'으로 군임하며, 오직 대표팀 우선주위 정책만으로 일선 지도자와 선수에게 자부심과 긍지 실추는 물론 자랑스럽지 못한 원인만 제공하고 있다.

 

굳이 잉글랜드와 독일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현재 한국축구 현실에서는 축구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제도와 정책 실행이 절실하며, 이를 계기로 일선 지도자와 선수들이 희망을 갖고 신명나게 축구를 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 한국축구에 제도와 정책은 무엇인가

 

대한축구협회가 축구발전을 위하여 공개한 KFA아카데미 설립 및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축구저변 1,000만 명 달성, 그리고 경기력 향상을 위해 대표팀 소집 훈련 시 U-23 대표팀과 동시 훈련 및 경기, 유소년 연령별 8:8 경기 방식 도입, 또한 저변 확대를 위해 2033년까지 1~5부 디비전 시스템 완성에 의한 FIFA랭킹 10위 이내 진입 및 세계 주요대회 파이널 진출은, 축구발전의 근본적인 면을 도외시한 실효성 없는 제도와 정책 목표에 불과하다.

 

어디까지나 한국 축구 발전은 프로, 실업, 대학, 초, 중, 고 일선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달려있다. 이를 외면한 제도와 정책으로는 절대 축구 발전은 성취될 수 없으며 더불어 대표팀의 경쟁력 재고 역시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진정 축구 발전은 일선 지도자와 선수가 '을'이 아닌 '갑'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도와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만 대표팀 우선주의에 대한 제도와 정책도 빛을 발할 수 있다. 즉 축구발전은 대표팀 우선주의 제도와 정책이 아니라 축구발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프로와 아마추어 팀 활성화와 함께 지도자와 선수 육성을 위한 현실적인 제도와 정책이 먼저라는 사실이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실패한 과거를 통해 무엇을 배웠나 그리고 우리에게 축구 발전이란 무엇인가, 대한축구협회의 회장과 수뇌부의 인적 구성이 바뀌며 축구발전을 위한 많은 제도와 정책이 제시되어도 의문에는 변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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