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과 ‘관중’ 충치균 효과적 억제 ‘미백작용’

송봉근 교수 | 기사입력 2017/12/17 [04:14]

고사리과 ‘관중’ 충치균 효과적 억제 ‘미백작용’

송봉근 교수 | 입력 : 2017/12/17 [04:14]

 

 

 우리나라에는 약 200여 가지가 넘는 고사리가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에는 관중((貫衆)이라는 고사리도 포함된다.

 


중국의 고사를 보면 청절(淸節)의 상징적인 인물로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를 흔히 말한다. 백이와 숙제는 은나라 제후의 아들로 아버지가 죽은 뒤 서로 후계자가 되기를 사양하였다.

 

그리고 주나라가 은나라를 침범하여 멸망시키자 이는 의리에 어긋나는 것이라 하여 주나라의 땅에서 나는 곡식을 먹는 것을 거부하고 수양산에 들어가 몸을 숨기고 고사리를 캐어 먹으며 살다가 끝내 굶어 죽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고사리는 10가지 종이 넘는 양치식물로 남극대륙이나 사막과 같이 너무 춥거나 건조하고 더운 지방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아울러 고사리는 백이와 숙제의 고사에서 보는 것을 제외하고도 많은 문화권에서 식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 관중(Dryopteris crassirhizoma)은 양치식물인 고사리 중 면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보면 고사리는 나물 무침이나 비빔밥 또는 육개장 등의 음식에 활용되는 요긴한 재료가 된다. 그렇지만 가끔 고사리는 발암 물질이라던가 정력에 치명적이라는 말들도 세간에서는 끊이지 않는다.

 

실제 음식에서 많이 고사리를 활용하는 일본에서는 위암 발병률이 세계적으로 높다. 게다가 삶지 않은 고사리에는 티아미나제(thiaminase)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비타민 B1을 분해하는 효소이다.

 

그래서 과량의 고사리를 섭취하면 비타민 B1결핍증인 각기병에 걸릴 수 있다. 결국 다리가 허약해져서 걷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고사리가 정력을 약하게 한다는 말의 근거가 되었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200여 가지가 넘는 고사리가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에는 관중((貫衆)이라는 고사리도 포함된다. 관중(Dryopteris crassirhizoma)은 양치식물인 고사리 중 면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 다른 오래된 의서에서는 대체로 관중이 차가운 성질을 지녔으며 맛이 쓰고 깔깔하며 주로 간과 위장에 약효가 작용하는 것으로 분류한다   

 

 

보통 습기가 많고 영양이 풍부한 땅에서 자라며 키는 50센티미터에서 1미터 정도가 되고 잎은 1미터 정도의 크기를 가진다. 뿌리줄기는 지름이 1센티미터 정도의 굵은 덩어리 모양으로 비스듬하게 자라며 여기에서 잎이 돌려나는 특징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관중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관중은 성질이 차고 맛은 쓰면서 독이 있다.

 

하지만 모든 독을 없애는 효능이 있고 특히 각종 기생충을 없애는 효능을 보인다.

 

아울러 몸 안에 응어리진 덩어리를 없애기도 한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털이나 싹이 나는 모습이 마치 늙은 올빼미 머리와 같다. 그래서 일명 초치두(草鴟頭)라고 부르기도 하며 흑구척(黑狗脊)으로 부르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회초밋뿌리로 알려져 있는데 보통 봄철 음력 3월경에 뿌리를 캐어 그늘에 말려 약재로 활용한다.

 

그래서 동의보감을 보면 각종 기생충을 없애거나 여러 독소를 해독하는데 관중을 자주 활용하는 것을 읽을 수 있다.

 

관중에 석류피와 건칠 백강잠 등을 함께 버무려 환을 만들어 복용하면 몸 안의 기생충을 없앤다고 설명한다.

 

또 칡뿌리에 감초와 관중 그리고 검은콩과 콩나물콩 녹두 팥 등을 넣고 끓여 두었다가 마시면 술독을 없애고 갈증을 낫게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 식중독이 심하여 의식이 혼미해지고 그대로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정도가 되는 경우에도 관중에 판람근과 청대와 감초를 함께 가루로 만든 해독환을 15알만 복용하면 바로 정신이 돌아오고 증상이 없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식중독이 심하여 의식이 혼미해지고 그대로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정도가 되는 경우에도 관중에 판람근과 청대와 감초를 함께 가루로 만든 해독환을 15알만 복용하면 바로 정신이 돌아오고 증상이 없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뼈나 가시가 든 음식을 들다 보면 자칫 목에 걸려 큰 고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한 처방도 제시하고 있다. , 한수석과 붕사에 현삼에 관중과 활석 공사인 황련 감초 등을 함께 섞어 가루로 내어 물과 함께 마시면 목에 걸려 있는 가시가 곧 바로 내려간다고 쓰여 있다.

 

이 처방의 이름도 옥가루로 된 걱정을 없애는 처방이라는 의미의 옥설무우산(玉屑無憂散)이다.

 

다른 오래된 의서에서는 대체로 관중이 차가운 성질을 지녔으며 맛이 쓰고 깔깔하며 주로 간과 위장에 약효가 작용하는 것으로 분류한다.

 

역시 기생충을 없애고 독을 없애고 열을 내리는 지혈을 시키는 등의 목적으로 주로 활용하여 왔다.

 

그래서 각종 기생충의 구충의 목적으로 활용하거나 감기의 치료에 사용하거나 피부가 헐고 짓무르는 증상 등의 질환을 치료하는데 활용한다. 아울러 피를 토하거나 하혈하는 경우에도 사용한다.

 

 

 고의서에는 코피가 심하여 멈추지 않는 증상에 관중의 뿌리를 가루로 내어 4그람 정도를 물과 함께 마시면 그친다고 되어 있다. 여성들이 심하게 하혈하는 경우에도 관중 가루 20그람 정도를 복용하면 바로 그친다고 설명되어 있다.

 


그래서 고의서에는 코피가 심하여 멈추지 않는 증상에 관중의 뿌리를 가루로 내어 4그람 정도를 물과 함께 마시면 그친다고 되어 있다. 여성들이 심하게 하혈하는 경우에도 관중 가루 20그람 정도를 복용하면 바로 그친다고 설명되어 있다.

 

옻나무 독으로 피부가 심하게 짓무르고 가려울 때에는 관중가루를 기름에 개어 바르면 증상이 없어진다고 말한다.

 

이런 오랜 이전부터 활용되어 온 관중에 대한 효능은 최근 실험적으로도 입증되었다.

 

실험 결과 관중의 구충작용이 확인되었다. 관중 추출물은 돼지 회충이나 소의 간디스토마를 없애는 효능이 관찰되었다. 사실 유럽에서도 촌충에 대한 구충제로 유럽산관중을 오래 전부터 활용해 온 역사가 있다.

 

또한 관중은 항바이러스 효능도 가진다. 관중은 실험적으로 유행성독감 바이러스를 강력히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에게 독감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관중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여러 종류의 유행성 독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였다. 뿐만 아니라 관중은 여러 세균 등에도 억제작용을 보였다.

 

자궁근육도 흥분시키는 작용을 나타낸다. 토끼에 관중 추출물을 주사하였더니 자궁 근육이 흥분하여 강한 수축 작용이 일어났다.

 

▲ 관중은 간암이나 폐암 및 위암 세포 등이 유사분열하는 것을 막는 작용이 있어 결국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을 나타내기도 한다.    


 

기타 관중은 간암이나 폐암 및 위암 세포 등이 유사분열하는 것을 막는 작용이 있어 결국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밖에도 관중은 간을 보호하고 간세포의 제생을 촉진하기 때문에 간암 말기나 간경화 및 간염 등의 치료에 일부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기도 한다.

 

최근의 실험으로는 몇 가지 흥미로운 결과가 보고되었다. 우선 관중 추출물은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일반적으로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세포에 달라붙는 것이 원인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관중추출물을 투여하면 이러한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생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효소도 감소되었고,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분해되는 정도와 분해효소의 생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관중 추출물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관중 추출물은 미백작용도 나타낸다. 바로 관중 추출물이 피부를 검게 만드는 멜라닌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또 다른 실험 결과는 관중이 치아를 부식시키는 원인균인 충치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치아에 당분이 쉽게 부착하고 산성작용으로 치아가 쉽게 부식되는 등 충치가 일어나기 쉬운 조건들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치아의 건강관리에 관중 추출물을 활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동의보감을 보면 각종 기생충을 없애거나 여러 독소를 해독하는데 관중을 자주 활용하는 것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로운 여러 가지 효능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선인들이 이미 경험하고 설명했듯이 관중은 독성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과량을 투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행스러운 것은 관중은 위장관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관 내에 지방이 너무 많이 있으면 흡수를 촉진하여 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중독 증상으로는 근육이 마비되거나 위장을 자극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구토나 설사 및 시력장애 등이 나타나고 더 심해지면 경련이나 마비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임산부나 허약한 사람이나 어린이에게 투여하는 것은 가급적 삼가 해야 한다.

 

그러기에 백이 숙제가 독성이 있는 관중을 포함한 고사리로만 연명했다면 충분히 수양산에서 굶어 죽거나 독성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라 하겠다.

 

한편으로 요즘 기생충에 감염된 상태가 심각하다는 북한에서는 기생충 구제의 효능이 있는 관중과 같은 고사리도 충분한 양을 얻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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