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매크로 조작, 드루킹 이전에 훨씬 심했다?

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18/06/05 [12:10]

한나라당 매크로 조작, 드루킹 이전에 훨씬 심했다?

강종호 기자 | 입력 : 2018/06/05 [12:10]

[신문고뉴스] 강종호 기자 = 드루킹 김동원(49)일당의 댓글조작 사건 특검 임명이 임박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도 오래 전부터  매크로를 이용한 여론 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5일 <한겨레>는 과거 한나라당의 한 의원사무실에서 근무했던 A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한나라당의 매크로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보통일이 아니다.

 

현재의 드루킹 사건은 개인이 특정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치세력과 결탁하려 했던 것이지만 정당이 직접 했다면 이는 정당 전체가 여론조작으로 정권을 장악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 한겨레 TV 화면 갈무리     © 편집부


이날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지난 2006년 선거부터 매크로를 이용해 여론을 조작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당시 한나라당 A의원 사무실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B씨가 이를 제보했다. 그는 최근 <한겨레>와 만나 “2006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각종 선거 캠프에 온라인 담당자로 참여했다.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을 달거나 공감 수를 조작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한겨레>는 이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B씨가 제공한 20116월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당시 한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한겨레>가 공개한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B씨의 캠프 상관이었던 상황실장이 네이버 등 포탈사이트 검색 1순위 작업 대책 시행 바람이란 문자를 보내자, B씨가 야간 매크로 세팅하겠습니다라고 답한다. 상황실장은 밤 11시가 넘어 매크로 했니?”라고 재차 확인한다.

 

이에 대해 B씨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을 앞두고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등이 출마해 계파 갈등이 첨예하던 상황에서 경쟁자에 대한 부정적 이슈를 검색어 1위로 올리기 위해 매크로를 활용해 계속 검색이 이뤄지도록 조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외에도 B씨는 2007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의 사이버팀에 파견돼서도 매크로를 활용해 여론 조작을 했다고 밝혔다.

 

▲ 한겨레 TV 갈무리     © 편집부

 

<한겨레> B씨가 공식 선거운동 사무실이 아닌 여의도 이룸빌딩 1층에 사이버팀사무실을 차리고, 중앙당에서 제공한 100개 이상의 네이버 아이디로 엠비(MB·이명박) 연관 검색어를 조작하고, 부정적 기사에 댓글을 다는 일을 하는 데 매크로를 썼다고 말했다는 점도 밝혔다.

 

그리고 실제 이런 내용은 가담했거나 행동에 옮긴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다. 특히 B씨의 증언이 중요한 것은 당시 BBK와 도곡동 땅, 그리고 못 생긴 여자론으로 코너에 몰린 이명박 후보의 약점을 댓글 조작으로 커버,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는 점이다. 또 당시는 SNS보다 포털 댓글이 여론 움직임에 막강한 힘을 발휘하던 시기였다. 이에 이를 이용, 여론을 왜곡한 것은 드루킹 사건에 비할 바가 아니다.

 

B씨 또한 특히 이명박 지지 선언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이나 BBK관련 기사들에 드루킹이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매크로를 써서 댓글을 달고 공감 수를 조작했다고 증언,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한다.

 

▲ 인터넷에 널린 메크로 다운로드 프로그램     © 편집부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현재 정치권은 공방의 형태가 뒤바꼈다. 민주당이 공세의 고삐를 쥐었고 자유한국당 측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 측은 이번 한나라당의 매크로 의혹이 드루킹 사건을 덮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번 한나당의 매크로 의혹 기사에 대해서도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즉 드루킹 특검이 공소시효가 남은 이 사건에 대해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드루킹 호재로 공격하던 자유한국당이 이 호재를 더는 이용할 수 없을 것인지, 아니면 더욱 드루킹을 물고 늘어질 것인지 선거 막판 '댓글조작'이 판세의 카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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