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헬리오시티’ 소유권보존등기 실패... 조합원 피해 눈덩이처럼!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0/07/12 [09:05]

송파 ‘헬리오시티’ 소유권보존등기 실패... 조합원 피해 눈덩이처럼!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0/07/12 [09:05]

국내 재건축 단일 사업으로 가장 큰 규모인 송파 헬리오시티의 소유권 보존 등기가 또 다시 실패했다.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 관리처분총회를 통해 변경안 통과를 시도했으나 조합원 과반수에 약간 모자라면서 부결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반분양자들이 제기한 등기지연 손배소에서 조합이 배상해야할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조합원 개개인의 정상적인 재산권 행사도 못하는 등 조합원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 7월 11일 열린 헬리오시티 소유권보존등기 총회   © 인터넷언론인연대

 

 

◆ 관리처분총회 ‘추가분담금’ 안건 108표 부족으로 부결

 

조합은 7월 11일(토) 송파책박물관 부설 주차장에서 소유권보존등기를 위한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했다.

 

상정된 안건은 총 7개 안건으로 ▲조합보궐 임원 인준의 건 ▲상가 추가공사 도급계약의 건 ▲도시계획 시설 등 공사계약 변경의 건 ▲협력업체 계약 추인의 건 ▲관리처분 계획 변경의 건 ▲정비사업지 예산 승인의 건 ▲총회의결 사항 대의원회 위임의 건이다.

 

이날 총회는 서면참석 2,932명(서면결의 후 현장참석 1,628명), 직접참석 659명, 총원 3,591명(총 현장참석 2,287명)이 출석했다.

 

총회에 상정된 각 안건은 출석 과반을 훌쩍 넘으면서 압도적인 지지로 가결되었다.

 

그러나 소유권보존등기를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제5호 ‘관리처분계획 변경의 건’은 찬성 3,274표 반대 194표, 기권무효 123표로 전체 조합원 과반수에 미달하여 부결되었다.

 

조합원수가 6,764명이기에 108표가 부족했다.

 

당초 조합은 이날 총회의결을 받으면 송파구청에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 신청 및 이전고시 관보 게재를 접수하여 조합원들이 정상적인 재산권 행사를 하게끔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관리처분계획 변경의 건이 부결되면서 이 같은 계획은 추후 개최될 총회에서 통과될 때까지 무기한 뒤로 미뤄졌다.

 

 

 

◆ 관리처분계획변경 부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 ↑

 

소유권보존등기에 실패하면서 정상적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계속되자 조합원들의 반응은 탄식과 우려 섞인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헬리오시티 대표카페 <헬리오 둥지> 부매니저 쌍딸기네는 이날 총회 안건 부결직후 올린 글을 통해 “5호 안건 부결의 의미는 소유권 등기를 위해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것이고, 조합은 여타 안건의 가결을 통해 존속의 생명선을 연장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체 성원의 과반수 찬성이라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라면서 “등기는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요?”라고 따져 물었다.

 

계속해서 “108표가 모자랐다”면서 “개표에 참석한 분들께 들으니, 반대에 쭈욱 줄을 그은 사람도 있고, 그냥 낙서로 쓴 사람도 있고 그랬다. 오늘 총회는 입대의가 헬리오시티 전체이익을 생각한다면 조합이 싫더라도 안내방송 두 번만 했어도 성사되는 총회였다”며 강한 아쉬움과 함께 헬리오시티 구성원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사실상 총회 거부 운동을 펼쳐왔던 <2020조합 청산 TF> 단톡방에서도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전체 안건이 부결되지 않고 5호 안건만 부결되면서 조합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었다.

 

조합원 ‘102****’는 “등기를 나게 해서 조합해산을 빨리하게 해야 되는 데, 이젠 조합 해산을 막아 주고, 조합이 제 맘대로 오래 존속할 명분을 줬으니 최악수를 두셨네요. 추분이 대폭 증가 되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천**’는 “최악수 맞아요 다 통과 되던지 다 부결이 되던지 했어야지 등기만 못하고 헛짓들 다하게 만들어준 꼴이니 최장수 무등기 단지 기록하겠네”라고 꼬집었다.

 

‘406’**도 “이번 총회는 조합에게 이익이고 조합원에게는 제일 불리하고 어떻게 이럴 수가”라면서 탄식했다. 

 

또 ‘514**’는 "어정쩡한 결과다. 조합을 불신임 한 것도 아니고 신임 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 주영열 조합장 “빠른 시간 내 총회 다시 개최 하겠다”

 

관리처분계획 변경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조합원들의 우려는 상당부분 현실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과 조합원의 알력으로 보존등기를 위한 관리처분계획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추가 분담금이 크게 늘어난 사례가 있다.

 

재건축 업계 관계자는 “성북구 한 재건축조합의 경우 보존등기를 8년 동안 못한 사례가 있다”면서 “비대위 몇 명이 조합의 발목을 계속해 잡고 늘어지면서 결국 추가 분담금만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헬리오시티의 경우 일반분양자들이 등기지연을 이유로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하고 있는데 오늘(11일) 안건이 부결되면서 물어줘야 할 금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금호동 재건축사업에서 헬리오시티와 유사하게 등기가 지연되자 법원은 일분자에게 500만원씩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온 적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이 같은 판례에 비추어 헬리오시티의 경우 일반분양 1350세대를 어림잡아 계산한다고 해도 약 7~800만 원 정도를 물어줘야 할 것으로 본다. 이럴 경우 지연 손해배상금만 1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와 함께 “조합원들이 그동안 집값이 상승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추가분담금 천여만 원이 아까워 결국 자기들 발등을 스스로 찍고 있는 것”이라면서 “관리처분변경 안건이 통과가 지연될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 몫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헬리오시티 아파트를 전문으로 하는 D부동산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금번 가락시영아파트 총회는 헬리오시티 일반분양자의 등기이전이 지연됨에 따라 조합원과 일반분양자 분들의 회비가 엇갈리고 있다”면서 “(구)가락시영조합원으로 2003년 이전이나 10년 이상 5년 실거주 조합원인 경우 매도를 할 수 있지만 가락시영조합원이라도 이와 같은 조건이 되지 않으면 매도 할 수 없다”면서 조합원 피해를 설명했다.

 

관리처분변경 안건이 부결되면서 혼란이 불가피 한 가운데 주영열 조합장은 다시 한 번 빠른 시일 내 총회를 개최하고 소유권 등기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주영열 조합장은 총회 직후 취재에서 “이거는 총회를 개최해서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안건”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거쳐 공람하고 총회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9월 중순경까지는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면서 “그럴 경우 등기는 연말에는 날 가능성이 많다. 등기 준비는 다 되어 있다. 명단 다 수정해서 법무사가 대기하고 있다. 구청에서 공람기간만 최대한 빨리해주면 빨리 끝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총회 비용은 약 5~6억 원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1월 총회는 13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 앞으로 한 차례 총회에서 다시 한 번 5~6억원이 들어가야 한다. 3차례 총회 비용으로만 24억원 남짓이다.

 

여기에 일반분양자 등기지연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100억 원 남짓이 예상된다. 조합원들은 관리처분 총회가 2차례나 불발되면서 1인당 약 183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헬리오시티는 84개동 9510세대 연면적은 971,190㎡ 건축면적만 61,031㎥에 이르는 매머드급 재건축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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