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으며 사제가 '동행'하다

연성중 독서토론동아리...책만 보는 바보’ 간서치를 만나다

취재.글:김민서.신지원.이정연.장세라 어린이기자단 | 기사입력 2010/11/18 [05:55]

책 읽으며 사제가 '동행'하다

연성중 독서토론동아리...책만 보는 바보’ 간서치를 만나다

취재.글:김민서.신지원.이정연.장세라 어린이기자단 | 입력 : 2010/11/18 [05:55]
제법 쌀쌀해지기 시작한 때, 어린이기자들은 연성중학교 독서토론 동아리 ‘간서치’ 를 취재하러 1층 도서관으로 갔다. 간서치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같은 책을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제동행 동아리이다. 왜 간서치라 이름 지었을까? 독서토론동아리가 처음으로 읽었던 책 이름이 ‘책만 보는 바보’라는 책에 나오는 조선시대 실학자 이덕무가 자신을 ‘책만 보는 바보’라고 한자어인 간서치(看書癡)라 부른데서 따온 이름이다. 간서치의 더 세부적인 뜻은 ‘지나치게 책을 읽는 데만 열중하거나 책만 읽어서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간서치는 박채림 부장을 중심으로 김민수, 김소현, 김정은, 박윤기, 엄대용, 유하선, 이순호, 이승준, 유하선 등 총 10명으로 구성되었다. 지도교사는 젊고 열정이 넘치는 국어담당 이수미 선생님이시다.
 
간서치는 경기도 교육청 <사제동행> 프로그램 지원금으로 총 10권의 책을 구입하여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통해 학생들에게 무료로 도서를 지원한다. 월 1회의 모임은 자칫 역동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 네이버카페 <큰글>을 소통의 장으로 마련하여 온.오프라인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카페의 이름을 큰 글이라고 정한 까닭은 <첫 번째는 책을 읽으며 크자, 두 번째는 책을 깊게 읽자>라고 한다. 


우선 학생들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인상 깊은 곳을 네이버카페 <큰글>에  각자 기록한다. 그리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발제를 하여 카페에 올리면 토론하는 날, 선생님께서 자료를 출력해서 나누어 준다. 발제를 하는 학생은 책의 내용과 토론거리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토론 때에도 정해진 순서에 따라 사회자를 정하여 사회자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하는데, 발제의 내용을 참고하여 토론을 이끌어 나간다. 열 명이 함께 함으로써 말하는 기회가 적을 수 있으므로 두 모둠으로 나누어서 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이 끝난 다음에는 카페에 토론 후기를 기록한다. 정기동아리모임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이야기는 카페 서로 이이야기 나눈다.
 
이수미 선생님께서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보람 있는 일은 말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말로 표현하는데 익숙해져가고 생각의 깊이가 느껴질 때, 또 간서치 부원들이 토론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때라고 하셨다. 어려웠던 점은 동아리 활동을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점이 힘드셨다고 하셨다.
 
간서치 부원들이 이 동아리에 들어온 이유는 책을 좋아하고 토의하는 것이 좋아서, 소심한 성격을 바꾸기 위해서, 책을 보고 다른 친구들과 느낀 점을 나누고 싶어서, 많은 책을 읽기 위해서 라고 한다.
 
간서치 부원들이 지난 몇 개월 동안 읽고 토론한 책은 ‘책만 보는 바보,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거꾸로 생각해봐! 세상이 많이 달라 보일걸,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고 한다. 책 제목만 보아도 만만치 않은 느낌이 든다.
 
앞으로 읽을 책은 ‘w-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 로빙화, 한홍구와 함께 걷다, 연을 쫓는 아이, 북극곰은 걷고 싶다, 신도 버린 사람들, 과학 일시정지’라고 한다. 부원들은 우리들에게 ‘우리 곁에서 만나는 동서양 신화'를 읽어보기를 권했다. 동서양 사람들의 신화를 보는 관점이 달라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책으로는 ‘뉴욕을 털어라’였다. 추천 이유는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
 
간서치 부원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 기회는 한 달에 한 번밖에 없는데 시험 기간에는 시간에 쫓겨 그나마도 하지 못하고, 토론문화에 낯설어서 말은 잘 안 되고 무엇보다 토의할 때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적응을 빨리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하였다.
 
간서치는 부원들이 서로 친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영화보기’와 ‘책 관련 답사 가보기'등이 제안되었다. 간서치 부원들이 즐겁고 보람 있었던 일로는 '대학로로 연극 보러 갔을 때, 책을 읽고 감동한 부분을 서로 나눌 때, 모임을 통해 말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었을 때'라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간서치 부원 모두가 중학 졸업반인데 아쉽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중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학년을 간서치를 통해 선생님과 책을 읽고 토론하는 새로운 경험을 해서 보람 있다고 답했다. 한 부원이 (덧붙이듯이) 고등학교 가선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말해서 모두 웃었다. 이수미 선생님은 ‘혼자서 책 한 권을 읽으면 한 권의 책을 읽은 것이지만, 한 권의 책을 읽고 열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열 권의 책을 읽은 것이 된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사제가 동행하며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고 하셨다. 경기도 교육청 지원 사제동행 독서토론동아리는 시흥 관내에 4곳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책을 매개로 '스승과 제자'(사제)가 같이 길을 간다(동행). 이 얼마나 좋은가!  

                   
취재기자: 김민서(초5) 신지원(초6) 이정연(초6) 장세라(초6) 
글: 이정연(초6) 박세라(초6) 사진: 김민서(초5)

 
맹꽁이책방은 연꽃마을 5-6학년을 대상으로 어린이기자단을 구성하여 <마을신문 자연>을 발행합니다. 어린이기자단은 직접 취재를 하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하면서 신문제작을 합니다. <마을신문 자연>은 6월25일 1,500부를 첫 발행한 이후 현재 5호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컬쳐인 시흥>에도 실렸습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